"50억으로 1400억 건물 주인..믿기세요? 실화입니다"

조회수 2020. 5. 7. 18: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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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전호식 바로자산운용 상무 "레버리지 활용하면 랜드마크 빌딩 손에 쥘 수 있죠"


“레버리지(leverage) 투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대출 조건을 최대한 유리하게 바꿔 사업을 진행하는 건축주들은 부동산 디벨로퍼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같은 종잣돈 50억원을 갖고도 대출을 잘 활용하면 지역 랜드마크 건물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반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못 버린 건축주는 그저그런 꼬마빌딩을 짓는 데 그치겠죠.”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 전호식 바로자산운용 상무는 "대출 활용 여부에 따라 건물 개발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동산 개발 금융 전문가인 전호식 바로자산운용 상무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력, 한 마디로 돈”이라며 “건축주가 대출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건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자기자본이 같아도 대출을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따라 건축주가 사업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좌우된다는 것. 

전 상무는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후 2003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선물과 부동산 시행사인 CJ프로퍼티 등을 거쳐 현재 바로자산운용 특수금용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17년 동안 금융업계에 몸 담으면서 20여개 프로젝트에서 총 5000억원 규모 개발 금융을 주선했다. 그는 오는 12일 개강하는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12기 과정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방법 및 금융 구조, 절차 이해하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전 상무에게 건물 개발에서 성공하기 위한 대출 전략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Q.

내 돈만으로 건물을 짓기 어렵다. 파이낸싱을 손쉽게 하려면.

A.

“상업용 부동산의 본질은 결국 수익 창출이다. 건물을 신축하거나 매입한 뒤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얼마만큼 받을 수 있느냐가 사업성 판단 기준이 된다. 따라서 임차인의 신용도나 임대차조건, 즉 임대차 계약 기간이나 보증금, 임대료, 각종 부대비용을 부담하는 주체나 계약 해지 조건 등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이 갈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기업이 건물을 통임대하거나 연면적 절반 이상을 사용하기로 계약한 건물이라면 대출이 손쉽다.”

Q.

신용등급도 대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

A.

“개인이라면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법인은 결손이 적을수록 좋다. 즉 과거 금융 거래 내역이 깨끗해야 하고, 직원 월급을 체납한 사실 등이 없어야 한다. 만약 법인에 결손이 많다면 신규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는 것을 추천한다. 등급이 매겨지지 않은 새 법인이어서 결손이 없는만큼 대출 걸림돌을 완화할 수 있다.”



Q.

준공 리스크도 중요하다는데.

A.

“책임준공이 중요하다. 개인이 건물을 지을 때는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시공사를 쓰곤 하는데, 이런 경우 대출에서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신용도가 높은 시공사를 선정해 준공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이 대형 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과 같다. 준공 전 미리 임차인을 구해두는 것도 신용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출처: 바로자산운용
[땅집고] 서울 홍대상권에 지은 A빌딩.

Q.

대출을 잘 활용한 성공한 사례를 들어본다면. 

A.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1번 출구 인근에 신축한 A빌딩을 보자. 지하 6층~지상 11층 빌딩인데 업계에서는 건물 가치를 1400억원으로 추산한다. 건축비는 870억원쯤 들었는데, 놀라운 점은 이 중 건축주 자기자본은 단 50억원이라는 것이다.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해 ROE(자기자본이익률)를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케이스다.


A빌딩 부지는 홍대상권을 끼고 있는 이른바 황금 입지다. 기존 전파진흥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매물로 나온 부지를 건축주가 415억원에 낙찰받았다. 계약금으로 지급한 43억원은 100% 건축주 자기자본으로 지급했다. 이후 조달한 금액은 대부분 대출로 마련했다. 워낙 입지가 좋은 땅이어서 대출에 필요한 감정가격을 최대한 높게 받을 수 있었다. 부지매입금을 모두 충당할 만큼 대출을 끌어올 수 있었다. 나머지 건축비를 조달하기 위해 시공사는 롯데건설로 정했다. 당초 다른 시공사를 쓰려고 했지만 책임준공을 통해 신용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대기업 건설사로 고른 것이다. 부지 바로 옆에 롯데건설이 짓는 ‘L7호텔’이 딱 붙어있는 점을 활용한 전략이기도 했다. 임차기업은 신세계씨코르(1층), 위워크(4~6층), 메가박스(7~11층) 등 대부분 시장에서 우량임차인으로 인정하는 곳들로 유치했다.”

Q.

수익형 부동산 개발을 앞둔 건축주들에게 조언한다면.

A.

“억만장자가 아닌 이상 대출 없이 진행하는 건축 사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본인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레버리지 투자 구조를 짜는 것은 건축주 혼자 힘으로 해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금융 전문가와 사전에 충분하게 상의해 최대한 유리한 구조를 짤 것을 권한다.”

글=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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