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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줄 서는 건물? 땅 보면 바로 답 나옵니다

조회수 2020. 5. 6.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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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고영섭 에이피앤파트너스 대표 “좋은 땅 고르는 것 최우선…땅 이미 있다면 분석 잘해야”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 고영섭 에이피앤파트너스 대표는 '건축에서 첫 단추는 좋은 땅을 고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건축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프로젝트? 그런 건 없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좋은 땅’을 고른 건축주라면 남보다 확실히 덜 고생합니다.”

부동산 디벨로퍼이자 컨설턴트인 고영섭 에이피앤파트너스 대표는 건축 부지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설계나 기획이 건축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될 만한 땅’을 매입한 건축주들은 실패 확률이 적다는 것. 그는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땅이라도 어떤 용도의 건물을 짓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린다”고 했다.

고 대표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졸업 후 2006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한 뒤 주택개발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땅을 골라 매입하고 인허가를 받은 후 아파트를 지었다. 그는 오는 12일 개강하는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12기 과정에서 ‘수익형 건물 기획과 부지검토, 수지분석 방법’에 대해 강연한다. 고 대표에게 ‘돈 되는 땅’을 고르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Q.

아파트 지을만한 땅 고르는 작업을 많이 했다.

A.

“전국적으로 보면 ‘래미안’ 아파트가 들어설만한 지역은 한정돼 있다. 서울과 경기도 주요지역, 지방에서는 부산이나 대구쪽 말고는 거의 안 짓는다. 브랜드 파워가 강해 어떤 땅에 지어도 분양이 잘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일부러 핵심 입지만 골라서 짓는 전략을 구사한다. 예컨대 2015년 입주한 ‘래미안위례(410가구)’를 보자. 이 아파트는 단지 남쪽으로 창곡천을 끼고 있다. 서울과 바로 붙어있지만 도심이 아닌 교외 분위기가 나는 것이 위례신도시의 강점인데, 이런 효과를 극대화할 땅을 고른 셈이다.”

출처: 네이버 지도
[땅집고] 경기 위례신도시 '래미안위례' 위치. 단지 바로 밑에 창곡천을 끼고 있는 '리버뷰' 아파트다.

Q.

주거상가혼합 건물은 아파트와 부지 선택 기준이 다를 것 같다.


A.

“주상혼합 건물은 아파트보다 입지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 아파트는 주거 비중이 큰만큼 단지 내 상가도 어느 정도 배후 수요를 업고 시작해 상권 활성화에 유리하다. 하지만 고정 배후수요가 약한 상가주택이나 꼬마빌딩은 얘기가 다르다. 아파트보다 훨씬 까다로운 입지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일단 땅 매입 이전에 현장에 자주 가볼 것을 추천한다. 같은 땅이라도 아침·저녁, 주중·주말, 맑은날·흐린날에 따라 유동인구 등이 달라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자체마다 적용하는 규제가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울에선 부지와 접한 도로 폭이 6 이하라면 1개층을 완화해 주는 구(區)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성북구나 강북구는 1층 필로티 주차장을 포함해 5.5~6층까지 올린 건물이 많다. 그러나 용산구나 중구 같은 4대문 안은 남산 풍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5층 이상 건축이 안된다. 상가주택이나 원룸처럼 소규모 건물은 이런 규제에 따라 사업성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부지 매입 이전에 전문가와 수지타산이 맞을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출처: 조선DB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들어선 점포겸용 단독주택들. 1층은 상가, 2층 이상은 주택이 있다.

Q.

Q.기존에 땅을 갖고 있던 건축주라면.


A.

“해당 부지의 입지적 특성에 딱 들어맞는 건물 용도가 뭔지 파악해야 한다. 3년전쯤에 서울 용산구 용문동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었다. 지상 5층, 26가구였다. 당초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땅이었는데, 사업이 늦어지면서 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가장 큰 호재였던 용산국제업무지구도 표류하면서 개발 탄력이 사라졌다. 어떻게 개발할지 고민하던 토지주에게 도시형생활주택을 제안했다.


지대가 높아 지하철역을 걸어서 이용하는데 불편한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어차피 주택이 부족하고 용산이라는 입지상 주거용 건물을 짓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남산과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이기도 했다. 주택형은 투룸(12평)과 쓰리룸(21평)으로 구성했다. 보통 도시형생활주택이 6개월 이내 분양 완료하면 잘됐다고 보는데, 넉 달만에 ‘완판’했다. 돈이 된다고 생각했던지 부산과 울산 투자자들도 분양받았다.


최근엔 경기 남양주 화도읍에 밭 500평을 보유한 토지주에게 소규모 상가 개발을 추천했다. 주변 개발이 안돼 상권은 미약했다. 하지만 남양주 도심이나 서울행 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을 끼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 이 경우 용적률을 다 써서 큰 건물을 지으면 건축비만 낭비한다. 편의점·김밥집·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 정도만 입점시키는 꼬마 상가를 지어야 수지타산이 맞다.”

출처: 에이피앤파트너스
[땅집고] 서울 용산구 용문동에 지은 도시형생활주택. 분양 넉 달만에 완판했다.

Q.

Q.예비 건축주들에게 조언한다면.



A.

“건축주 중에는 ‘내가 이 땅에 끝내주는 건물을 지으면 이 일대 상권 판도가 뒤집어질거야’라는 식의 오만을 부리는 경우가 있다. 이건 망하는 지름길이다. 부지 매입을 결정하는 과정, 보유 부지에 어떤 건물을 지을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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