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관광객 수두룩하고 골목마다 이색 점포 늘어섰지만..

조회수 2020. 4. 22. 12: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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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강수의 상권 시크릿] 유동인구 넘치는 서촌 상권…무작정 들어왔다간 비싼 월세에 큰코다쳐 

 

출처: 서울시
[땅집고] 2011년 서울시 좋은간판 공모전 장려상을 받은 스타벅스 인사점. 다른 매장과 달리 간판을 한글로 적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3번 출구로 나오면 첫눈에 들어오는 한글 간판이 방문객을 반긴다. 다른 지역에서는 영어로 쓰인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 간판들도 서촌 상권에서만큼은 모두 우리말로 적혀있는 것. 이런 덕분에 서촌에서는 한국 전통 분위기가 물씬 난다. 계절을 막론하고 한복 차림 관광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 먹자골목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출처: 상가의신
[땅집고]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쪽 파리바게트 매장부터 시작하는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경복궁역 2·3번 출구 대로변 점포에는 화장품과 소규모 프랜차이즈 매장, 카페 등이 주를 이룬다. 한복대여점도 다수 입점해 있다. 다른 상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업종이다. 과거 전통 한복과 달리 요즘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디자인의 한복을 고를 수 있는데, 남녀노소 불문하고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방문 빈도가 매우 높다.


경복궁역 2번 출구 쪽 파리바게트 골목으로 들어서면 2012년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된 먹자골목 상권이 나온다. 이 골목은 원래 재래시장(금천교시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깃집부터 족발집, 일식집, 호프집 등 일반 먹자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권으로 변했다. 평일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출처: 상가의신
[땅집고] 서촌 상권 월 평균 매출 톱5 업종.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애 따르면 2018년 하반기 기준 서촌 먹자골목 상권의 월 평균 매출액은 음식 5919만원 소매 3347만원 관광·여가·오락 2907만원 숙박 1810만원 학문·문학 1010만원 등이다. 이 지역 상인들은 “화려해 보이는 상권이지만 월세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장사가 잘 되는 점포는 몇 군데 안 된다”며 “성업을 기대하고 서촌 먹자골목에 들어왔다가 큰 손해만 보고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전통 한옥 개조한 레스토랑·카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촌 상권

출처: 상가의신
[땅집고] 지하문로7길부터 옥인길까지 이어지는 서촌 상권. 기존 한옥을 개조해 레스토랑이나 카페로 꾸민 가게들이 많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입구를 지나 자하문로를 따라 걷다 보면 우리은행 건물이 나온다. 그 뒤쪽으로 자하문로7길부터 옥인길까지가 본격적인 서촌 상권이다. 서촌 상권은 5~6여년 전 SNS(소셜미디어)에 소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른 유명 상권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고, 골목이 좁고 구불구불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이색적인 장소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해 주말이나 휴일마다 인파가 몰린다. 전통 한옥을 리모델링한 상가에 옛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오락실, 헌 책방처럼 꾸민 카페, 소규모 공방과 갤러리 등이다.


출처: 상가의신
[땅집고] 서촌 상권 상가 평균 시세와 지하철 승하차 인구.

서촌 상권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음식업이다. 대부분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카페나 기존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이다. 점포 면적은 대부분 33㎡(이하 전용면적) 내외로 소형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서촌의 골목상권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프랜차이즈 업체는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엽전도시락’ 아이디어로
소비자 사로잡은 통인시장

출처: 조선DB
[땅집고] 통인시장에서는 현금을 엽전으로 바꿔 먹거리를 살 수 있다.

서촌 상권 인근에는 통인시장도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시설이 낙후돼 청년층은 잘 찾지 않던 곳이었는데, 2012년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통인시장상인회가 운영하는 ‘엽전도시락’ 덕분이다. 방문객들이 현금을 통인시장만의 화폐수단인 엽전으로 교환해 도시락 그릇을 들고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기름떡볶이, 마약김밥, 빈대떡, 잡채, 손만두 등 시장 음식을 구매하는 형태다. 5000원당 엽전 10냥으로 교환할 수 있다.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엽전으로 결제하고 도시락 그릇에 먹거리를 채워넣는 재미로 10~20대 젊은층부터 가족단위는 물론 외국인까지 다양한 고객이 찾는다. 

평범한 동네 상권이 유명 상권으로 발돋움하려면 통인시장의 ‘엽전도시락’처럼 독특하지만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낸다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재래시장도 얼마든지 지역 명소가 될 수 있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상권도 많지만 유행이 지나면 금방 잊히는 상권도 많다. 상권을 살리려면 지자체와 지역상인연합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고객 유입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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