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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 천사의 디자인" 미켈란젤로도 감탄한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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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천사의 디자인' 판테온

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내를 걷다보면 곳곳에서 역사책과 미술책에서 봤음직한 건축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고대 키르쿠스 플라미니우스로 불리던 원형광장 부근에 있는 ‘판테온(Pantheon)’은 단연 보는 이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 판테온은 서양 건축사(史)를 통틀어 불후의 명작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판테온.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판테온은 모든 신들의 궁전으로 서양 건축 역사에서 불후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

출처/AFP

■서기 2세기에 돔과 콘크리트로 축조


판테온의 나이를 생각하면 입구에 ‘출입 불가’ 표지판이 붙을 법도 하다. 하지만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 중인 판테온에서는 미사가 진행된다. 입장도 자유롭다. 판테온에 울리던 로마 황제의 연설은 관광객들의 감탄과 신자들의 기도 소리로 바뀌었지만, 판테온 내부로 들어서며 나누는 대화는 고대 로마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판테온은 돔과 콘크리트 등 당대의 최고 기술로 완성된 건축물이다. 기원전 27년 아그리파에 의해 건설됐다. 판테온 정면의 삼각 지붕에는 “M·AGRIPPA·L·F·COS·TERTIVM·FECIT”라고 새겨진 글이 보인다. 이것은 ‘루시우스의 아들이자 세 번의 로마 총독이었던 마르쿠스 아그리파가 지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처음 모습은 화재와 벼락 등으로 모두 소실됐다. 지금의 모습은 서기 118~128년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재건한 것이다. 3세기경에도 세베루스와 카라칼라 황제에 의해 일부 보수가 이뤄졌는데, 판테온의 벽면에 이런 보수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판테온은 무덤으로 사용되었는데 이탈리아의 유명 화가였던 라파엘로와 카라치가 묻혀 있고 이탈리아 왕 빅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 움베르토 1세도 판테온에 묻혔다.

돔 중앙의 천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판테온 내부.

출처/게티이미지

■콘크리트 돔, 고대 건축의 ‘백미(白眉)’


판테온의 평면은 직사각형의 현관과 원형의 실내로 구분된다. 정면의 현관에는 12.5m 높이의 기둥들이 줄지어 서있는데, 이 열주와 입구의 철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게 된다.

판테온 내부는 창문 없는 두꺼운 벽체가 둥글게 감싸 안고 있다. 머리 위로는 거대한 돔이 닫혀 있다. 판테온의 돔은 19세기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폭이 넓은 돔이었다. 이 돔은 판테온이 가진 건축적인 미(美), 역사성과 같은 여러 가지 탁월함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부분이다.


반구(半球) 모양을 띤 돔의 지름은 43.3m, 높이는 22m이다. 바닥에서 돔까지의 높이는 돔의 지름과 같은 43.3m이다. 아파트 1층 높이를 3m로 보면 대략 14층 높이에 해당한다. 돔의 지름과 높이는 1 대 1 비율이어서 판테온의 내부 공간은 지름 43.3m의 구가 내접하는 모양이 된다.

판테온 단면도.

1800년을 유지한 이 거대한 돔에는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콘크리트는 내구성이 좋다. 하지만 콘크리트 돔 자체의 무게가 엄청나다. 이 때문에 콘크리트 돔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것이 건축 당시의 최대 과제였다.


돔에는 압축력 뿐만 아니라 당기는 힘인 인장력이 생기는데 특히 돔의 테두리에서 크게 작용한다. 반면, 콘크리트는 인장력에 매우 약한 재료다. 현대 건축물들은 인장력이 강한 철근을 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철근도 없었다.


결국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 돔의 두께와 재료를 높이에 따라 다르게 한 것. 돔 하부에서 6.2m에 달하는 두께는 상부로 가면서 2.2m까지 줄어 상부 돔의 무게를 줄인다. 돔의 안쪽에는 정사각형으로 오목하게 파인 장식 면들이 있는데 이것 역시 돔의 무게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에 배합하는 재료도 돔의 높이에 따라 달라졌다. 돔의 상부에는 시멘트 반죽에 가벼운 돌을 섞은 콘크리트를 사용했고, 돔의 하부에는 단단하고 무거운 돌이 쓰였다.


판테온은 동일 재료, 동일 구조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공간 이상으로 건축된 것이 분명하다. 같은 방식으로 똑 같은 돔을 만든다면 지금 기술자들에게도 엄청난 난제가 될 것이다.

'신들의 궁전' 판테온 위치.

출처/네이버 지도 캡처

■“사람이 아닌 천사의 디자인”


판테온의 돔 한가운데에는 둥근 모양의 천창(天窓)이 있다. ‘커다란 눈’(오쿨루스)으로 불리는 천창은 창문이 전혀 없는 판테온 내부에 조명 역할을 하며, 우주를 상징하는 돔과 짝을 이뤄 태양을 상징한다.


특이한 점은 천창으로는 비가 들이치지 않는다고 한다. 입구의 철문을 닫으면 내부의 더워진 공기가 위로 상승해 천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처음 건설 당시 돔 내부의 면에는 청동 장식들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원형 천창을 통해 들어온 빛은 바닥의 대리석과 청동 장식 등에 반사되며 판테온 내부에 또 다른 하늘과 땅을 만들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돔의 공학적, 건축적 기술뿐만 아니라 공간이 주는 신비와 상징, 비례의 미 등을 통해 경외심을 갖게 된다. 미켈란젤로가 판테온을 ‘사람이 아닌 천사의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판(Pan)은 그리스어로 ‘모든’, 테온(theon)은 ‘신’을 의미한다. 판테온이란 명칭은 지금도 많은 곳에서 쓰인다.


판테온의 형태와 공간을 모방하려는 건축물들이 끊이지 않았고, 판테온의 돔보다 더 큰 돔을 만들기 위한 도전도 계속됐다. 판테온의 존재는 실로 많은 세대에 걸쳐 영감을 주고 있다.



글=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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