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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건물 뭐야?'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질 듯한 초고층 빌딩

조회수 2020. 2. 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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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新 랜드마크] 태국 방콕의 상징이 된 '이빨 빠진 빌딩'
출처: /Rirath Somsawat
건물 일부분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외관 때문에 주목받은 태국 방콕의 마하나콘 타워.

마치 뱀이 빌딩을 타고 올라가느라 외벽 군데 군데가 무너져 ‘이 빠진 듯한’ 모습으로 주목받은 건물이 있다. 태국 방콕의 실롬·사톤 업무지구에 서있는 ‘마하나콘(MahaNakhon)’ 타워다. 높이 314.2m로 세계에서 101번째로 높고 아시아에서는 60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구태여 높이 순으로 따지면 손가락 안에는 꼽히지 않는 건물이다. 태국 내에서도 지난해 완공한 ‘매그놀리아스 워터프론트(Magnolias Waterfront·317m)’ 빌딩에게 초고층 1등 자리를 뺏겼다.


하지만 마하나콘 타워는 기록적인 높이가 아닌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 아슬아슬한 외관 디자인으로 태국의 국가대표 랜드마크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관광 명소로도 유명해 태국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코스이기도 하다.

출처: /iconeye.com
마하나콘을 설계한 올레 스히렌(위), 그가 디자인한 CCTV 베이징본사(아래 왼쪽)와 인터레이스 아파트.

마하나콘은 독일 건축가인 올레 스히렌(Ole Scheeren)이 설계했다. 중국중앙방송(CCTV) 베이징 본사와 싱가포르의 ‘인터레이스 아파트’를 디자인해 유명해진 건축가다. 그는 2009년 마하나콘 설계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세계 마천루 빌딩 외관이 매끈하고 날씬한 형태인 것과는 달리 건물 벽을 채우고 있던 정사각형 벽돌들이 나선형을 그리며 함몰된 듯한 디자인으로 특색을 줬다. 일명 ‘픽셀화된 외관(Pixelated facade)’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을 통해 생동감을 준 것”이라며 “홀로 고립된 형태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건물을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Wilson Tungthunya
78층 높이의 마하나콘 타워.

마하나콘은 78층이다. 태국 부동산 개발업체 ‘페이스 디벨롭먼트(PACE Development)’가 2011년 착공, 2016년 완공했다. 대지면적 1만4950㎡, 연면적 13만5000㎡다. 건축비는 총 10억달러(약 1조1285억원)가 들었다.

출처: /페이스 디벨롭먼트 홈페이지
마하나콘 타워의 기반 구조를 세우는 공사 현장.

이 빌딩을 짓는 데 콘크리트 9만7000㎥, 철근 1만5000톤이 사용됐다. 건물 외벽을 덮고 있는 유리 패널 수는 6500개다. 워낙 무거운 자재들로 이뤄져 건물 무게가 총 32만톤 정도로 추정되는데, 방콕의 토질이 무른 탓에 전면 기초(Mat foundation) 공사를 해야만 했다. 지하 65m까지 땅을 파고 8.75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판 129개를 까는 다소 복잡한 기초공사 과정을 거쳤다.

출처: /srirath somsawat
건물 전체의 30%가 큐브 모양으로 부서진듯한 비대칭 형태다.
출처: / 마하나콘 홈페이지
저녁에는 건물 외부 외팔보 부분을 통해 불빛을 내보내기도 한다.

‘픽셀화’되어 비대칭 형태를 이루고 있는 부분은 건물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이 부분들은 건축학적으로 ‘외팔보(Cantilever·캔틸레버)’ 구조다. 외팔보 구조는 건축물의 한 부분은 건물 중심부와 연결됐지만 반대쪽 끝부분은 고정돼 있지 않다. 외팔보는 건물 일부분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경쾌한 효과가 나지만 보통 보에 비해 휘어질 위험이 4배 이상 높고 바람의 영향도 더 많이 받는다. 따라서 건물 구조의 중심 콘크리트 기둥 주변에 12개의 추가 콘크리트 기둥을 둘러 기본 골조를 다진 후, 외팔보 상단에 철근을 배치해 안정성을 높였다.

출처: / OMA
마하나콘 타워 23~73층에는 리츠 칼튼 레지던스 209가구가 있다.
출처: / hipflat.com
리츠 칼튼 레지던스 내부 모습.
출처: / hipflat.com
현재 마하나콘 레지던스의 ㎡당 매매가는 1400만원 선이다.

마하나콘 23~73층은 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리츠 칼튼(Ritz Carlton) 그룹이 운영하는 주거·임대용 레지던스다. 총 209가구로 침실 2~5개를 포함하는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기준 75% 정도가 분양을 마쳤다. ㎡당 매매가는 1400만원 대로 방콕 평균 시세보다 3배 정도 비싸다. 2013년 레지던스 중 최상층인 73층의 1500㎡ 펜트하우스는 4억8000만바트(약 173억5000만원)에 팔렸다.

출처: / srirath somsawat
마하나콘 75~78층은 관광객들이 드나들 수 있는 전망대다.
출처: / srirath somsawat
유리 바닥으로 이뤄진 '스카이 트레이' 부분.

꼭대기 4개 층인 75~78층은 전망대다. 방콕 시내 전망대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어 관광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꼽힌다. 입장료 4만원 정도를 내면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부터 75층 전망대까지 50초만에 올라갈 수 있다. 78층에 있는 4.5×17.5m 크기의 유리 바닥인 ‘스카이 트레이(Sky tray)’가 가장 인기다. 유리판 위에 서서 방콕 전경을 내려다보며 발밑이 뻥 뚫린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페이스 디벨롭먼트 측은 지난해 2000만명 정도가 마하나콘 전망대를 방문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출처: / wanderz.net
지난해 4월 마하나콘 빌딩의 새 주인이 된 킹파워 그룹은 건물 1~20층에 면세점, 쇼핑센터, 호텔을 들일 계획이다.

마하나콘 빌딩 주인은 지난해 바뀌었다. 지난해 4월 태국 내 면세점을 독점 운영하는 킹파워(King Power) 그룹이 1~20층과 전망대를 140억바트(약 5060억원)에 매입하면서다. 킹파워 그룹은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 구단주기도 하다. 아이야왓 스리바닥나프라바 킹파워 그룹 CEO는 “건물 정식 명칭을 마하나콘에서 ‘킹 파워 마하나콘’으로 변경했다”며 “이번에 매입한 건물 하층부에 면세점과 쇼핑센터를 만들고, 올해 하반기에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호텔’을 런칭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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