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에 혹했다간 낭패볼 수 있는 창동역 상권

조회수 2019. 12. 12. 13: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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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강수의 상권탐방] 창동역, 굵직한 개발호재 끼고 있지만 상권 확장은 미지수

[땅집고] 1911년 경원선 개통으로 탄생한 창동역. 1985년엔 지하철 4호선이 창동역에 확장 개통하면서 환승역세권이 됐다. 역 출구를 따라 창동동아그린아파트, 동아아파트, 동아청솔아파트, 아이파크아파트, 창동주공아파트 등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모두 합하면 8000여가구다. 이 때문에 창동역 일대가 생활밀착형 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도봉경찰서·노원세무서·북부교육지원청·도봉등기소 등 다양한 관공서를 끼고 있는 것도 창동역 상권의 배후 수요를 늘리는 역할을 했다.

관공서에 근무하는 공무원 등 직장인이나 통학하는 학생들 덕분에 창동역 이용객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가까운 노원·수유·미아삼거리역 등 다른 상권보다 크기가 작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개발 속도 역시 더뎠다. 창동역 민자역사에 11층 규모 쇼핑·문화시설을 만드는 공사가 2005년 시작했지만, 공정률 28%를 남겨둔 2010년 11월부터 지금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1번 출구엔 먹자골목, 2번 출구엔 생활밀착형 업종

창동역 상권은 크게 동쪽 1번 출구와 서쪽 2번 출구로 나뉜다. 상가는 대부분 5층 이상 집합건물이다. 업종이나 요일에 따라 매출 기복이 뚜렷하다. 주말보다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주중 오후 6~9시에 매출이 높다.

1번 출구로 나오면 창동역 메인 상권이라고 불리는 먹자골목이 나온다. 1번 출구 대로변으로 마을버스가 지나고 인근 대학교 셔틀버스 노선이 있어 작은 카페나 분식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많다. 이면도로로 들어서면 1층 상가에 고기·치킨·해물 등 요식업체가, 2층에는 퓨전주점·호프 등 주점이 들어서 있다.


1번 출구 바로 앞에는 복합문화시설인 ‘플랫폼창동61’이 있다. 음악·공연·전시·상업시설이 어우러져 지역 내 문화 거점으로 주목받았지만 전체 창동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는 아직 큰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창동역 1번 출구 상권 일대 거주 연령대는 40대가 18.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이상(17.64%)과 50대(17.22%)가 뒤따랐다. 직장인구 연령대는 40대 29.86%, 30대 24.29% 등이었다. 다른 유명 상권에 비해 주거·직장인구 연령이 높은 셈이다. 창동역 상권에 마땅한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 쇼핑문화시설이 없기 때문에 젊은 고객층이 인근 노원 쪽으로 빠져나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2번 출구는 길거리 포장마차가 밀집했다. 대로변이나 골목을 가리지 않고 지역민 대상으로 장사하는 아동복 판매점, 액세서리, 미용실, 통신사매장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 병·의원 시설도 2번 출구 쪽 상가에 몰려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창동역 2번 출구에서 ‘동아그린아파트’ 방향으로 이어지는 노해로63 다길 150여m 골목에 26~30㎡ 크기 점포가 많다”며 “시세는 보증금 2000만~3000만원, 월세 150만~200만원, 권리금 5000만~9000만원 선”이라고 했다.



■ 모객 요소 부족해…창동역 개발 따라 확장 가능성도

창동역 상권이 지금보다 확장되기 어려운 이유는 평일 낮과 주말에 유동인구가 적은 탓이다. 지하철역 거점으로 개발 호재가 꾸준히 나오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점도 창동역 상권 상인들의 걱정거리로 꼽힌다. 시외버스 노선이 증가하면서 가까운 대진대·경복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더 이상 학교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아 대학생 유동인구가 빠져나간 것도 악재다.


다른 상권에 비해 모객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창동역 상권에는 백화점·대형 쇼핑몰·영화관이 없다. 문화상권으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도 별로 없다. 20~30대 젊은 고객층을 잡아야 상권이 성장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만 창동역 상권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서울시는 ‘창동·상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따라 창동역 일대를 창업·문화산업·교통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창동도시개발구역 1지구에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가칭)’를 2021년까지 조성하고, 2022년부터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2지구에 추진 중인 KTX연장(수서~의정부) 및 GTX-C(금정~의정부) 노선을 연계한 복합환승센터를 2025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GTX-C노선(총 45.8km)이 개통하면 창동역에서 삼성역까지 가는 데 10분대가 걸린다.


창동역에 굵직한 개발호재가 몰려있는 만큼 추후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만약 창동역 상권에 진입할 계획이라면 단가가 낮으면서 창업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중소형 매장을 차려야 맞다. 이 곳처럼 미래 예측이 어려운 지역에선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해 독특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는 전략은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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