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분양 노리자' 과천·의왕에 물밀듯..덕분에 전셋값 폭발

조회수 2019. 11. 10. 0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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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1분기 –4.24%→2분기 –3.43%→3분기 +3.18%.


올해 경기 의왕시의 전세금 변동률이다. 전 분기 대비 전세금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통상 분기별 전세금은 1% 안팎에 오르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의왕시 전세금은 거의 ‘롤러코스터’ 수준이다. 2분기까지만 해도 폭락 수준으로 전세금이 떨어지다가, 3분기 들어 갑자기 폭등세로 반전했다.


의왕시는 경기 남부 외곽에 위치한 인구16만명의 작은 도시다. 1~2분기까지만 경기 외곽 입주 물량 부담에 대한 우려 등이 전세금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갑자기 3분기에 접어 들면서, 입주물량이 변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전세금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의왕시의 3분기 전세금 상승률은 경기 과천시에 이어 전국 2위다.

출처: /최준석 인턴기자
[땅집고] 인덕원역 신축아파트 주변 도로정비 공사 현장 모습.

의왕시와 이웃한 과천시는 올해 3분기 전세 상승률이 더 높다. 무려 4.7% 올랐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전용 59㎡ 전세금은 지난 12월 6억5000만원에서 올해 8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3분기 전국 전세금이 0.42% 하락했고, 수도권은 보합(0.0%)을 나타내고 있다. 전반적인 전세금 약세 속에서 과천·의왕시를 비롯한 경기 남부권의 전세금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최준석 인턴기자
[땅집고] 11월 말 입주하는 '포일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

■ ‘과천 청약은 로또’… 청약 광풍에서 시작된 전세 급등


과천과 의왕의 전세금이 급등한 가장 큰 요인으로 정부의 각종 기형적인 규제가 만들어낸 서울과 인접 지역 청약 광풍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과천의 경우 현재 과천에서 전세 아파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만큼 전세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데, 이는 정부에서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로또 분양’을 기대하는 청약 대기 수요자가 과천으로 밀려들고 있다. 공공주택 4315가구(민영 아파트 3636가구)를 포함한 공공택지인 ‘지식정보타운’ 분양이 청약 이주 수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출처: /한국감정원
과천·의왕·용인시 전세금 변동률 추이.

과천은 인구 5만8000여명에 청약통장 1순위 보유자 2만2836명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 1순위 공급의 경쟁률이 낮다. 이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값싼 분양가에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지난 3월 과천에서 분양된 ‘과천 위버필드’는 3.3㎡당 분양가가 2950만원이었는데, 주변 지역보다 최대 500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평가에도 1순위 과천지역 경쟁률이 1.65대 1로 낮았다. 기타 지역을 포함한 1순위 경쟁률은 17.13대 1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3.3㎡당 분양가가 2205만원으로 책정돼 이보다 700만원이나 낮다. 공공택지이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더욱이 과천지식정보타운 첫 분양단지라 특히 낮은 분양가가 책정됐다. 대우건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카페 대표는 “서울 강남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과천시 분양은 보장된 로또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 과천에서 시작된 전세난, 4호선 타고 의왕으로

출처: /최준석 인턴기자
[땅집고] 인덕원역 일대 대장주였던 '인덕원마을삼성' 아파트 단지.

과천에서 시작한 전세금 상승세는 주변 지역인 의왕시로 퍼져나가고 있다. 의왕 포일동에 위치한 중개업소 대표 A씨는 “과천 전세 보증금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싼 의왕 아파트 전세를 많이 찾는다”며 “인덕원 인근 신축 아파트 위주로 전세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30일 입주하는 의왕시 포일동 ‘포일센트럴푸리지오아파트’의 전용 85㎡ 전세금은 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또한 의왕에서도 1순위 청약 통장 보유자들의 청약 대기 수요가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과천만큼은 아니지만 의왕시 역시 인구 16만명, 1순위 통장 6만명으로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의왕시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의왕시 ‘청계2지구’와 ‘내손 다·라지구’ 재개발지역 일반분양을 노리는 주택 실수요자들로 인해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4호선 지하철 역과 가까운 의왕 포일동의 신축 아파트에 특히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



■ 전세금도 신축 중심으로 오른다


이들 지역에서 공통적인 현상은 전세금 급등세가 신축 아파트에 집중됐다는 것. 특히 인덕원역 인근 신축아파트 위주로 전세금이 급등하는 추세지만 준공된 지 10년 이상 지난 아파트 전세금은 큰 변화가 없다. 상승은 1998년 준공한 인덕원역 일대 대장주였던 경기 안양시 관양동 ‘삼성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올해 전용 84.93㎡가 4억 2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올라 상승폭이 작았다.


낮은 청약 경쟁률을 노린 위장 전입이 늘어나는 것도 골칫거리다. 과천시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시청과 주민센터에 위장전입자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 팀장은 “과천시의 일시적인 전세금 상승이 의왕 등 주변 지역 전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나 신도시와 지식정보타운의 개발로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하는 과천만큼 아파트 가격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석 땅집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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