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주 연속 추락하던 울산 집값, 갑자기 분위기 '반전'

조회수 2019. 10. 24. 06:2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 2018~2019년 울산 주요 아파트 가격 추이.

[땅집고] 울산 남구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문수로2차아이파크(2013년 입주)’.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5억6800만원에 팔렸던 이 아파트 2단지 84㎡가 이달 초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약 1년 만에 집값이 8200만원 올랐다. 지난해 12월 5억4700만원이던 이 아파트 1단지 84㎡도 올해 9월 말 6억3000만원에 실거래 돼 국토부에 신고가 올라왔다. 야음동 ‘대현 더샵(2018년 입주)’ 84㎡는 지난해 12월 4억4781만원이었는데, 올해 9월 말 5억3900만원에 팔렸다.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 울산 주택매매가격 변동률 추이.

지역의 핵심 산업이었던 조선·중공업 침체 여파로 130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울산의 집값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울산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은 2017년 3월 2주부터 올해 9월까지 하락세를 기록했다. 2년 6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끝없이 빠지기만 하던 울산의 집값이 지난 9월 세번째주 보합세로 전환했고, 9월 4주째부터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4주 0.03% ▲9월 5주 0.06% ▲10월 1주 0.04% ▲10월 2주 0.06% 등이다. 

워낙 하락세가 길었던 까닭에 최근 4주간의 변화만 두고 울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지난 2년 반 동안의 하락 장세와는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 최근 울산 주택 시장의 변화를 땅집고가 알아봤다. 

출처: / 조선DB
[땅집고]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 전경.

울산 집값이 최근에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지역 경기 침체의 첫번째 요인이었던 조선업 업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10월 중순 국내 조선사들이 총 6조원 가량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 23억6100만달러, 삼성중공업 13억2600만달러, 대우조선해양 13억600만달러 등이다. 수주한 선박 종류를 보면 컨테이너선이나 LNG운반선 등 대부분이 고가 선박으로, 척당 발주 가격이 높은 편이다. 울산의 기반 산업인 조선업 실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자 자연스럽게 지역 부동산 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 울산 아파트 입주량 추이.

두 번째 이유로는 새 아파트 공급 부족이 꼽힌다. 내년부터 3년 동안 울산 아파트 입주량은  ▲2020년 2941가구 ▲2021년 851가구 ▲2020년 511가구 순으로 점점 감소한다. 울산 인구가 115만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공급이 사실상 ‘중단’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마저도 지역민들이 선호하는 울산 도심(남구·중구)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북구·울주군 택지지구에 분양하는 단지가 대부분이다. 지역 경제가 침체됐던 지난 2~3년 동안 건설사들이 울산에 아파트 분양 계획을 포기한 결과다.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울산 주택매매가격 변동률.

이런 지역 상황을 파악한 투자자들이 울산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영향도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원정 투자자들이 남구와 중구 새 아파트를 줄줄이 매수하고 있다”며 “현재 저가 매물은 싹 사라진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최근 울산 집값 상승세는 남구와 중구가 이끌고 있다. 최근 한 달(9월 3주~10월 2주) 동안 울산 집값은 0.19% 올랐다. 이 기간 남구(0.34%)와 중구(0.22%)의 상승률이 나머지 북구(0.14%)나 동구(-0.26%)에 비해 두드러졌다. 

울산 거주자가 아닌 다른 지역의 투자자도 울산으로 몰려 들고 있다.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울산 아파트를 사들인 사람들 중 외지인(관할 시도외, 서울 포함) 비율은 22%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8%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출처: /이지은 기자
[땅집고]울산 아파트에 투자한 외지인 비율.

울산 남구 신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을 내놨던 집주인들이 호가를 최고가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높여달라고 하고 있다”며 “부산이나 수도권 투자자들의 문의도 제법 늘었다”고 말했다. 

울산 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수치상으로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지역의 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본격적인 상승세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또 워낙 하락세가 길었던 까닭에 규제가 덜한 울산 시장에 투자자가 몰리면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울산 주택시장은 워낙 ‘빙하기’가 길었고, 규제에서 자유로워 투자자가 일시적으로 몰린 결과로 보인다”며 “완전히 회복세라고 판단하기 힘들어 2~3개월 정도 시장의 분위기를 더 살펴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