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복층 넣었더니..짓기도 전에 세입자 꽉찬 판교 상가주택

조회수 2019. 10. 18.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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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건축∥이 건물 어떠세요] “세입자·손님 눈높이 맞춰야 건물 가치 올라가죠”

경기도 성남시 서판교의 ‘낙생원마을’로 들어가는 길목. 서판교 아파트와 상가, 빌라 단지가 몰려있는 주택가 코너에 고급스런 외관을 가진 상가주택 한 채가 눈에 띈다. 상가주택 마스터로 소문난 정승이 유하우스 소장의 손길이 묻은 ‘코알라 주택’이다.

서판교 동쪽 끝에 있는 이 주택은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만 이동하면 판교역과 판교테크노벨리에 도착할만큼 판교 중심부다. 주거 환경과 교육 여건이 좋아 지난 10년 간 인구도 꾸준히 유입되고 상가도 그만큼 많이 밀집했다. 3년 전 건축주는 정 소장을 찾아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와 임대공간이 딸린 수익형 상가를 의뢰했다.

정 소장은 “임대공간을 상가나 오피스로 만들 수도 있지만, 주변에 중소형 전셋집이 귀한 만큼 상가보단 주택을 만드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더 낫다”고 제안했다. 판교 세입자와 손님들 눈높이를 고려할뿐만 아니라 추후 통매각을 할 때도 건물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손님과 세입자들이 선호할만한 고급스런 설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 소장은 오는 22일부터 시작할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10기 과정에서 상가주택 설계·기획 노하우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건축 개요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준공연도 : 2016년

대지면적 : 352.90㎡

건축면적 : 173.76㎡

연면적 : 591.57㎡

층수 : 지하1층, 지상3층

건축구조 : 철근 콘크리트 구조


단독주택처럼 고급스런 외관…손님·세입자 눈높이보다 ‘더 높게’

옥상정원이 딸린 지하 1층, 지상 3층인 이 건물은 지하1층~지상 1층은 건축주가 카페로 영업하고, 2층은 건축주의 주거공간, 3층은 임대주택 2가구로 구성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내외부 디자인이다. 터키크림 대리석으로 마감한 외벽은 상가주택이지만 마치 단독주택처럼 고풍스런 인상이 풍긴다. 주택에 사는 세입자들이 멋진 단독주택이나 고급 빌라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었다.


카페에 오는 손님들도 마찬가지였다. 감각적인 설계에 반한 손님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인증샷을 올려 분위기가 좋고 예쁜 카페로 금새 소문났다. 정 소장은 손님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지하층도 주변 거리에서 접근하기 쉽도록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1층 카페에 층과 층 사이에 하나의 공간을 더 만드는 ‘스킵플로어(Skip foolr)’와 지하 진입부가 외부와 연결되는 구조인 ‘선큰(Sunken) 기법’을 통해 공간이 답답하지 않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내외부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기도 쉽다. 지하 공간이 지하처럼 느껴지지 않고, 거리와의 접근성도 높아 손님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었다. 건축 이후 판교에서도 유명 카페로 알려지며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 다양한 서비스 면적…건물 짓기도 전에 세입자 들어온 임대주택

집 주변에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주택이 많지만 막상 신혼부부나 직장인이 쓸만한 전용 85㎡이하 소형 주택은 충분하지 않았다. 아파트는 대부분 85㎡ 이상 중대형이었고 가격도 5억~6억원이 훌쩍 넘어갔다.


정 소장은 지상 3층 임대 가구 면적을 76㎡로 나눴다. 한 가구당 방 2개, 발코니와 50.6㎡(15평) 규모 널찍한 복층(復層) 공간도 제공했다. 복층 설치로 천장이 높아졌다. 천장 높이가 4m에 달해 집 내부가 한결 넓어보이는 효과가 났다. 뿐만 아니라 임대를 준 2가구 모두 옥상에서 바비큐 파티나 캠핑이 가능했다. 하늘마당이라고 이름붙인 옥상 공간을 임대가구에서 쓸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카페가 지하1층과 지상 1층 전체를 차지해 언뜻보면 임대가구로 올라가는 출입문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비밀이 숨어있다. 측면으로 돌아가면 세입자를 위해 멋진 대문을 만들고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했다. 기계식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주차가 불가능한 일반 빌라와 달리 가구당 1.79대씩 차를 세울 수 있는 충분한 주차공간도 확보했다.


이렇게 공을 들인 결과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전세 세입자를 모두 구했다. 전세금은 당시 단독주택과 비슷한 4억5000만원(1가구당)을 받았다. 현재 이 주택 시세는 35억원쯤 된다. 땅값만 20억원에 달한다. 건축 당시 땅값이 14억, 공사비가 13억원 등 총 건축비 27억원을 들인 것과 비교하면 현재 건물의 가치는 3년 만에 33% 상승했다.


글=김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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