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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지형도 바꾼 '뜻밖의 변수'

조회수 2019. 5. 28. 11: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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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자주 찾아온다. 양과 빈도도 모두 늘었다. 자연스럽지 않은 증가라 걱정이 크다. 주변에 이 손님으로 인한 피해틀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해결책은 없다. 그냥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수밖에.


바로 비, 최근 몇 년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비 소식이 많았다. 한국도 이제 동남아의 국지성 호우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사는 텍사스도 마찬가지다. 2017년 여름에는 휴스턴에 허리케인 하비가 들이닥쳐 12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여전히 복구가 진행 중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지인은 하늘이 뚫린 듯 비가 내렸다며 노아의 홍수가 재현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출처: /AP연합뉴스
2017년 8월 미국 휴스턴을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하비'가 나흘간 1320㎜ 이상의 물 폭탄을 퍼부어 애딕스 저수지가 범람하면서 주변 주택들은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다.

NOAA에 따르면2018년 5월부터 7월까지 동부 해안부터 플로리다까지의 강우량은 보통 때의 3배를 기록했다. 이 모든 현상을 기상이변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제 ‘이변’이 ‘이변’이 아닌 시대다.


■자연재해 부동산 피해액 갈수록 커져


온난화로 인한 이런 기후 변화와 빈번한 자연재해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런 변화에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은 물론 인간이다. 그리고 가장 많은 재산 피해는 부동산이 입는다. 2017넌 홍수나 산불 등 자연재해로 인한 미국 부동산 피해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3000억 달러에 달했다. 하루아침에 우량 자산이 대출금도 못 갚는 불량 자산이 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를 결정할때 기후로 인한 영향이나 잠재적 피해를 고려하는 것이 당연해지고 있는 이유다. 아무리 여러 변수를 따져 정말 똑똑한 결정을 했더라도 이상 기후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체계적으로 기후 위험을 투자 결정의 중요한 잣대로 삼기 시작한 이유다.


최근 ULI(Urban Land Institute)와 부동산투자관리 회사인 하이트만(Heitman)이 흥미로운 주제의 리포트를 내놨다. 바로 기후와 부동산 투자에 관힌 이야기. 이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해가며 자연재해나 해수면 상승 등의 기후 위험을 수 치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투자 결정의 중요한 잣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출처: /하이트만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변 주택가까지 번지고 있다.

■보험은 단기 위험만 커버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투지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을 보험을 통해서만 조정하려고 했다.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험이 막아줄 수도 있다고 믿었다. 이런 생각은 반만 옳다. 문제는 보험사는 1년마다 보험료나 위험을 다시 계산한다는 것이다. 매년 갱신을 해야 해서 장기 보장을 할 수 없는 구조다. 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는 5년마다 홈수 지도를 다시 발표한다. 하지만 증가하는 기상 이변이나 폭우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보험이나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내 부동산의 기후 위험을 산정해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기후 위험을 컨설팅해 주는 회시가 나타났다. 그리고 이를 찾는 부동산 투자회사도 늘고 있다. 하이트만도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기후 위험을 진단해 주는 회사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를 동해 투자 물건 위치의 기후위험에 가격을 매기고 있다.


■재산세 상승 등도 고려해야


평가해야 하는 기후 위험에는 태풍과 해수면 상승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용 상승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바로 세금, 재산세다. 보통 기상이변이나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은 지방 정부가 돈을 투자해 이를 방지하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지방 정부에 다른 추가 수입원이 없다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재산세 상승으로 이어진다. 마이애미의 경우 신규 지방채를 발행해 2억 달러의 자금을 방조제와 보도블록의 높이를 올리고, 펌프장을 늘리는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사업비는 고스란히 자산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처: /하이트만
작년 8월 발생한 초강력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홍콩 시내 한 대형 빌딩 유리창 곳곳이 파손됐다.

기후 변화는 부동산 투자 지형도 비꿔놓는다. 요즘 회자하는 용어로 ‘기후 젠트리피케이션’(Climate Gentrification)이 있다. 기후 변화로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A라는 지역은 도심에서 벗어나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지역. 하지만 물가에서 떨어져 고도가 높다. B라는 지역은 해안가 지역으로 경관이 좋아 부자들이 주로 산다. 하지만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B 지역 사람들이 A 지역으로 하나 둘씩 이주하면서 집값이 급격히 올라, 결국 원주민들이 쫓겨나갔다. 이런 현상을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한다. 실제 마이애미 리틀 하이티 지역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그만큼 기후 변화가 부동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준비하면 더 나은 성과 기대


전 세계 국가들이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맞서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충분치 않다. 다시 기후가 좋아질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최소한 달라진 기후 환경에 적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그렇다. ULI는 “지금까지 이런 기후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이런 프로세스에 적응하는 것은 힘든 일이겠지만,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더 나은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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