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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뷰' 자랑했는데…날벼락 맞은 해운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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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이렇게 딱 붙여서 짓다니,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요?”

부산 '해운대 비치베르빌'과 코 닿을 거리에 주상복합 '럭키 골든스위트'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모습.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해운대 비치베르빌’ 입주자들은 요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2005년 4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228가구로 집 안에서 해운대 앞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바로 앞에 지상 2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인 ‘럭키 골든스위트’가 들어서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이제 바다 조망권은 커녕 일조권(日照權)조차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 한 아파트 입주자는 “그동안 해운대 비치베르빌의 장점은 ‘오션뷰’였는데, 이제 거실 창문을 활짝 열어도 보이는 건 남의 아파트 콘크리트 외벽뿐”이라고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앞 건물이랑 창문 열고 반찬 나눠먹어도 될 지경”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조망권은 입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할 뿐 아니라, 집값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가 일반 아파트보다 20~30% 정도 프리미엄을 받는다고 본다. 실제로 해운대 비치베르빌 실거래가는 하락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3월 3억3800만원(10층), 지난해 2월 3억9500만원(9층)에 거래했던 해운대 비치베르빌 전용면적 84㎡는 럭키 골든스위트 공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8월 3억2000만원(8층)으로 뚝 떨어졌다.

해운대 비치베르빌 주민들로서는 황당하고 억울한 상황이지만 아파트를 이렇게 ‘딱 붙여’ 지어도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현행 건축법상 상업지역에 짓는 건물은 일조권이나 조망권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건축법 제 61조에 따르면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에 짓는 건축물은 일조 확보를 위해 ‘높이 제한’과 ‘인접 대지 경계선으로부터의 거리 제한’을 받고 있다. 건물 높이가 9m 이하라면 주변 토지 경계에서 1.5m 이상, 9m를 초과하면 해당 건축물 높이의 2분의 1 이상 떨어져 지어야 한다.

하지만 일반상업지역과 중심상업지역에서는 인접대지 경계선에서 단 50㎝만 띄워서 지으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해운대 비치베르빌과 럭키 골든스위트는 모두 상업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다.


대구 감삼동‘대광 에이원플러스’주상복합.

출처네이버 로드뷰

대구 범어동‘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주상복합.

출처네이버 로드뷰

해운대 비치베르빌과 같은 피해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구에선 감삼동 ‘대광 에이원플러스’ 주상복합과 범어동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이 주변에 있던 기존 아파트들의 조망권과 일조권을 침해하는 위치에 들어서는 바람에 주민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지만 입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건축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상업지역에 짓는 주상복합 건물이 분양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운대 비치베르빌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나기 전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글=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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