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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전철 사업은 '박원순 대권 프로젝트'?

조회수 2019. 2. 16. 05: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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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경전철 사업에 시(市)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수익성과 시민 편익 증진 여부가 불투명한 사업에 2조원 넘는 시민 혈세(血稅)를 투입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조만간 발표할 ‘제3기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강북 순환선’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구 목동에서 출발해 동대문구 청량리까지 총 24.8km를 연결하는 경전철이다.


출처: /조선DB
서울시가 추진할 강북순환선 예상노선도.

경전철은 객차 2~3량 규모의 소규모 전철이다. 2량으로 운행할 경우 한번에 170명까지 탈 수 있는데 지하철 2호선 정원이 약 16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수송 능력이 10분의 1 수준이다.


최근 지자체가 잇따라 경전철을 놓는 이유는 공사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현재 1~8호선과 같은 중전철은 1㎞당 공사비가 1300억~1450억원 정도인데 그런데 경전철은 1㎞당 900억~1100억원이 들어 중전철에 비해 40% 가까이 사업비가 줄어든다


출처: /조선DB
지난해 운행을 시작한 우이신설선 경전철.

그렇지만 아무리 공사비가 저렴해도 교통 수요가 풍부하지 않은 곳이라면 경전철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시가 10년 넘게 추진해온 면목·우이신설연장·난곡·목동선의 경우 민간 사업자를 구하지 못한 상태다.


출처: /서울시
서울시가 재정사업 전환을 추진하는 4개 경전철 노선.

서울시는 이 때문에 새로운 노선인 강북 순환선을 포함해 현재 사업자가 없는 4개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1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정 4개년 계획’에도 명시돼 있다.


출처: /이지은 기자
우이신설선 경전철 객차 내부가 텅 비어있다. 출퇴근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한산하게 운행한다.

경전철의 경우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이용하는데, 버스보다 타기 불편해 교통 수단으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 동안 사례에서 보듯이 예상 수요보다도 실제 이용객이 적을 우려가 높다는 것.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사업을 추진한 이후 적자가 발생한다고 하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민간 사업자가 아니고 공영 사업자 방식으로 재정투입을 한다면 철저한 사업 수지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DB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경전철을 재정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박원순 시장의 비(非) 강남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한 ‘대권(大權) 프로젝트’라고 보기도 한다. 박 시장은 작년 여름 강북에서 옥탑방 살이를 마치고 대대적으로 강북 균형 개발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때 4개 경전철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서울시는 다음 대통령 선가가 있는 2022년 이전에 경전철을 조기 착공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전철 개통 후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세금 낭비였다’는 말이 나올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글=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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