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등기 잘 알면 알짜배기 부동산 쉽게 얻을 수 있다

조회수 2018. 9. 7. 1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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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의 경매 시크릿] ⑤가등기라고 무조건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가등기(假登記)는 본(本)등기에 필요한 요건이 부족할 때 나중에라도 순위보전을 하기 위해 미리 해두는 등기를 말한다. 기준권리보다 앞서 있는 가등기는 낙찰차가 인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경매를 포기하게 만드는 ‘악성 권리’ 중 하나다. 하지만 가등기도 종류에 따라 인수하지 않아도 된다. 잘 알아두면 오히려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사례로 살펴보자.
법원 경매에 나온 경기 화성시 장지동 땅. /신한옥션SA

[사례]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L씨(44). 그는 동네에서 경매 고수로 통한다. 웬만한 권리분석은 혼자서도 척척 해내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경매로 장만했다.


그는 최근 주말농장 부지를 찾던 중 경매로 나온 경기 화성시 장지동 땅(수원지원 사건번호 2018-505915)을 발견했다. 용도지역은 자연녹지지역으로 다른 제한 사항은 없었다. 이 땅의 최초 감정가는 2억6016만원. 한 차례 유찰돼 30% 떨어진 1억8211만원에서 경매가 시작된다. 미래가치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그는 곧바로 권리분석에 들어갔다.


등기부등본을 보니 1순위에는 가등기, 2순위에는 경매 물건임을 알리는 ‘경매개시결정(강제경매)’ 문구가 있었다. 경매를 잘 아는 L씨는 기준 권리인 경매개시결정보다 앞선 선순위 가등기가 눈에 걸렸다. 낙찰자가 인수할 권리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매각물건명세서에도 “가등기는 소멸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한다. 그리고 가등기된 매매계약이 완결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는 선순위 가등기의 경우 낙찰받는 매수인이 무조건 인수하는 권리임을 알고 있었다. 아쉽지만 입찰을 포기할 생각 중이다. 

L씨 생각대로 선순위 가등기는 대부분 매수인이 인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입찰을 기피하고 물건은 유찰되곤 한다.


하지만 선순위 가등기도 경우에 따라 경매로 소멸되거나 낙찰자가 소멸시킬 수도 있다. 

 

가등기에는 담보 가등기와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있다. 담보 가등기는 채권과 관련한 등기다. 금전 등을 빌려주고 돌려받기 위해 설정해 놓은 것이다. 담보 가등기를 기준권리로 배당요구나 경매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는 원래 집주인이 집을 이중매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놓은 등기다. 채권과 상관없는 권리로 경매 신청을 할 수 없다.  

 

이렇게 성격이 달라도 등기부에는 두 경우 모두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로 표시된다.  

 

똑같이 표시되지만 담보 가등기는 경매로 후순위 권리를 소멸시키는 기준권리다. 등본에 있는 권리가 담보 가등기라면 경매로 소멸될 수 있어 낙찰자가 인수할 필요가 없다. 

수원지원 사건번호 2018-505915 매각물건명세서. 등기부등본 갑구 2번에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2001. 3. 2.)가 걸려 있다. 가등기된 매매예약이 완결되면 매수인이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제척기간 10년이 넘어 효력이 없다. /신한옥션SA

선순위 가등기가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인 경우에도 제척기간(10년)이 지났다면 낙찰받는 매수인은 그 권리를 소멸시킬 수 있다. 낙찰자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갖게 돼 제척기간이 지난 가등기권자에 대해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 다만, 가등기권자가 경매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다면 등기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이런 경우 선순위 가등기는 매수인이 인수해야 한다.


장지동 땅의 경우, 선순위 가등기권자가 경매신청뿐만 아니라 배당요구도 하지 않았다. 이 말은 가등기가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라는 뜻이다. 그런데 선순위 가등기 등기일자를 보면 2001년 3월 2일로 이미 제척기간 10년이 지났다. 가등기권자가 땅을 점유한 상황도 아니다. 즉,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매수인이 땅을 낙찰받은 후 소송을 통해 가등기를 소멸시킬 수 있다.

 

이 땅은 동탄 2신도시 바로 옆에 있어 미래가치 상승도 기대해볼만 하다. 주변 지역은 한창 개발 중이고 인구도 증가 추세다. 용도지역은 개발이 상대적으로 쉬운 자연녹지지역으로 우수한 편이고, 폭 20~25m 도로에 접해 있으며 모양도 양호하다. 주말농장 부지로만 사용하기엔 아까운 땅이다. 주변 시세를 감안하면 최저가격 수준으로 낙찰받으면 자본수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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