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살 돈으로 '대박 빌딩' 건물주 될 수 있죠"

조회수 2018. 8. 21. 10: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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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정 빌딩드림 이사의 건물 가치 올리는 '빌딩 메이크업' 기술
꼬마빌딩 투자하면 강남이나 서울 핵심 지역만 찾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곳이든 내 빌딩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위치에 있어야 불경기가 오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빌딩매매 전문업체인 빌딩드림 김영정 이사는 ‘꼬마빌딩 메이크업 전문가’로 불린다. 단순히 건물을 사고 파는데 그치지 않고 신축, 리모델링, 임차인 모집·관리, 시설 관리, 건물 관리 등 건물을 매입하면 생기는 ‘에이(A)부터 제트(Z)까지’ 신경쓰면서 건물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한다.

김영정 빌딩드림 이사. /이상빈 기자

유명 빌딩중개법인에서 근무한 뒤 사업을 시작한 그는 영화배우 류승범, 유지태, 가수 씨엔블루 강민혁, 씨스타 다솜 등 국내외 유명 기업과 자산가들의 건물을 매입·관리했다. 


김 이사는 “예쁜 얼굴을 화장해서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건물은 입지만 좋으면 메이크업을 통해 가치를 올릴 수 있다”며 “입지가 좋은 곳에 오래된 건물이 가장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말했다.


땅집고는 오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 강연할 김 이사를 만나 꼬마빌딩 트렌드와 투자 전략, 유망지역 등에 대해 미리 들어봤다.

지난해 18억원에 사서 리모델링한 뒤 임차인을 맞아들인 서울 마포구 연남동 다가구주택. 현재 건물 가치는 3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빌딩드림

-왜 꼬마빌딩인가?

꼬마빌딩이 수년 전부터 꾸준하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아파트값 정도의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으면서 희소가치도 있기 때문이다.


꼬마빌딩이라면 수십억원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대출 끼고 사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아파트값 정도만 있어도 투자 가능하다. 아파트는 신축이나 재개발 등으로 이른바 대체재가 꾸준히 나온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였던 타워팰리스도 다른 아파트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좋은 위치의 빌딩은 숫자가 제한돼 대체할 물건이 적다. 희소성이 높다.

 

-‘빌딩 메이크업’은 생소한 용어인데. 

사람도 메이크업(make-up)하면 예쁜 얼굴이 더 예뻐지듯, 건물도 메이크업해서 좋은 건물을 더 가치있게 만들 수 있다.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하는 것 뿐 아니라 세입자에 맞춰 건물을 짓고, 건물에 맞는 세입자을 구해 임대료를 조정하는 것도 메이크업이다.

 

유명 개그맨 A씨의 아내 B씨가 서울 성북구 건물을 매입한 것이 좋은 사례다. B씨는 2011년 성북구 성신여대상권 이면도로변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모든 층에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고 5년 장기계약을 통해 공실을 없앴다. 월세도 기존 970만원에서 1650만원으로 올랐고 매입 3년여만에 1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겼다. 

지은 지 오래된 원룸도 '메이크업'을 통해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총 공사비는 100만원 미만이다. /빌딩드림

-꼬마빌딩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위치다. 지역 핵심 상권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눈에 띄게 건물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이 좋을 때는 강남, 성수동, 홍대입구 등 소위 ‘뜨는 지역’ 인근엔 어디든 괜찮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조금 가라앉으면서 매도자 우위가 한풀 꺾였다. 이런 시기엔 핫한 상권의 외곽보다 외곽 상권에서도 핵심 지역을 선점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예전엔 강남 외곽의 단독주택도 좋았지만 지금은 별로다. 강남의 어설픈 지역에 투하자면 비슷한 입지에, 비슷한 업종의 건물이 많아 건물주가 을(乙)이 된다. 반면 외곽 상권은 위치나 유동인구는 강남보다 떨어져도 임대인이 갑(甲)이 된다. 

 

예를 들면 최근 거래했던 지하철 7호선 상도역 인근 건물을 보자. 주변에 눈에 띄는 특별한 빌딩이 전혀 없었다.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지역이었는데 코너 건물이 나와 사들였다. 이미 스타벅스와 폴바셋에서 좋은 임대 조건을 제시하면서 입점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요즘 꼬마빌딩 투자하기 좋은 지역은.

새로운 교통수단 개통에 따른 ‘빨대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지하철 5호선이 생기면서 하남 상권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5호선 개통 수혜지는 강동구라고 생각한다. 강동구 천호동 상권이 하남 상권보다 한 단계 위에 있어 고객들이 몰릴 것이다.

한창 공사 중인 신림경전철 최대 수혜지로 예상되는 신림역 일대. /조선DB

신림동에도 경전철이 뚫리면서 역세권 밖에 있던 이들이 경전철을 이용해 인근 상권 거점으로 쏟아질 것이라고 본다. 새로 개통되는 역 주변 상권도 좋아지겠지만 경전철을 이용해 사람들이 먹고 마시러 가는 곳은 결국 대형 상권인 신림역일 것이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가격이 저평가된 곳도 좋다. 마포구 연남동이나 종로구 익선동은 상권 형성기만 해도 3.3㎡(1평)당 1000만~3000만원 정도였다. 최근엔 마포구 상암동 메인 도로변이 3.3㎡당 5000만~6000만원, 이면도로는 3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팔린 사례가 많았다.


-꼬마빌딩 투자 여건은 어떤가.

현재 꼬마빌딩 시장 최고 이슈는 은행대출이다.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연간 부동산 임대소득을 연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시행 이후 대출한도가 크게 줄었다. 상가는 임대소득이 이자보다 1.5배 많아야 대출이 나온다.


금리인상은 아직 영향이 크진 않다. RTI가 도입되면서 지난 5월부터 매수세가 떨어지고 거래량도 많이 줄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자들이 법인을 만들거나 사들여 건물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법인 이름으로 건물을 사면 RTI 적용을 받지 않고, 대출 금리도 더 싸다. 개인의 경우 연 3.5%이지만 법인은 2.5%까지 낮아진다.  

 

다만, 서울은 과밀억제권역이어서 법인을 만들더라도 5년 이내 부동산을 매입하면 취·등록세 중과세가 적용된다. 따라서 미리 법인을 만들어놓고 5년 후에 건물을 사거나, 이미 등록된지 5년 넘은 법인을 매입해 건물을 사는 방법이 있다. 


글=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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