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깬 건축 거장의 집 속속 등장

조회수 2018. 5. 23. 1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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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더 포레 드 루미에르', 1세대가 5개층 사용하는 혁신 설계..전원주택에도 유명 디자이너 참여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집을 갖고 싶다."


직사각형 평면에 성냥갑처럼 생긴 아파트를 뛰어 넘는 '하나 뿐인 집'에 살고 싶은 욕구를 겨냥한 특화 주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축기술 향상과 비싼 집이 잘 팔리는 고급화 바람까지 맞물려 특화 건축이 주택 시장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에선 유명 건축가가 타운하우스는 물론 일반 아파트 디자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출처: 더 포레 드 루미에르
경기 분당 구미동에 들어설 '더 포레 드 루미에르'의 중정.

한 세대가 5개층 사용하는 타운하우스 등장


일명 '분당의 비버리힐스'라고 불리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들어설 '더 포레 드 루미에르' 타운하우스는 층별로 세대가 구분되는 기존 주택의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형태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하 1층~지상 3층 주택의 지하층부터 다락층까지 총 5개 층을 1세대가 사용한다. 일본의 건축 거장 케이스케 마에다(Keisuke Maeda)와 국내 타운하우스, 단독주택 건축의 권위자인 이한종 성균관대 교수가 함께 설계했다. 

출처: 더 포레 드 루미에르
분당 구미동 '더 포레 드 루미에르' C타입 평면도. 지상 1~3층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중정(빨간 네모부분)이 돋보인다

‘더 포레 드 루미에르’는 개별 세대의 내부에 지상 1~3층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11m 높이 중정(中庭·건물 안에 만든 뜰)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각 층에는 중정을 통해 햇빛과 바람이 들어온다.


개별세대 앞쪽과 뒤쪽에는 널찍한 마당이 있고, 3층과 다락층에는 테라스형 정원까지 만들었다. 아파트처럼 사생활을 완벽하게 지키면서 각 층에서는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느낄 수는 것이 장점이다. 각 세대별로 4인용 엘리베이터가 집안에 설치되고 층고는 최고 6.5m에 달한다.

출처: 더 포레 드 루미에르
더 포레 드 루미에르를 설계한 마에다(오른쪽)와 이한종 교수

이 집을 설계한 케이스케 마에다는 "집합주택이지만 거주자들이 개인주택에 사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일본의 전통 주택인 '나가야'와 한국의 '한옥'을 참고해 타운하우스의 형태로 새로운 건축 설계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안에는 햇살과 바람을 끌어들여 풍부한 채광과 환기, 개방감을 선사하고, 사람들이 자연 그대로의 집에 살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더 포레 드 루미에르는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연립주택 29가구으로 주차는 가구당 2대가 넘는 총 68대가 가능하다. 타입별 가구수는 A1타입(전용면적 175㎡) 1가구, A2타입(전용면적 172㎡) 2가구 등 전용 127~175㎡로 구성된다. 

출처: 더 포레 드 루미에르
‘더 포레 드 루미에르’의 지상 1층에 마련된 부엌

전원주택도 유명 디자이너 속속 참여


경기 양평군의 전원주택 단지에도 유명 건축가가 참여한 주택이 선보인다. ‘양평 5차 벨에어’는 김남주 에이드 앤(Aid&associate) 대표 건축가, 장해철 에스엔디 대표가 전체 설계를, 공간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엘렌 킴이 단지 디자인을 맡았다. 


타입별로 반층 구조를 활용해 공간을 적절하게 분리하고 그로 인해 형성되는 빈공간(Void space)을 자유롭게 활용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지면적 1만8181m²에 총 45필지로 구성된다. 가구당 제공되는 대지면적은 255∼601m²이다. 집은 5개 타입에 전용면적 109∼158m²로 구성된다.


건축설계사무소 '범건축'의 윤성식 상무는 "최근 소득 수준이 증가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연립이나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DB
경기 양평군 ‘양평 5차 벨에어’ 타운하우스.

아파트 시장도 디자인 특화경쟁 치열


타운하우스 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 시장에서도 남들과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한 특화 경쟁이 치열하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 중심으로 디자인 특화 경쟁이 활발하다.


GS건설은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설계에 글로벌 건축 디자인 회사인 SMDP, 글로벌 조경 회사 SWA와 협업해 건물 외관·조경을 설계하기로 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SMDP는 미국 시카고 포드햄스파이어 등 세계적 랜드마크와 일산 킨텍스를 디자인했다. SWA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버즈칼리파와 미국 디즈니월드 조경을 설계한 회사다.

출처: GS건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완공 후 모습.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기 위한 아파트 설계 특화도 치열하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수주를 위해 현대건설은 설계에 HKS, 조경과 인테리어는 CRTKL과 협업했다. CRTKL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설계에 참여했던 업체다.


지방에서도 특화 주택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울산에 짓는 '빌리브 울산'에는 SMDP 수석디자이너 겸 CEO인 스콧 사버가 디자인한 외관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아파트 51~84㎡ 405세대, 오피스텔 53~64㎡ 162실로 구성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건축 미학을 강조한 주택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더 포레 드 루미에르'를 설계한 이한종 성균관대 교수는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는 주택에서도 예술적 가치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획일성을 벗어나려는 욕망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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