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땅 아니었나..감정가 750%에 팔린 산골 임야

조회수 2018. 3. 24.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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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개설로 둘로 나뉘게 된 강원도 정선군 1500평..강원랜드 인근 개발 가능성 보고 31명 몰려 경합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직전리 강원랜드 인근에 있는 한 임야. 1500평(약 4900㎡)에 감정가격이 1938만3000원에 불과할 정도로 별볼일 없는 땅이다. 땅 한가운데 도로가 놓일 예정이어서 언뜻 보기에 활용 가치도 떨어져 보인다. 그런데 이 땅이 최근 법원 경매에 나와 31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750%인 1억4555만원에 낙찰되면서 경매 업계를 놀라게 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 땅 한가운데는 신설 예정인 사북~직전 구간 도로에 편입될 이른바 ‘도로 저촉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멀쩡한 땅이 도로 때문에 나눠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감정가를 기준으로 받는 토지 보상비 액수는 크지 않고, 도로가 땅을 가로질러 놓일 경우 땅의 이용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의 한 임야. 감정가의 750%인 1억4555만원에 낙찰됐다. /부동산태인

사북~직전 구간 도로개설 공사는 강원도 정선군 사북리 강원랜드 입구에서부터 직전리를 잇는다. 이달 말까지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해 2021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산골이었던 정선군 사북리는 강원랜드가 문을 연 이후 유동인구와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주거·편의시설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강원랜드 주변에 배후단지 역할을 할 주거 공간 개발이 필요해졌다. 사북~직전 구간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그 일환이다. 

경매로 팔린 직전리 임야의 지적도. 땅이 도시계획시설도로로 나뉘었다. /부동산태인

땅 한가운데 도로가 놓이는 불리한 조건임에도 높은 가격에 낙찰된 이유는 이 땅이 강원랜드와 관련된 주거 공간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주택 개발이나 강원랜드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시설 등 후속 사업이 기대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감정가보다 7배 이상 비싼 가격이 낙찰받은 낙찰자가 새로 건설되는 도로를 ‘꽃길’로 느끼며 지나다니게 될지, 아니면 별볼일 없는 흙길로 느끼게 될지 궁금해지는 사건”이라고 했다. 


글=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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