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끼? 빵재? 유절? 헷갈리는 목재 용어

조회수 2017. 12. 18. 14: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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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재료 따라잡기] ② 같은 수종도 환경과 지역에 따라 달라..목재는 3mm 정도 여유 두고 주문해야
건축과 건물, 공간의 기초를 이루는 재료는 종류와 가격, 쓰임새가 천차만별입니다. 전문가의 재료 추천을 받더라도 선택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기 때문에 재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땅집고는 건축전문출판사 감씨(garmSSI)와 함께 나무, 벽돌, 콘크리트 등 건축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에 관한 정보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건축재료 따라잡기] ② 헷갈리는 목재 용어, 특성 알기 


목재의 용어를 정확히 알고 상황에 맞게 사용한다면 자신의 요구사항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 용어 차이에서 비롯되는 오해도 줄일 수 있다. 목재는 쓰임에 따라 필요한 강도도, 꼭 지녀야 할 특성도 조금씩 다르다. 목재의 용어와 특성에 관해 알아보자.

출처: 감씨 편집팀
목재를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만, 목재는 자연재로 고유한 DNA를 지니고 있어 일률적으로 분류하고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 알아두면 좋을 목재 구분: ‘속’과 ‘종’


보통 나무의 종류는 ‘속(屬·genus)’과 ‘종(種·species)’으로 분류되는데 건축 재료로 사용되는 목재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같은 수종이라도 지역과 환경에 따라 등급이 나뉘기 때문이다.


다른 재료와 달리 목재는 자연재로 고유한 DNA를 갖고 있어 일률적인 분류가 쉽지 않다. 처음부터 공장에서 제작된 재료라면 엄밀한 표준화가 가능하겠지만 목재는 같은 종으로 분류되는 대상이기 이전에 각각의 고유함을 가진 생명체다. 같은 종이라도 각 개체의 고유함에서 비롯되는 차이가 존재한다. 성별, 국적, 학력, 소득이 같다고 해서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아니듯이 나무 또한 그러하다.

■ 헷갈리는 목재의 명칭: 미송과 ‘빵재’


국내에서는 미송(美松)이라고 불리는 수종이 한 가지가 아니다. 침엽수의 소나무과에 속하는 솔송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가 각기 다른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껍질이 소나무와 비슷해 미송이라고 불려왔다. 다른 목재가 같은 이름으로 불려왔던 것이다. 미송은 미국산 솔송나무(western hemrock·웨스턴 햄록)를 의미한다. 같은 소나무과인 적송(red pine·레드 파인)과 홍송(douglas fir·더글라스 퍼)도 자칫 같은 수종으로 헷갈리기 쉽다. 적송은 소나무, 홍송은 잣나무로 각기 다른 수종이다.


이름도 낯선 ‘빵재’는 업계에서 넓은 원목 판재, 즉 우드 슬랩(wood slab)을 부르는 명칭이다. 나무의 껍질을 가공하지 않고 세로로 절단한 목재를 의미한다. 절단된 원목의 단면이 식빵이나 떡판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테이블 톱(table top)이라고도 불리는데, 올바른 표현은 우드 슬랩이다.


■ 작지만 큰 차이: 올드 그로스와 세컨드 그로스, 유절과 무절

출처: 감씨 편집팀
옹이는 나무가 성장하면서 나무의 몸에 박힌 나뭇가지의 그루터기나 그것이 자란 자리를 의미한다. 옹이가 있는 목재는 유절, 옹이가 없는 목재는 무절이라고 한다.

업계와 시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중에 올드 그로스(old growth)와 세컨드 그로스(second growth)가 있다. 올드 그로스는 자연목을, 세컨 그로스는 조림목을 뜻한다. 자연목은 말 그대로 인위적인 조치 없이 자연적으로 자란 나무를, 조림목은 나무를 심거나 씨를 뿌리거나 하는 따위의 인위적 방법으로 조성한 숲에서 키운 나무를 말한다.


유절(有節)과 무절(無節)의 차이도 알아두면 좋다. 유절은 옹이가 있는 목재, 무절은 옹이가 없는 목재를 가리킨다.


■통일이 필요한 단위법: 미터법으로 환산하기

출처: 감씨 편집팀
목재의 용어가 통일되어야 하는 것처럼 목재의 규격과 단위도 통일되어야 한다. 취급 규격과 단위에 따라 목재의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목재 구매에 나설 때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목재의 규격과 관련된 용어다. 낯설고 어색한 용어들로 가득하다. ‘재’라는 말부터 알아보자. 재는 부피를 나타나는 기준으로 흔히 목재 가격을 측정하는 단위로 사용된다. 일본어로는 ‘사이’라고 불리며 현장에서 주로 쓰인다. 재를 미터법으로 바꾸려면, 1입방미터(㎥)가 약 300재이므로 재로 환산된 부피를 300으로 나누면 된다.


바닥재는 면적을 기준으로 측정되며 ‘헤배’나 ‘평’당으로 유통된다. 구조목은 개수로 판매된다. 정형화된 목재를 판매할 때에는 ‘자’를 기준으로 하는데 업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1자는 1척과 같고, 치를 기준으로는 10치이다. 미터법으로는 30.3cm이다.


목재를 주문할 때 필요한 또 다른 팁 하나. 목재는 가공하고자 하는 규격보다 3mm 정도 여유를 두고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다. 옹이의 유무, 대패질과 톱질의 두께 등에 따라 가공 후 규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이름조차 헷갈리는 용어들: ‘다루끼’ ‘투바이’ ‘오비끼’


긴 원목을 네 개의 각으로 쪼갠 각재는 가로, 세로, 높이에 따라 각각 다른 명칭을 가진다. 국내에서는 ‘다루끼’ ‘투바이’ ‘오비끼’로 불리는데 세 단어 모두 일본 잔재다. 다루끼는 30×30×3600mm(가로×세로×높이) 또는 27×27×3600mm, 투바이는 30×69×3600mm 또는 30×65×3600mm이다. 오비끼는 81×81×3600mm이다.


■ 나무를 이해하기: 강도와 무늬


나무는 봄에는 빠르게, 가을에는 느리게 자란다. 그리고 겨울에는 성장이 멈춘다. 봄에 자란 부분을 춘재(earlywood), 여름과 가을에 자란 부분을 추재(latewood)라고 한다. 춘재는 빨리 자란 탓에 조직이 무르고 색이 밝다. 반대로 추재는 천천히 자라 조직이 치밀하고 색이 어둡다. 춘재와 추재가 한 켜씩 쌓이며 나이테가 생기고,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같은 수종이지만 색과 결이 다른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는 세포의 생사로 구분하는 심재(heartwood)와 변재(sapwood)가 만들어낸 모습이다. 단면을 살펴보면 가운데 부분인 심재는 색이 진하고, 테두리를 구성하는 변재는 연하다. 심재는 죽은 세포로 단단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나무의 형태를 유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변재는 지금 한창 자라나고 있는 세포로 물과 양분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 크고 작은 변화에도 오래 견디는: 내장재 나무들

출처: 감씨 편집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참나무, 물푸레나무, 호두나무, 편백나무, 오동나무, 티크.

내구성이 뛰어나고 뒤틀림이 적어 변형이 잘 일어나지 않는 나무들이 내장재로 사용된다. 가구나 바닥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참나무(oak·오크)를 비롯해 참나무보다 밝고 무늬가 곱지만 조금 거칠어 한 번 더 다듬어 사용하는 물푸레나무(ash·애쉬), 밝고 균일한 색상과 연한 목질의 가문비나무(spruce·스프루스)가 있다. 진하고 검붉은색의 호두나무(walnut·월넛)는 특유의 광택으로 고급 가구나 치장을 위한 목재로 인기가 높다. 나무조직이 치밀하고 탄성이 뛰어난 너도밤나무(beech·비치)는 가구, 마감, 건축에 두루 쓰이는 만능목재다. 향이 없어 주방용품으로도 많이 쓰인다.


피톤치드가 풍부해 욕조로도 쓰이는 편백나무(cypress·사이프러스), 가공이 쉽고 부드러워 마감재나 창호뿐만 아니라 악기에도 사용되는 오동나무(paulownia·파울로니아), 나무 자체의 오일 성분으로 병충해에 강한 티크(teak)가 있다. 모두 내구성이나 다양한 색상, 아름다운 결을 함께 지녀 사랑받는 목재들이다.

■ 변하지 않는 단단함을 갖춘: 외장재 나무들

출처: 감씨 편집팀
물푸레나무는 결이 아름답고 신축성이 뛰어나 가구, 마루, 문 등 실내용으로 많이 쓰인다.

외장재로 쓰이는 목재는 높은 강도와 단단함을 기본으로 갖추면서도 온도 변화와 습기에 강하고 쉽게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 가격대가 높지만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이페(ipe)는 데크나 정원에 많이 사용된다. 마호가니(mahogany)는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가볍고 다루기 쉬워 가구, 선박, 악기에 제격이다. 곱고 균일한 결을 지닌 모말라(momala)는 내구성이 탁월하며 토양과 접하는 곳에 주로 쓰인다.


특유의 향과 부드러운 결을 가진 적삼목(western red cedar)은 나무 자체적으로 해충이나 부식을 견뎌내는 방부 성분을 지닌 고급 외장재다. 특유의 짙은 갈색이 고급스러운 멀바우(merbau), 자연방부 기능을 갖춰 별도 화학처리를 하지 않아도 내구성이 높은 방킬라이(bankilrai)가 있다.


■ 필요에 맞게 기능을 채운: 특수 가공 목재

출처: 감씨 편집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페, 마호가니, 모말라, 적삼목, 멀바우, 방킬라이.
출처: 감씨 편집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탄화목, 방부목, 집성목, 방습합판, OSB, 미송합판.

가공목재는 여러 방법으로 가공하여 필요한 기능을 더한 목재들이다. 강도를 높이거나 원하는 크기와 두께를 얻기 위해 자르고 붙이거나 열처리 같은 방법으로 가공한다. 방부목(preserved wood)은 일반 목재에 크롬, 구리 등으로 구성된 목재보존제를 침투시켜 방부처리해 만든다. 데크와 사이딩처럼 기후 변화나 습기를 견뎌야 하는 외부에 많이 쓰이며, 화학약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실내에는 사용해선 안 된다.


탄화목(thermowood)은 천연 원목에 48~96시간 동안 고온 열처리해 천연 원목 고유의 변형되거나 수축되는 문제를 개선한 목재를 가리킨다. 일반 목재의 구조적인 성질을 개량해 강도와 안정성을 높인 공학목재도 여기에 속한다. 목재를 세로로 잘게 자른 가닥이나 얇게 켜낸 판을 접착해 만든다. 나무를 재단한 뒤 접착제로 이어 붙여 크게 만든 집성목(glulam·글루램), 합판으로 대표되는 판상재도 공학목재의 한 종류다.


글=감씨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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