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달동네 아니었나" 요즘 응봉동이 웃는 이유

조회수 2017. 12. 12. 11: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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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리포트] 재건축 속속 추진되고 골칫덩이 레미콘공장 이전도 확정..정부 규제에도 집값 강세

응봉산 자락 아래 대단지 아파트들이 오밀조밀 들어선 서울 성동구 응봉동. 이곳은 한강과 서울숲 조망권이 좋다. 응봉교와 성수대교를 통해 강남으로 이동하기도 쉽다. 그런데 집값은 그동안 저평가됐었다.


이유가 뭘까. 지하철 이용이 불편하고, 한때 달동네로 불릴만큼 아직도 낡은 주택이 많은 탓이다. 중랑천 너머 삼표레미콘 성수공장도 골칫덩이로 지적됐다. 


땅집고 취재팀이 최근 응봉동을 찾아본 결과,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8·2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꺾이지 않고 있다. 거래는 다소 줄었지만 주민들 기대감은 여전하다. 

출처: 김리영 인턴기자
서울시 성동구 응봉동 일대.

재건축·레미콘공장 이전 등 호재 잇따라

응봉동의 최대 약점은 지하철 교통과 신축 아파트 부족이다. 지하철역이라고는 경의중앙선 응봉역 하나뿐이다. 응봉동에 사는 김모씨는 “동네에서 성수대교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가 가깝고 노선도 많아 지하철보다 버스를 많이 탄다”고 했다. 다만 주민들은 지하철이 부족하지만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신축 아파트도 거의 없다. 대림강변타운(2001년 10월 입주)과 응봉리버그린동아(2003년 6월 입주)가 그나마 신축급이다. 나머지 아파트는 모두 1980~90년대에 지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지역 개발 호재가 계속 발표되면서 동네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입주 30년 넘은 아파트 중심으로 재건축 논의가 본격화했다. 낡은 단독주택이 밀집했던 응봉1구역은 재건축이 확정됐다. 서울숲 조망을 해치던 삼표레미콘 성수공장도 지난 10월 이전이 결정됐다. 

출처: 김리영 인턴기자
응봉교에서 바라본 서울 성동구 응봉동 일대.

1987년 입주한 응봉대림1차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지나면서 주민들 사이에 재건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1989년 지어진 대림 2차도 2년 후면 재건축 연한을 모두 채워 곧 재건축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림1차아파트는 중랑천과 응봉산을 끼고 서울숲공원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경의중앙선 응봉역까지는 직선거리로 150m 떨어졌다. 당초 리모델링을 검토했지만 지금은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만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출처: 김리영 인턴기자
응봉대림1차 아파트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림1차 맞은편 응봉1구역에는 다세대·단독주택이 많다. 이곳은 현재 재건축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응봉1구역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내년에 건축심의와 사업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아파트 501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출처: 김리영 인턴기자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응봉1구역.

그동안 서울숲 경관을 가로막아 골칫덩이로 불렸던 삼표레미콘 공장도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삼표산업은 2022년까지 성수 레미콘 공장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는 서울시와 성동구가 서울숲공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장 이전을 큰 틀에서 합의한 상태이며 내년 1월 추가 협약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1월 협약에서는 땅 소유권 문제와 세부이전 계획을 논의하고, 승마장과 유수지 활용 등 서울숲 통합 개발 계획도 내년 2월까지 내놓겠다”고 했다. 이전이 완료되면 응봉동에서 바라보는 서울숲 경관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전망이다.  

출처: 김리영 인턴기자
응봉교에서 바라본 삼표레미콘 성수 공장. 지난 10월 서울시와 이전을 합의했다.

8·2대책에도 집값 강세…거래는 다소 줄어

응봉동 집값은 개발 기대감으로 올 상반기에 크게 출렁였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까지 투자가 활발했지만 연이은 규제로 최근엔 거래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신세계부동산 관계자는 “실수요자가 많고 재개발 논의가 활발해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빠져나갔어도 소형엔 실수요가 많아 거래만 되면 비싸게 팔린다”고 했다.


응봉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대림강변타운(1150가구)이다. 8·2대책 불구하고 중소형은 큰 폭으로 뛰었다. 59㎡(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10월 6억2000만원(13층)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5억7500만원(20층), 5억6000만원(12층)으로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8·2대책 이전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84㎡ 역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2층 매물이 7억2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중대형인 114㎡는 가격이 약세다. 지난 4월 8억5900만원(18층)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8월초 8억2500만원(15층)을 끝으로 3개월 이상 거래가 끊겼다.

출처: 다음로드뷰
응봉동의 최대 단지 중 하나인 대림강변타운 아파트.

대림1차도 재개발 기대감에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63㎡가 지난달 4억8000만원에 팔리며 올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75㎡는 올 7월 5억7000만원(13층)에 거래된 이후 9월에 5억7500만원을 끝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상반기 내내 6억원대에서 거래되던 113㎡는 올 9월 7억3700만원(10층)으로 올랐다가 10월과 11월에 7억2000만원에 2건이 매매됐다.


대림2차는 59㎡가 지난 8월 4억3950만원(11층)에 팔린 뒤 4억3000만원대에서 꾸준하게 거래되고 있다. 84㎡는 올 10월 5억5000만원대에 2건이 거래됐다. 역시 8·2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름세다. 


글=김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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