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확산이 가져올 부동산 2차 혁명"

조회수 2017. 12. 12. 14: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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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현일의 미국&부동산] "2035년 셀프드라이빙 차가 전체의 25% 차지..주차장 사라지고 외곽이 뜬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거리에서 운전자 없는 차량을 쉽게 마주하는 시대 말이다. 영어로는 셀프 드라이빙 카(Self-driving car), 한국말로는 자율 주행 자동차다. 


구글과 애플은 물론 벤츠, BMW, 아우디, 현대 등 대부분의 IT(정보기술) 공룡과 메이저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율 주행 차량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스턴 컨설턴트에 따르면 2022년이면 도심 자율 주행차의 기술 개발이 완성되고, 2035년에는 자율 주행 차량 판매가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출처: 김지호 기자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를 달리던 자율주행차 스누버(SNUver)의 운전자가 양손 엄지를 들어 올리며 주행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누버는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에서 만들었다.

부동산 업계도 이 시대를 넋놓고 기다릴 수 없다. 과거 자동차의 발명은 도시 계획과 부동산 개발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자율 주행 차량의 상용화도 이에 버금가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준비 없이 이 시대를 맞았다간 뒤통수를 제대로 맞는다는 소리다. 자율 주행 차량이 도시와 도로, 부동산 개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자.

출처: 히스로공항 홈페이지
영국 히스로공항의 자유주행 셔틀.
"주차 공간 줄여 상업용으로 활용"

우선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주차다. 자율 운행 기술은 개인 자동차 소유 비율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아파트 등 주거지의 주차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이는 부동산 개발 계획 단계부터 주차 공간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공간을 줄여 다른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각 도시의 주차 시설 규정에 의해 필요 이상의 주차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정은 결국 자율 차량 시대에 맞춰 개정될 것이다.


이에 따라 발 빠르게 미래 주차 공간 활용에 대해 고심하는 개발회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LA의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인 아발론베이 커뮤니티즈는 LA 도심의 예술지구에 아파트 건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차공간을 미래에 다른 공간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설계했다. 추가 주차 공간이 필요 없어질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메사추세츠주 서머빌시는 아우디의 도시 미래 연구소와 협력해 주차장 공간을 62%나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 중이다. 이 연구 결과가 이 도시의 주차 공간 개발 정책에 적용될 전망이다.

출처: 남강호 기자
여행객들의 차량으로 가득차 있는 인천국제공항 장기주차장.

"고속도로보다 도심 이동 교통 정책 필요"

자율 차량 주행이 일상화되면 가장 붐비게 될 곳은 어디일까. 바로 도로변이다. 차를 주차할 필요없이 건물 등 목적지 앞 도로변에서 차에 타고 내리는 일이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교통 체증과도 맞물려 있어 자율 차량 시대를 위한 도시 계획에서 꼭 풀어야 할 과제이다. 도로 중간에 손님을 태우고 내리는 우버와 리프트 등의 사용 증가로 이 문제는 이미 심심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도로 연구가 고속도로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도심 거리 이용에 대한 편리성 연구가 필요하다. 만약 이런 준비 없이 자율 차량 시대가 도래한다면 도심의 교통 체증은 한층 심해질 것이다.


미국의 지방 정부 입장에서는 시 수입 감소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자율 주행 차량의 경우 교통 법규를 잘 지키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고, 불법 주차를 할 필요가 없어 그만큼 시의 교통벌금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각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심각한 문제다. 이에 따라 각 지방 정부 중심으로 새로운 주차 규정과 도로별 속도 규정, 공공 주차 시설의 용도 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출처: 블룸버그
다라 코스로사히 우버 CEO

역(逆) 도시화 현상 가속될 수도

여기에 대도시권 외곽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역 도시화 현상이 가속될 수도 있다. 차 안에서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교통 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


오랜 기간 도시 계획 연구자들의 핵심 과제는 1~2%라도 더 많은 사람이 자가 차량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율 주행 차량은 하루아침에 이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자기가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차 안에서의 시간을 자기 계발이나 업무, 여가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어 너도나도 대중교통이 아닌 1인용 차량을 이용할 것이다. 그럼 자연히 차량 정체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자칫 준비 없이 이 시대를 맞으면 도시가 교통 체증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제 도시 계획 연구자들의 핵심 과제는 대중교통이 아닌 자율 주행 차량에 맞는 도시 설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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