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도 삼켜버린 차이나 머니

조회수 2017. 10. 18. 11: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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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현일의 미국&부동산] 지난해 對美 부동산 투자 20조원 넘어..캐나다 제치고 처음 1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의 전쟁터다. 어느 시장보다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된다. 유럽·캐나다·중국·한국 등 글로벌 큰손들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수조 원을 쏟아붓는 이유다.

전통적인 최강자는 인접국 캐나다. 하지만 이제 아시아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 1위에 올랐다. 매년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는 한국 기관 투자자들도 가장 큰 경쟁자가 어느 도시,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를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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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만 192억 달러 쏟아부어

중국 자본은 이미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슈퍼 파워’이다. 역시 대국은 대국. 최근 ‘쿠시맨 앤드 웨이크필드’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은 미국에 192억 달러를 투자했다. 한국 돈으로 20조 원을 넘어선다. 이는 외국인에 의한 총 미국 상업부동산 투자의 29%를 차지하는 규모다. 2015년 173억 달러와 비교해도 10% 정도 증가했다. 


거래 단위 규모도 ‘억’ 소리가 난다. 전체 투자의 64%는 딜 단위 투자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선다. 중국이 랜드마크 투자에 집중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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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투자한 큰 손 중의 큰 손은 중국 보험사였다. 한국 동양생명 최대주주이기도 한 안방보험그룹(Anbang Insurance Group)은 지난해 9월 총 65억 달러의 미국 내 호텔과 리조트 포트폴리오를 인수했다. 차이나생명보험도 작년 10월 스타우드캐피탈그룹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호텔 포트폴리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 정도 투자는 중국 보험사들의 자본 규모를 생각할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해외 투자금이 총자산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보험규제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보험 산업의 가치는 약 1조 8300억 달러에 달한다.

안방보험 본사 건물

뉴욕 등 게이트웨이 도시에 집중

그럼 중국 자본은 어느 지역, 어떤 자산을 선호할까? 우리의 일반적인 예상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중국 투자자들은 역시 동부와 서부 게이트웨이 도시를 선호했다. 전체 투자금의 46%는 뉴욕에 집중됐다. 샌프란시스코에는 15%, LA에는 7% 투자가 이어졌다. 그 뒤로는 시카고(5%), 시애틀(2%) 순이었다. 전체 투자의 76%가 상위 5개 도시에 집중된 것이다.


자산도 일반적이다. 호텔과 오피스에 집중됐다. 지난해에는 호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보험사들이 호텔 포트폴리오 메가딜에 돈을 쏟아부은 결과다. 지난해 86억 달러가 호텔 인수에 투자됐다. 2015년 28억 달러보다 3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오피스 투자도 2015년 35억 달러에서 2016년에 75억 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산업용 부동산 투자는 2015년 83억 달러에서 8억6000만 달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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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마천루들.

중국, 대규모 해외투자에 족쇄

이런 중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까?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정부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더는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부(國富) 유출을 막고,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중국 달러 보유고를 일정 이상 유지하려는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선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외에 10억 달러 이상의 인수합병을 금지시켰다. 또 중국보험규제위원회는 해외 투자 한도를 현재 총자산의 15%에서 1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해외 송금 규제로 투자를 위해 해외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 크게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기회다. 미국의 코어 자산을 중국과의 출혈 경쟁없이 더 낮은 가격에 인수할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지난해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여러 보험사가 뉴욕 오피스 빌딩에 선순위 대출을 하는가 하면, 연기금들이 코어 오피스 자산을 인수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한국 금융기관들의 미국 투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시장 1위 투자자의 일보 후퇴를 한국 투자자가 일보 전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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