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주택 사면 5년 양도세 면제해 준다더니..

조회수 2017. 9. 9. 12: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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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철의 절세캅] 그때 그때 달라지는 양도세 감면 규정, 팔 때 꼭 확인해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양도소득세 100% 감면이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혜택을 줄이기 때문에 실제 양도 시점에 제도가 바뀌지 않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서울 대치동의 지율아파트는 2003년 준공한 재건축 단지다. 조세기씨는 조합원으로 1995년 지율아파트를 샀고 재건축을 거쳐 신축아파트에 입주했다. 정부는 IMF 이후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신축 주택 양도소득세 감면안을 발표했고, 지율아파트도 감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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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1995년 당시 1억원에 아파트를 샀고, 현재 시세는 9억원이다. 아파트 2채가 더 있는 조씨는 세금 부담 등을 고려해 얼마 전 지율아파트를 팔았다. 물론 양도소득세 부담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이미 다른 조합원들이 집을 팔면서 양도세를 거의 내지 않은 것을 봤기 때문이다.


조씨는 잔금을 받고 나서 절세캅에게 물어봤다. 절세캅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세기야! 2016년부터 양도소득세 계산방법이 바뀌었다. 왜 미리 안 물어보고 계약했니.”

법은 그대로...감면 대상자 계속 바뀌어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1998년과 2001년에 양도소득세 감면 방안을 발표했다. 5년간 양도차익을 감면해 준다는 내용인데, 서울의 경우 2001년5월23일부터 2002년 말까지 아파트 분양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대상이다. 해당 기간에 준공 또는 일반분양자의 계약이 체결된 재건축 조합원들도 감면 대상에 포함된다.


이 규정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논란이 벌어졌다. 우선 감면대상기간(2001년 5월23일~2002년 말)에 준공되지 않은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과세(課稅)가 문제가 됐다. 법령에는 분명히 감면대상기간 내에 일반분양자가 있다면 조합원도 감면해주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과세관청에서 이를 배제한 것. 결국 대법원에서 감면대상 기간에 일반분양 계약이 이루어졌다면 조합원도 감면받는 것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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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논란은 고가(高價)주택의 기준 문제였다. 당시 고급주택은 감면대상에서 제외됐고 그 기준은 면적과 금액이었다. 아파트의 경우 전용 45평 이상이면서 6억원을 초과하면 고급주택에 해당한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분양시점에는 6억원 이하여도 양도시점에 6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면적 기준이 상당히 중요한 관건이 됐다. 6억원을 초과하지만 면적이 45평에 미달하면 감면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상복합아파트의 발코니 면적이 전용면적에 포함되는 지 여부가 다시 한번 쟁점이 됐다. 결국 이번에도 법원은 납세자의 편에서 발코니 면적을 제외한 면적으로 판단하라고 판결했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세번째 이슈는 감면대상 소득에 대한 것이었다. 당초 법령은 취득일부터 5년 내의 양도차익에 대해 감면한다고 규정했다. 당시 법령으로 보면 조합원이 종전 주택을 취득한 때부터 준공 후 5년까지를 감면대상 소득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이런 방식으로 재건축 조합원들은 당초 취득시부터 준공 후 5년까지의 양도소득에 대해 감면을 받아왔다.


이후 국세청에서 취득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재건축 조합원에 대해서도 감면대상이 되는 기간은 새로운 아파트가 준공된 시점부터 5년이고, 해당 기간에 대해서만 감면해 준다는 것. 즉, 재건축 조합원은 최초 취득시점부터 양도일까지의 총 양도소득에서 신축아파트의 준공일부터 5년까지 발생한 양도소득만을 감면해준다는 것이다.  

양도세 5년 면제 혜택을 광고하는 한 아파트.(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국세청의 해석 변경은 이미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조합원과 세금환급을 받은 조합원들에게 거액의 세금추징 사태를 가져왔다. 해당 유권해석은 결국 대법원 판례에 의해 취소됐고 조합원은 종전 주택 취득시부터 기산해 감면대상 양도소득을 계산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2015년말에 개정된 세법이다.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후 정부는 취득일에 대한 과세관청의 견해를 시행령으로 보완했다. 2016년 이후 양도하는 감면대상 재건축 조합원의 경우 최초 종전주택의 취득시점이 아닌 신축주택의 준공시점부터 5년간의 양도소득에 대해서만 감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재건축 조합원도 준공 이후부터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만 감면


개정 세법에 따르면 조세기씨는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조씨의 아파트는 1995년 취득시점의 기준시가가 1억원이고, 준공시 기준시가는 5억원, 준공 후 5년이 되는 날의 기준시가는 7억원이었다. 현재 시세는 9억원, 양도시 기준시가는 7억원이다.

새로운 법에 따라 계산한 2015년 이전의 양도시 감면대상 양도소득은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9억원-1억원)*(5년이 되는 날의 기준시가 7억원-준공시 기준시가 5억원)}/(양도시 기준시가 7억원-준공시 기준시가 5억원)= 8억원

그러나 2016년 이후 양도시 조씨의 감면대상 양도차익은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9억원-1억원)*(5년이 되는 날의 기준시가 7억원-준공시 기준시가 5억원)}/(양도시 기준시가 7억원-종전주택 취득시 기준시가 1억원)= 2.6억원

시행령 개정으로 무려 5.4억원이 과세대상 소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세액으로 환산하면 38% 세율 적용해 약 1.8억원의 세금이 추가될 수 있다. 만약 조씨가 1세대 1주택자라고 하면 어차피 비과세여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비과세 대상이 아니라면 엄청난 세(稅)부담 차이로 매매 의사결정이 달라지게 된다. 즉, 다른 주택을 먼저 팔고 해당 주택을 비과세 받거나, 다른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비과세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8·2부동산 대책’으로 다(多) 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제도가 시행되고 투기지역 3주택자 이상은 탄력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내년에는 2주택자도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및 10~20%의 추가 세율이 부과된다. 현재 소득세법상 감면대상 아파트는 3주택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소득세법 시행령이 언제 또 다시 바뀔 지 모른다.

“실제론 양도세 감면 못받는 경우 많아”

감면대상 아파트가 분양계약된 시점은 2002년 말까지이다. 이 때 계약된 아파트는 2005년쯤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문제는 2006년을 정점으로 집값(기준시가)이 하락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급락했다가 최근에야 2006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감면대상 아파트들의 준공 후 5년이 된 시점의 기준시가는 금융위기 전후 기간으로 최초 취득시 기준시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준공 후 5년간 감면대상이 될 양도차익 자체가 없는 결과가 된 것. 오히려 기준시가로 치면 손해를 본 셈이다. 2002년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분양가를 지금과 비교하면 현저히 차이가 날것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준공 후 5년간 양도차익이 있어야 감면을 받을 텐데, 세법상 손해를 봤으니 감면액은 전혀 없다.

[절세캅의 한마디]

현재 투기지역에 속한 감면대상 아파트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최소한 준공시 기준시가보다 5년 후의 기준시가가 조금이라도 더 크다면 감면받을 방법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글=주용철 세무법인 지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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