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나는 참치', 생선도 숙성해야 맛?

조회수 2018. 9. 27. 13: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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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어 한국, 숙성 일본 '너무 다른 스시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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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 세계적으로 일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깨끗한 식재료로 만든 깔끔한 맛, 단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플레이팅은 심지어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분야를 초월한 셰프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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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스시는 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죠?

한국과 일본의 '스시' 취향은 상당히 다르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한국의 경우 활어를 즐기지만, 일본은 숙성된 생선을 즐기고 있는데요. 

출처: 리얼푸드
프리미엄오크우드호텔 일식당 마쯔가제의 총주방장으로 있는 이동훈 셰프를 만나 그 차이를 들어봤습니다.

이 셰프의 주분야는 숙성스시와 가이세키인데요. 숙성스시는 한국인이 즐겨먹는 활어와는 많이 다릅니다.

 “2~3년 전 숙성스시 붐이 일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많이 정착했죠. 그 때는 숙성을 한다 해도 제대로 하는 데가 없었어요. 생선을 포를 뜨지 않고 2~3일 정도 그대로 두는 것을 숙성이라고 했죠. 숙성에도 기술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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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셰프도 처음부터 ‘숙성스시’를 시작했던 것은 아닙니다. 국내 숙성스시의 선구자로 불리는 권오준 셰프(타쿠미곤)를 만나 시작하게 됐죠.

두 사람의 인연이 깊습니다. 일본에서 같은 학교를 다니던 때에 이 셰프는 권 셰프보다 일 년 빠른 선배였죠. 이후 임페리얼 팰리스 일식당 만요, 미쉐린가이드에 오른 스시만, 서래마을 숙성스시 전문점 ‘타쿠미곤’까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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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셰프님을 만나 숙성스시에 대해 배웠어요. 제겐 사부님 같은 존재죠. 그 전엔 숙성스시의 깊은 뜻도 맛도 잘 몰랐어요.”
출처: 마쯔가제

이동훈 셰프는 한국과 일본의 스시 취향은 너무도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활어를 많이 먹는 반면 일본에서는 활어를 먹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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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인들의 경우 치아가 약해 활어의 질긴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신선함’의 기준도 다릅니다.


“우리의 경우 방금 잡아 팔딱팔딱 뛰는 활어를 신선하다고 하죠. 일본에서 돌아온 뒤 숙성스시를 내놓으면 반응은 한결같았어요. 왜 오래된 생선을 주냐, 물컹거려 못 먹겠다는 반응이었죠. ”

출처: 스시만
그래서인지 숙성스시를 처음 선보일 당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스시만에서 숙성스시를 선보일 때, 처음 6개월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합니다. 스시만은 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일식당입니다.

“상한 걸 주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었어요. 6개월 동안 파리만 날렸죠. 숙성스시를 손님들에게 알리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사실 이동훈 셰프 역시 일반 스시를 다루다 숙성스시에 입문할 당시 ‘의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걸 먹으면 탈이 나는 게 아닐까, 꼬질꼬질 삭힌 냄새도 나는데 정말 먹어도 되는 걸까 싶었어요. 손님에게 당당하게 말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반응은 손님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숙성스시의 풍부한 감칠맛은 ‘먹는 사람’이 먼저 알아차렸죠. 국내에서 숙성스시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입소문’ 덕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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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회의 질감을 즐기지만, 사실 생선마다 고유의 맛이 있어요. 참치는 오래 숙성하면 감칠맛이 나고, 흰살생선은 산뜻한 맛이 나요. 신맛이 나는 참치의 종류도 있고요. 숙성스시는 생선 고유의 맛을 살려내는 거예요. ‘천국의 맛, 지옥의 냄새’라고 불리는 과일이죠. 두리안 같은 매력이 있어요. 한 번 맛을 보면 그 맛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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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을 숙성하게 되면 특별한 이점도 생겨납니다.

이동훈 셰프는 "생선은 숙성 과정을 통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영양분이 모아진다"며 "그러면서 이노신산이나 글루타민산이 생긴다. 그러면서 감칠맛이 생긴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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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마다 숙성 기간도 다릅니다. 그 기간에 따라 생선의 향도 달라지지만, 대체로 특별한 향기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흰살생선은 불포화지방산이 별로 없어 보통 하루 정도 숙성을 한다고 합니다. 그 이상 숙성을 하면 상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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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푸른 생선은 더 오래 숙성할 수 있습니다.

"생참치 한 덩어리를 1개월까지 숙성을 해본 적이 있어요. 일반적인 숙성 말고, 다시마에 절이기도 하고, 소금과 식초를 넣어 숙성을 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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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스시는 식감 때문에 스시나 회를 꺼리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입니다.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감칠맛이 일반적인 활어회와는 달리 포만감까지 줍니다.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돼 소화도 잘 되고요. 때문에 소화기관이 약하거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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