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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 금' 마누카 꿀, 가짜 판친다

조회수 2019. 11. 16.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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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호주, 상표등록 분쟁

슈퍼푸드로 주목받는 ‘마누카 꿀’은 뉴질랜드의 마누카(Manuka)라는 야생 관목 숲에서 꿀벌이 만들어낸 꿀을 말합니다.


일반 꿀보다 색이 탁하고 점성이 강하고 견과류처럼 진한 맛이 나죠.

항균작용이 탁월해 위장병 치료에 좋을 뿐 아니라 면역력 증진, 피로 해소, 피부 미용 등에도 뛰어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칼렛 요한슨 등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도 즐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어요.

마누카꿀의 시세는 보통 500g당 100달러(약 12만원) 선이며, 등급이 높은 제품은 더 비싸게 팔려 ‘액체 금’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뉴질랜드헤럴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북섬 아휘리에 있는 ‘트루허니’가 생산한 2017년산 마누카꿀 제품이 영국 런던에 있는 해로즈백화점에서 230g짜리 한 병 가격이 1388파운드(약 210만원)에 팔리고 있어요.

마누카 나무는 포도나무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더 좋은 품질의 꿀을 생산하는데, 지난 2017년의 조건이 다른 때보다 월등히 나빠 효능이 뛰어난 꿀이 생산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마누카꿀은 지난해 수출액이 3억4800만 뉴질랜드달러(약 26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뉴질랜드의 주요 수출품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어요. 건강에 관심이 높은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과 상관없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가짜’ 마누카 꿀이 판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마누카꿀의 절반 가까이가 가짜꿀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어요.


올 초에는 뉴질랜드 유명 건강식품업체인 에버그린 라이프가 마누카꿀에 인공 화학물질을 첨가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 식품안전청은 이 회사가 태닝오일에 사용되는 인공 DHA와 메틸글리옥살(MGO)을 제품에 첨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공 DHA 성분을 일반 꿀에 첨가하면 색과 맛이 마누카 꿀과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식품첨가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수 안전테스트를 받지 않은 물질입니다. 

가짜 마누카꿀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뉴질랜드 업계는 몇년 전부터 상표등록을 추진 중입니다.


이미 자국 외에 유럽연합(EU), 영국, 미국, 중국 등에서 마누카 상표등록을 출원한 상황이죠.


상표등록이 받아들여지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비슷한 제품은 ‘마누카꿀’이라는 이름을 쓸 수 없습니다. 마치 프랑스 와인업계가 자국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발포 와인에만 대문자 시(C)로 시작하는 ‘샴페인’ 이름을 쓰게 한 것과 같은 시도입니다.

이에 대해 마누카 나무가 있어 꿀을 생산하는 이웃나라 호주는 두 나라 제품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뉴질랜드 제품에만 마누카꿀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백악기까지 호주와 뉴질랜드는 붙어 있었기 때문에 두 나라는 다수 식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게 호주 꿀업계의 논리입니다.


또 호주 마누카꿀이 각종 연구에서 동등한 효능을 입증했다는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고 있어요.

호주의 마누카꿀 연구자인 피터 브룩스는 “생산량을 늘릴 여력이 없는 뉴질랜드가 시장을 독점하려는 의도로 상표등록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뉴질랜드 업계는 호주에서 나오는 마누카꿀은 렙토스페르뭄속(屬) 식물 수십종이 섞여 있어서 ‘원조’ 마누카꿀과 속성과 효능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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