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소확행, '커트러리' 탐구생활

조회수 2018. 9. 19. 18: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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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야의 커트러리 지름신에도 이유가 있다.
주방용품 사서 하나하나 채우는 재미로 사시는 분들 생각보다 많으실텐데요, 특히 요즘은 좋은 '커트러리'를 구매했다는 분의 인증샷도 온라인상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커트러리(Cutlery), 무엇인가요?
출처: shutterstock
커트러리는 식사용 기구로서 나이프 세트(Knife Set), 포크(Fork), 스푼(Spoon)을 말합니다. 테이블에 쓰이는 은기류의 총칭이라고도 볼 수 있죠. 커트러리의 초기 어원은 ‘칼’을 뜻하는 라틴어 ‘쿨터(culter)’에서 왔습니다.
출처: shutterstock
말은 생소하지만 사실 우린 커트러리를 많이 봐왔어요. 코스로 음식이 서빙되는 결혼식장에서, 혹은 레스토랑에서 수도 없이 접했습니다.
커트러리, 언제부터 썼을까?
출처: shutterstock
사실 커트러리를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실제로 커트러리의 기원은 '유럽'입니다.
출처: google.com
15세기만 해도 우리나라엔 그릇과 숟가락, 젓가락이 있는 밥상 문화가 있었지만 유럽의 귀족들은 나이프나 손으로 식사를 하곤 했다고 해요.

당시 귀족의 생활상을 다룬 그림에서도 포크가 없는 것을 볼 수 있으실 텐데요... 믿지 못하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사료에서는 '찍어서 먹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대부분 손으로 먹었다'라고 밝히고 있기도 해요.
출처: blogs.getty.edu
그러다 16세기 무렵 이탈리아 귀족 사이에서 ‘위생적 차원’에서의 포크가 사용되기 시작했고요, 그 유명한 메디치 가문 출신 카트린느 비가 프랑스 앙리2세와 결혼하며 포크 문화가 프랑스로 건너가게 됩니다.

이후 포크는 프랑스에서 날개를 달게 되고 전 세계에 소개가 되기 시작합니다.
출처: shutterstock
이후 포크가 들어간 커트러리는 18세기 말~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집권하던 시기,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명이 붙었던 ‘빅토리안 시대’에 제대로 물을 만나게 됩니다.

당시 귀족 사이에서 나름 본인의 신분을 나타내던 정찬 모임에선 훌륭한 음식과 멋지게 꾸며진 다이닝룸이 하나의 기준이 됐고, 거기에 바로 서빙 그릇과 커트러리도 테이블의 기준이 됐죠.
커트러리, 왜 쓰는가?
출처: shutterstock
그럼 과거 유럽 귀족들만 쓰던 것으로 여겨지던 커트러리, 21세기 동양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이유로 쓰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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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가 발달하면서 이제 음식 자체를 ‘끼니’의 도구로 사용하기보다는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부엌 역시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하는 공간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모여 대화하고 즐기며 생활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출처: real-life.co.kr
커트러리는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욱 돋보입니다. 우리가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자 할 때, 최대한 좋은 것들로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의 표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출처: shutterstock
꼭 손님 접대용이 아니어도, 요즘 문화로 자리 잡은 '브런치' 타임에도 커트러리는 빛을 발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휴일 오전 집에서 가볍게 먹을 것을 차려놓고 고급 커트러리로 소확행을 즐기기도 합니다.

지친 한 주 내가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출처: shutterstock
커트러리는 나만의 개성을 타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색상, 디자인 등은 테이블에 앉은 상대방과 이야기 소재가 되기도 하죠.

우리 주변에도 생각보다 좋은 커트러리를 꾸준히 모으는 살림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말을 빌어보자면 "좋은 피규어 사는 것만큼 짜릿하다"네요.

커트러리를 선택하는 기준이야 다양하겠지만 검증이 되지 않은 커트러리 사용 시엔 손목에 무리가 간다거나 표면이 쉽게 벗겨지는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커트러리가 처음 시작한 유럽 시장 직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장 듀보는 누구?
출처: real-life.co.kr
명품 커트러리를 이야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장 듀보입니다. 프랑스의 '칼' 장인들이 오랜 전통을 가지고 생산하는 '띠엘' 지역에서 설립된 '장듀보'는 작은 공방 시절부터 칼 잘 만들기로 유명해서 지금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어요.

현재는 고유 디자인과 컬러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직구템이기도 하죠.
출처: real-life.co.kr
실제 기술을 전수받은 장인들이 만드는 핸드메이드 상품으로도 장 듀보의 명성은 높습니다. 공장에서 기계식으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수작업과 숙련공들에 의해서만 생산되기에 더욱 더 그 정성이 느껴지는 커트러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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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양에선 커트러리 종류를 상당히 세분화해서 구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코스요리 전문점에 갔을 때 나이프는 나이프인데 종류가 다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과 같지요.

실제로 전채, 육류, 생선, 디저트 등의 코스에 따라 각기 다른 나이프를 쓰니 경우의 수만 해도 상당하겠어요. 물론 가정에서 추천하는 커트러리의 종류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출처: real-life.co.kr
가정에서 커트러리를 사용하신다면 스푼, 포크, 나이프 뿐만 아니라 요즘엔 디저트도 많이 먹기에 디저트스푼, 디저트포크까지 준비된 세트 구성 정도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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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접대용으로, 혹은 나를 위한 브런치로도 좋은 소확행 아이템인 커트러리. 어떠세요?

[리얼푸드=김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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