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왕처럼!? 조선시대 왕들의 식사는?

조회수 2017. 10. 28.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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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소박했던 조선시대 왕실의 식사

혹시 이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거지'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드신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건 고대의 속담이에요.
그만큼 아침은 잘 먹고, 저녁은 조금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말을 듣다 보니 궁금한 게 생기네요.
과연 조선시대 '왕'들은 식사를 어떻게 했을까요?
이렇게 많이!?
가짓수를 세기도 벅차게!?

여러 가지 논쟁이 있지만 실제로 조선시대 임금의 밥상은 소탈했다고 해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상다리 휘어지게 차린 요즘의 '전통 궁중음식'은 조선에는 없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식 학자인 김상보 씨 역시 그의 저서에서 "지금 궁중음식 전문점에서 내놓는 밥상은 구한말 요릿집 메뉴의 아류"라고 밝히기도 했어요.
출처: 엑스포츠뉴스
그렇다면 실제로 왕은 식사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출처: shutterstock
▶이른 아침: 초조반
왕은 7시 이전 이른 아침에 '초조반상'을 먹었다고 해요. 아침식사를 통해 절대 위장을 '빈 속'으로 두지 않았다는데요, 보통은 보양이 되는 죽이나 미음, 그리고 곡물의 앙금을 받아서 쑨 죽인 '응이' 같은 것들을 챙겨 먹었다고 합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아침: 조반
아침 10시, 초조반이 소화가 될 때 즈음 먹는 것이 조반. 이땐 우리가 흔히 많이 듣던 '수라상'을 받게 됩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수라상은 총 3개의 상이 차려지는데요,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메뉴는 아닙니다. 흰밥이나 미역국, 김치, 반찬 등을 올려놓는 '대원반', 팥밥과 곰국, 반찬과 냉수 등이 올라가는 '곁반', 마지막으로 전골이나 찜과 같은 더운 음식이 올라가는 '책상반'이 수라상을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 한정식 집에서 궁중 식사라고 나오는 것만큼 화려하진 않죠!?
이렇게 아침을 드셨으면,
점심은 얼마나 거창하게 먹었나
궁금하지 않으세요?
출처: shutterstock
▶점심: 낮것상
우리는 점심을 거하게 먹지만 궁중에서는 말 그대로 마음에 '점'을 찍을 정도로 가볍게 점심을 즐겼다고 해요. 초조반과 마찬가지로 응이, 미음, 죽 등을 먹었다고 합니다. 면이나 만두, 떡국을 먹었다는 기록도 존재해요. 그리고 물론 손님들이 방문하면 메뉴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출처: shutterstock
오후 3시 무렵, 왕은 가볍게 과일 등으로 다과를 즐겼다고 하고요.. (이건 식사 끼니에 포함시키기엔;;;)
▶저녁: 석반
오후 6~7시쯤 먹는 저녁은 다시 석반! 수라상입니다. 오전 조반과 동일하다고 보시면 돼요.

수라상의 음식이 오면 먼저 기미상궁이 독이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젓가락으로 검사를 하고 또 맛을 본다고 하네요. 이상이 없어야 임금의 식사가 시작됩니다. 임금은 대체로 동치미 국물을 먼저 먹고 난 뒤 밥을 먹고 맨 나중에 숭늉을 먹고 식사를 끝냈다고 하네요~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늦은 밤: 야참
조선시대 왕은 업무가 너무 많아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 즐겨온 것이 바로 야참입니다. 야참으로는 면을 먹는 경우도 있고, 혹은 식혜나 약식 등을 가볍게 즐기기도 했다고 하네요.
출처: EBS 역사채널e 캡쳐
임금의 밥상엔 경기도의 햅쌀, 함경도의 미역, 충청도의 멧돼지, 강원도의 은어, 제주도의 전복, 경상도의 김, 개성의 송이버섯, 평안도의 곤쟁이젓 등 조선 팔도가 올랐고,
왕들의 식사 타입도 다 달랐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영조는 하루 세 끼만, 정조는 음식수를 7가지로 제한했다고 합니다.


전쟁이나 극심한 가뭄 때도 왕의 식사는 달라집니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난갔던 인조의 수라상에 반찬으로 닭다리만 달랑 하나 올라갔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지요.

출처: EBS 역사채널e 캡쳐
가뭄의 경우, 세종실록을 보면 "가뭄이 너무 심하여 민생이 염려되니, 진상하지 말라"는 말도 있습니다. 국가의 고락을 함께 한 왕의 식사,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풍성하거나 대단하지는 않았네요!

[리얼푸드=김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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