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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국내 과일 시장을 강타한 과일 중 하나는 씨 없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입니다. 당시 인기를 얻은 또 다른 품종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선 만나보기 어려웠던 포도. 바로 '스윗 사파이어'입니다.

스윗(스위트) 사파이어 포도는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 품종입니다. 이 포도는 생김새가 기이합니다. 길쭉하고 검은 포도가 '줄줄이' 가지에 매달려있습니다. 

독특한 외형 때문에 불리는 이름도 다양합니다. 동그란 일본 포도와는 다른 길쭉한 모양한 때문에 '가지 포도'라고도 불리고요. '위치 핑거(Witch fingerㆍ마녀의 손가락)'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검은 매니큐어를 칠한 마녀의 손톱 같기 때문이죠. 국내에선 '마녀 포도'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가지 하나에 주렁주렁 매달린 길쭉한 스윗 사파이어 포도는요. 지난 여름 미국산 제품(블랙 사파이어)으로 수입된 데 이어 겨울에는 페루산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 품종은 201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상업적 판매가 이뤄진 뒤 전 세계에서 인기라 높은 포도입니다.  

페루는 현재 겨울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늦여름인데요. 이 지역에선 현재 포도가 제철인 셈입니다.

페루는 특히나 기후가 다양하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남미 국가라 여름 과일들의 맛이 뛰어납니다. 슈퍼푸드의 천국이자 미식의 나라로 꼽히는 페루에서 난 스윗 사파이어는 품절만 아니라면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함정이죠.

에디터는 이마트를 통해 배달을 시켜봤습니다. 700g 한 팩에 7980원, 100g 1140원인 꼴입니다. 당도는 보통 18~22브릭스입니다.

강렬한 첫 인상입니다. 마녀 포도라는 별칭은 정말 '찰떡'인데요. 실제로 보면 이게 참 무슨 맛일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비주얼이었습니다.

페루는 사실 농업강국입니다. 감자의 종주국인 것은 물론 각종 채소와 과일부터 노니, 마카, 사차인치, 브라질너트 등과 같은 슈퍼푸드, 커피에 이르기까지 나지 않는 농작물이 없습니다.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면서도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죠.

하지만 먼 길을 온 만큼 껍질째 먹는 과일은 세척이 중요합니다.

베이킹소다를 풀고 물을 부은 뒤 5~10분 정도 담갔다가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세척 과정에서 저는 포도를 다 떼어냈어요. 먹기 편하라고요. 하하.

잘 씻은 포도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줍니다.

그 가운데 가장 적당하고, 길어 보이는 아이를 골라 스틱형 립밤과 크기를 비교해봤습니다. 굵기는 사파이어 승. 길이는 립밤의 승.

(사실 저것보다 더 길쭉한 아이가 있었는데, 이미 먹어치운 뒤 사진을 찍느라 더 작은 포도가 선정됐네요.)

맛은 어떨까요? 이 길쭉한 스윗 사파이어 역시 씨가 없습니다. 먹기 편하고 한 입에 쏙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합격. 심지어 떡볶이를 먹을 때처럼 미끄러지듯 쏙 들어갑니다.

이 포도는 자고로 과일은 '씨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반길만 합니다. 사실, 이렇게 먹기가 편해야 침대 위에 널브러져 먹는 데에 문제가 없죠.

기이한 모습만큼 매력이 넘치는 스윗 사파이어 포도는 현재 기존의 품종에 비해서도 저장력이 뛰어나 재배 농가의 관심을 받고 있는 유망 품종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재배돼 출시된다면 어떤 맛이 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산 스윗 사파이어를 맛볼 날도 찾아오기를 기다려봅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