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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면 요리가 된 쌀국수!

쌀국수라 하면, 가지런히 썬 양파와 고수, 차돌박이나 양지가 자리 잡은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요. 쌀국수의 본고장인 베트남에 채식 인구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의 소비자들은 주기적으로 채식을 하고 있는 인구가 상당해, 채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마저 무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채식은 전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데, 베트남은 이미 진작부터 '트렌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트남에 채식 인구가 많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죠. 건강이나 가치관 때문에 채식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고요. 베트남의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이 종교적 이유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2011년 인구조사 및 2017년 베트남 조국전선회(Vietnam Fatherland Front) 자료를 종합한 결과, 현지 전체 인구 중 2530만 명(27%)이 공식적으로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인정하는 15개 종교 중 주류는 불교, 천주교, 개신교, 까오다이교(Cao Đài), 호아하오교(Hòa Hảo, 불교에서 파생된 현지 종교) 등입니다.

그중 불교 인구는 1100~1400만 명에 달하고 있고요. 불교 이념을 일부 공유하는 까오다이교, 호아하오교와 그 외 현지 민간신앙을 고려한다면, 실제 불교 교리를 따르는 현지 인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채식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불교 신자들의 경우 매월 음력 1일, 15일이나 애도나 기도를 하는 시기에 부처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채식을 하고 있죠.

불교에서 파생된 윤리의식과 신념이 널리 퍼져있는 덕분에, 독실한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채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의 채식 전문 식당은 외식 산업이 가장 활성화된 호찌민시와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 밀집해 있습니다. 현지 최대 음식점 공유 플랫폼 푸디(Foody)에 등록된 채식 전문점은 호찌민시가 923건, 하노이가 205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어요.

베트남 불교 신자의 채식은 우유까지 허용하는 락토(Lacto) 또는 락토-오보(Lacto-Ovo)로 분류됩니다. 베트남 불교 채식은 '살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우유 섭취는 허용합니다. 또한 계란은 무정란일 경우 섭취를 허용하고 있고요.

베트남에선 현지 음식을 취급하는 토종 프랜차이즈나 현대식 대형 음식점에서는 채식 메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내 채식 전문 식당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식단은 쌀국수나 월남쌈과 같이 현지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베트남 음식을 채식 재료로 대체해 만들었죠.

그리 엄격하게 채식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베트남인의 채식은 불교 신념을 상기하기 위한 간헐적 개인 의식이기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나 무슬림의 규율만큼 엄격하지 않습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콩고기나 액젓을 사용해 원래의 맛을 재현한 쌀국수도 인기입니다. 한 그릇에 2900원에 판매되고 잇습니다.

다양한 채식 가공식품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통조림, 건식품, 즉석 쌀국수 등이 베트남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채식 라면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요. 채식은 불교 이념에 친숙한 베트남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현지 기업들이 채식 가공식품 시장 점유율을 탄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의 채식 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전체 식품 시장 대비 한정적입니다.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선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죠.

현지 관계자들과 코트라 호찌민 무역관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인의 간헐적인 채식 습관은 베트남 소비자에게는 선의로 인한 인과관계, 덕에 대한 믿음이 꾸준한 소비 동기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트렌드처럼 자리 잡은 쌀국수의 인기에 가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베트남의 음식에도 아주 많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베트남을 가게 될 기회가 된다면 채식주의자를 위한 쌀국수를 꼭 한 번 먹어봐야겠습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