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깎고 씨 뱉고..요즘에도 사과, 배를 드시나요?

조회수 2019. 1. 25. 08: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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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과일 취향이 달라졌다.
지난해 가을 소위 ‘강남 엄마’로 불리는 소비계층의 지갑을 열게 한 과일이 있었습니다. 난데없이 포도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샤인머스캣’입니다. 이국적인 이름의 샤인머스캣은 국내 포도업계를 평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엄마들은 물론 SNS의 1~2인 가구들도 열광했죠.

출처: 리얼푸드
샤인머스캣의 인기는 놀랍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의 국내 재배면적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6년 278만㎡(84만평), 2017년 484만㎡(146만평), 2018년 963만㎡(291만평)로 2년 만에 재배면적이 세 배나 늘었죠.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에는 한국인들의 달라진 과일 취향이 이유로 자리합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며 과거 조부모부터 손자 손녀까지 모여사는 대가족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집 밖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늘 시간에 쫓기고, 피로함을 달고 다니죠. 이들에게 음식은 구매부터 먹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어야 합니다. 과일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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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깎아내야 하는 번거로움

- 씨를 뱉어내야 하는 불편함

- 먹다 남겨 보관으로 이어지는 거추장스러움


이 세 가지가 없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과일을 즐겨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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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은 2019년 푸드 트렌드 중 하나로 ‘새콤한 한 입 과일의 시대’가 열리고 ‘크고 먹기 불편한 과일’은 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푸드비즈니스랩 소장)는 “작고, 먹기 편하고, 한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의 인기가 지난 몇 해간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껍질을 깎을 필요가 없고, 먹다 남아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 없이 한 자리에서 끝낼 수 있는 딸기, 자두, 체리의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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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농촌진흥청 소비자 패널 구매자료(이하 동일)에 따르면 딸기의 연평균 가구당 구매액은 2013년 약 4만5538원에서 지난해 5만1613원으로 늘었습니다. 자두의 구매액도 늘었다. 2011년 6717원에서 1만원 대로 뛰었고요.  


여름철 인기가 급등하고 있는 수입과일 체리의 구매액도 상당합니다. 체리는 2010년 3800톤 수입했던 것이 2017년 1만 7648톤으로 늘었습니다. 가구당 체리 구매액도 2011년 3346원에서 2017년 1만원대로 급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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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먹기 불편한 과일들은 도태되고 있습니다. 껍질을 깎아먹어야 하는 배, 1~2인 가구가 먹기엔 부담스러운 크기의 수박, 알알이 씨앗이 박힌 포도가 대표적입니다.

 

월별 배 소비량을 살펴보면 추석과 설에 해당하는 1월과 9월에만 구매가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박 역시 2012년부터 꾸준히 하락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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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시장은 오랜시간 위축돼왔습니다. 특히 국내산 포도는 수입산 포도에 밀려 외면받은 데다 씨를 뱉어내야 하는 불편함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도 소비자들에겐 짐이었습니다. 그 결과 가구당 포도 구매액은 2014년 6만5149원에서 2017년 4만2599원으로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먹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모든 수박과 포도가 외면받은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수박 대신 신품종의 수박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특히 애플수박이나 다양한 색상의 컬러수박이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포도의 가구당 구매액은 현저히 감소 추세이지만, 그중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는 품종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샤인머스캣입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과거 0%였던 샤인머스캣의 구매 비중은 2017년 무려 16%나 상승했습니다. 2018년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포도 품종 가운데 월등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많은 과일 중에서도 성장세가 월등합니다. 현재의 과일 소비 트렌드에도 가장 부합하는 과일이라는 점이 이를 통해 입증됐습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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