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뉴욕 셰프들도 폭빠진 참기름

조회수 2018. 3. 1. 17: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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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이 궁금하다

다니엘(Daniel)


뉴욕에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두 개를 받으며 맛과 서비스를 인정받았어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따라야 한다는데요.. 이를테면 남성 손님은 꼭 재킷을 입어야 입장 가능, 식사 중에도 벗어선 안 된다는 식이죠. 게다가 식재료는 엄청나게 꼼꼼하게 따져서 쓰죠. 싱싱한 식재료를 세계 각지에서 비행기로 공수해서 요리에 활용할 정도.

출처: 다니엘 인스타그램

지난해 여름 이 깐깐한 레스토랑에 작은 변화가 있었어요.

 

한국산 참기름이 식재료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죠. 또 다른 유명 레스토랑인 '바타드(Batard)'도 참기름을 사용한 메뉴를 내놓았고요. 올리브유의 입지가 워낙 견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사건이었죠. 


더구나 이 참기름을 제조한 업체가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에요. 뉴욕의 콧대 높은 셰프들의 선택을 어떻게 받을 수 있었을까요..? 


출처: 리얼푸드
박정용 쿠엔즈버킷(Queens Bucket) 대표를 만나 비결을 물었습니다. (인상이 참 좋으시죠?)

박 대표 회사 참기름의 특징은 한 마디로 '저온 압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에 없던 참기름을 만듭니다. 대량 생산되는 참기름은 대개 고온(270℃ 이상)으로 참깨를 볶고 압착해서 기름을 뽑는데 우리 제품은 상대적으로 저온(145℃)에서 볶고 짜냅니다.
그렇게 만들면 뭐가 좋나요?
저온에 볶고 압착하는 방식 덕분에 참깨의 순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음식에 넣으면 다른 식재료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죠. 그러면서도 올리브유와는 또 다른 풍미를 제공하고요. 셰프들이 그 점에 주목하지 않았나 싶어요.   
출처: 리얼푸드

보세요. 이곳 참기름은 연한 노란색을 띱니다. 참기름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짙은 갈색이 아니에요. (깨를 고온에 볶으면 섬유질이 타면서 색과 맛이 강해집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계란 흰자를 삼킨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깨의 고소한 냄새는 은은하게 풍기고요. 

그간 제조자들은 고온ㆍ압착 방식을 선호했어요. 그래야 원물(깨)로 최대한의 기름을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소비자는 그런 참기름을 당연하다는 듯이 소비했고요. 저는 깨를 가마솥에 굽고 맷돌에 갈아서 겨우 기름을 얻는 옛 과정과 맛을 살리고 싶었어요. 
출처: 리얼푸드

저온압착으로 기름을 짜낸다면, 어떤 '깨'를 쓰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진다고 해요. 어디서 난 참깨를 쓰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미묘하게 달라지기 때문이죠. 


박 대표는 "산지에 따라 맛이 다양해지는 커피, 와인처럼 참기름도 '어디서 수확한 깨로 어떻게 만들었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전북 고창, 부안에서 난 참깨를 가져다 쓰고요, 들깨는 강원도 홍천과 충북 제천산을 쓴다고 해요.)

출처: 쿠엔즈버킷 제공

쿠엔즈버킷의 참기름은 국내 주요 백화점 식품관, 그리고 홍콩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찾는 곳은 점점 더 늘어나고 생산과 판매지역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박정용 대표가 올해 진출을 타진하는 시장은 유럽!
뉴욕을 넘어 유럽에서도 한국산 참기름을 만날 수 있길..
[리얼푸드=박준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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