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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째 공시지가 1위 명동에 아파트가 없는 이유

조회수 2019. 6. 26. 09: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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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공시지가 제일 높은 곳, 명동

지난 5월 30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공시지가를 공개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일 비싼 땅이 어디 있는가’였습니다. 전국 최고 공시지가를 기록한 곳은 충무로1가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명동 지점으로, 1㎡당 1억8,3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국에서 제일 비싼 땅이 됐습니다. 네이처리퍼블릭 명동 지점은 올해뿐만이 아니라 16년 연속으로 전국 공시지가 1위를 꿰찬 곳으로 더 유명합니다. 네이처리퍼블릭을 제외하고도 2위, 3위, 4위, 5위 모두 명동에 위치한 상업시설이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명동2가 클라뷰, 명동2가 에뛰드하우스, 명동2가 홀리카홀리카, 충무로2가 CGV명동역, 명동2가 라네즈가 공시지가 상위 10위권을 차지했습니다. 1위부터 10위권까지 모두 명동에 위치한 상업시설이 차지했습니다.


반면, 전국에서 가장 공시지가가 낮은 곳은 강원 삼척시 원덕읍 이천리로, 1㎡당 156원, 서울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싼 도봉구 도봉동은 1㎡당 6,740원을 기록했습니다.


위의 통계를 통해 명동은 명실상부한 전국에서 제일 비싼 땅이 됐습니다. 그런데, 공시지가 현황을 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상업시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공시지가가 높은 땅에는 상업시설만 있는 걸까요?


땅값이 비싸면 주거시설은 없다?

땅값 비싼 곳에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거시설로는 땅값에 상응하는 임대 수익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1㎡당 1억8,300만원이나 하는 땅에 아무리 높은 주거시설을 짓는다 하더라도 상업시설만큼의 임대 수익을 내기는 힘듭니다. 관련업계 관계자들도 임대수익률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명동과 같은 지역에는 주거시설의 설립이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토지정의시민연대 이태경 대표(이하 이태경 대표)는 “공시지가가 제일 높은 명동에 주거시설이 없고 상업시설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수익률 때문”이라며 “주거시설의 경우 임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상업시설 수준의 임대료를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태경 대표는 땅 값 비싸기로는 강남도 남부럽지 않은데 공시지가 순위에서는 늘 명동에 밀리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행 공시 제도의 문제점 중의 하나다. 현행공시제도는 실거래가 반영률이 매우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 동일한 지목의 토지라 해도 지역에 따라 공시지가 차이가 난다”라며 현재 시행 중인 공시 제도의 단점과 함께 공시 제도의 개선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명동과 같이 공시지가가 제일 높은 곳에 상업시설만 자리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미국 뉴욕 맨해튼 또한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이태경 대표는 “세계적인 도시들의 중심지는 지대(=임대료)가 가장 높은 로케이션에 자리한다. 그런 위치에 있기 때문에 토지소유자들은 당연히 그 지대(=임대료)를 최대한 실현할 수 있는 시설을 유치하려 노력한다. 상업시설이 그런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의 중심지에는 상업시설들이 분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임대료 문제가 우리만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님을 전했습니다.


공시지가가 높은 땅값 비싼 지역에 주거시설이 없을 수밖에 없는 가장 이유는 임대료에 대한 문제가 제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땅을 소지하고 있는 이들은 공시지가가 올라갈수록 그에 상승하는 임대료 수익을 위해 상업시설을 원하고, 그로 인해 주거시설은 공시지가가 저렴한 곳으로 가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공시지가 선정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음을 우리는 이번 취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없는 지역은 대부분 상업지구, 개발제한구역 또는 역사가 오래된 동네입니다. 유휴지 등이 생겨서 추가 개발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전통과 역사가 있던 동네는 상업이 발달된 곳이고 계획상 추가로 주거시설이 들어갈 땅도 부족하기 때문에 명동과 같은 상업 지구에는 주거시설이 생기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동과 유사한 강남에는 왜 주거시설이 있을까요? 강남의 경우에는 애초에 신도시처럼 구획된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곳이기에 주거시설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남 집값 평당 1억 얘기가 나오는 거고요. 과거부터 상업이 발달한 명동과는 도시가 생긴 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강남은 상업과 주거시설이 동시에 생길 수 있었던 거죠.


공시지가가 높은 곳은 강남이 아닌 명동이었지만 이는 정확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거래가 반영률이 제대로 수치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거래가 반영률이 낮아 공시지가가 높았던 곳은 점점 더 높아지고, 낮았던 곳은 점점 낮아져 간극만 높이기만 하는 현 상황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만 더욱 가속화시킵니다.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처가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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