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집값이 일산보다 두 배가량 높은 이유

조회수 2021. 2. 2. 09: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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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1기신도시 대장 분당. 판교신도시 개발과 부동산 트렌드 변화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하는데요. 부활하고 있는 분당 부동산에 대해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분당 부동산 부활…기업 때문?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 1기신도시 분당과 일산.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두 신도시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한국감정원 시세에 따르면 연식이 비슷한 역세권 아파트인 분당 정자동 느티마을 4단지 3.3㎡ 당 시세가 3,998만원, 일산 주엽동 문촌마을 16단지가 1,923만원인데요. 분당이 약 두배 비쌉니다. 심지어 신도시 대형 전성기인 2007년, 분당 파크뷰(정자동)는 일부 강남 아파트 가격을 뛰어넘을 정도였습니다.


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최근에도 이러한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주변 기업의 수와 일자리가 이런 차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분당 주변 일자리 호재는 분당신도시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 까요?

병 주고 약준 판교, 일자리ㆍ생활인프라 제공해

2018년 근로소득 연말정산 사업체 현황을 보면, 강남 업무지구가 강북 업무지구와 압도적 차이를 보입니다. 강남 1개구 소재 사업체 수가 6만 2,098개로, 강북 업무지구 3개 자치구 사업체 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분당신도시는 1989년 1기 신도시 계획 당시, 강남 중산층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때문에 이런 강남 일자리의 수혜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0년대 집값 상승기엔 가장 큰 수혜를 보며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수식어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2008년부터 국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분당신도시엔 두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2009년부터 판교신도시 입주가 본격 시작됐고 2011년 강남, 판교로 직행하는 신분당선이 개통됐습니다.

특히 2기신도시 대장인 판교의 등장은 인접한 분당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공급 폭탄을 안기며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분당 집값이 더 떨어지도록 하는 원흉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개발이 완성된 이후엔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고소득 IT 일자리와 생활인프라를 함께 제공하게 된 것이죠.


현재 판교 업무지구인 판교테크노밸리엔 약 7만명의 직장인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긴 현대백화점이 자리해, 젊은 신혼부부에게 판교는 더욱 선망하는 주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신축이면서 대형 위주인 판교 아파트는 젊은 실수요자들이 매수하기엔 너무나 비싼 데요. 따라서 강남, 판교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신혼부부들이 분당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죠.

거래량ㆍ시세 동반 상승, 정자동 소형 전성시대

이에 따라 2018년부터 불타기 시작한 분당 부동산은 젊은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소형 위주로 급등했습니다. 특히 2020년 여름에는 전용 60㎡이하 소형 아파트 시세 상승률이 대형은 물론 85㎡이하 중소형까지 압도했습니다. 결국 2018년 2월 3.3㎡ 당 2,000만원을 돌파했던 분당 아파트 시세는, 2020년 들어 다시 급등하며 3,000만원에 근접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잘나가는 소형 아파트 중에는 단연 눈에 띄는 몇 개 단지가 있습니다.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 역세권인 정자동 느티마을 3,4 단지 공무원 아파트와 한솔마을 주공 4, 5, 6단지였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공통점은 모두 중소형으로 구성되었으며, 60㎡ 이하는 물론, 40㎡대 초소형까지 상당히 인기를 모았다는 점입니다. 입주시기도 1994~5년도 사이로 3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선 초역세권 단지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느티마을 공무원 아파트를 볼까요? 느티마을 4단지 전용 58㎡은 2018년 8월 8억 5,000만원 신고가를 썼고, 2020년 8월에 다시금 10억원을 돌파합니다.


느티마을 단지와 인접한 한솔마을 5단지 주공 전용 42㎡는 지난 12월 7억 7,000만원 신고가를 썼습니다. 2017년 3억 7,000만원 대에 거래된 걸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수익률이 100%가 넘는 알짜 단지입니다. 한솔마을 주공아파트 세 개 단지 거래량만 총 323건으로 지난해 정자동 아파트 전체 거래량인 1,289건의 1/4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중 전용 35~42㎡ 초소형으로만 이뤄진 4단지 거래량이 144건으로 정자동에서 최고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느티마을 3, 4단지와 한솔마을 5단지는 바로 분당 리모델링 공공지원단지 1단계 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신축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큰 아파트입니다. 때문에 투자성 또한 높은데요. 분당 리모델링 아파트는 최근 수직증축 정밀 안전진단의 벽을 넘지 못하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집값 상승으로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수평증축으로 선회하며 더욱 속도를 붙일 전망입니다.

오르긴 오르는데…아직 배고픈 분당 대형 아파트

그러나 대형의 인기가 결국 부촌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당 대형 아파트 시세는 분당이 옛 명성을 회복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인데요. 분당 대형은 지난해 연말 들어 급등하며 일제히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섭게 시세가 오르던 소형과 비교적 정체돼 있던 대형 시세가 다시 격차를 벌이는 양상입니다. 소형 시세가 대형 시세를 밀어 올리고 있는 셈이죠. 게다가 판교 대형보다 수억 원 저렴한 가격으로 ‘저평가론’에 한층 불이 붙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은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 시 대지지분이나 세대 구조 면에서 유리한 점이 더욱 많습니다. 일례로 기존에 2~3베이로 지어진 대형 타입은 아직 결론 나지 않은 내력벽 철거라는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내력벽 철거는 세대 간 벽을 뚫어 기존에 1~2베이 집을 2~3베이 집으로 바꾸는 기술을 말합니다. 최신 아파트들은 소형 조차 채광 및 통풍 면에서 유리한 3~4베이로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베이 수와 내력벽 문제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때문에 분당 대형의 상승여력이 큰 것으로 보는 의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분당 아파트 소유주들은 집값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대형 아파트를 보면 무려 2007년 전고점을 돌파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률,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거의 안 올랐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한 분당 주민은 “잘 나갈 때 워낙 비쌌었기 때문에 지금 아무리 올랐다고 해도 오른 것 같지가 않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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