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정비사업..'1대1 재건축' 힘 받을까?

조회수 2020. 8. 25. 09:0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조합원들 등 돌린 ‘공공재건축’

정부가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공공재건축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공공재건축이란,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으로 공공 참여 시 층고 제한을 기존 35층에서 50층까지 풀고 용적률을 300~500%까지 높여 재건축 주택 수를 최대 2배 정도까지 늘려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때 늘어나는 용적률의 50~70%는 기부채납으로 받아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으로 지어집니다. 이 중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나머지 절반은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됩니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원들은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공공재건축 방식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대장주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재건축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일부 단지들은 일대일 재건축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미 강남 재건축 대어(大漁)인 압구정 특별계획 3구역은 일대일 재건축을 위해 연내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만찮은 ‘일대일 재건축’…높은 분담금 발목

그렇다고 일대일 재건축 추진이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최고급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지만, 조합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일대일 재건축은 기존 조합원 세대 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일반분양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당초 용적률의 혜택을 받지 않아 세대 수 변동이 없기 때문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할 의무는 따로 없습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최대 장점입니다. 현행법상 일반분양이 30가구 미만일 경우, 분양승인 대상에서 제외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습니다.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죠.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은 재건축 종료 시점의 집값에서 재건축 시작 당시의 집값과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금액입니다. 일대일 재건축은 초고급 아파트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개발비용이 높아 상대적으로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신 일반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짊어져야 할 분담금이 높은 것은 단점입니다. 여기에다가 초과이익환수 부담금까지 더해지면 조합원 당 수억 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현재 대출규제 강화로 현금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조합원들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일대일 재건축 성공사례로는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옛 렉스아파트)’, 강남구 ‘래미안 대치팰리스(옛 청실아파트)’,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옛 신반포5차)’가 꼽힙니다. 이들 단지는 수억원대의 분담금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사업성이 좋은 단지들이죠. 분담금을 뛰어넘는 수억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이들 단지는 지역 내 랜드마크이자, 최고급 단지로 거듭나면서 3.3㎡당 시세가 6,000~8,000만원대에 달합니다. 


일례로 래미안 첼리투스는 조합원 당 분담금이 5억4,00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그 이상의 몸값을 하고 있죠. 전용면적 124.4㎡는 몸값이 33억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는 17억5,000만원~18억원 선이었던 분양가에 비해 2배 가까이 치솟은 것입니다. 시세 차익은 분담금을 제외하더라도 10억원에 달합니다. 

“초고급 단지로 몸값 높이자”…목 좋은 재건축 단지는 ‘솔깃’

소위 목 좋은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들 사이에선 일대일 재건축도 해볼만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겹겹 규제가 많은 상황 속에서 사업성을 높이는 게 낫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현재 강남구 압구정3구역을 비롯해 삼성동 홍실아파트, 용산구 이촌동 왕궁아파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1단지도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 중입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추가 분담금 마련이 어려운 초기 재건축 단지들이 아니고서는 공공재건축을 택할만한 유인책이 없다”면서 “고급 아파트를 원하는 재건축 단지들은 1대1 재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