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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 문래동은 어떻게 문화를 입은 '핫플레이스'가 됐을까?

조회수 2020. 4. 29. 09: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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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수도권 지식산업센터는 2세대를 지나 3세대로 진화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는데요. 아파트형 공장에서 출발해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의 모습을 리얼캐스트와 함께 알아보시죠.

‘단지 안에 다 있다’ 지역경제 이끄는 복합 지식산업센터

서울 서남부 중심 도로인 경인로를 따라가다 보면, 스포츠서울이 입주한 에이스하이테크시티를 지나게 되는데요. 영등포구 문래동 소재 에이스하이테크시티는 2007년 완공 이후, 이 일대 업무 및 상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이라 불리던 초기 지식산업센터 스타일을 탈피해 기존과 다른 세련된 외관과 구성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총 4개 동, 700개 기업, 1만명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이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는 국내 방직 산업의 메카였던 문래동을 고부가가치형 하이테크시티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조성되었습니다. 언론사, 패션, IT기업은 물론, 관공서 사무실까지 입주한 에이스하이테크시티에선 점심시간이면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의 행렬을 볼 수 있습니다. 

 

대형 업무지구가 활성화된 덕분에 단지 내 근린상가는 물론, 주변 지역 상권도 혜택을 보고 있는데요. 철공소 골목을 단장해 조성한 핫플레이스, 문래예술촌의 주 고객들이 바로 에이스하이테크시티를 비롯한 주변 사무실 직장인들입니다. 직장인 유동인구와 지하철2호선 등 교통 편의에 힘입어, 주변 원룸 및 오피스텔 시세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 다른 결과’ 단지 안팎 시너지 필요

사실 준공업지역이 많은 문래동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식산업센터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모든 단지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은 아닙니다. 지역 관계자들은 다른 단지들이 에이스하이테크시티만한 구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1세대 지식산업센터들은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공급되었는데요. 단순히 지가가 비싸며, 공장 총량 규제가 있는 수도권에서 싼값에 중소기업을 위한 제조시설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었죠. 그래서 이런 아파트형 공장들은 주변 주거시설, 상권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단순 업무기능만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지식정보화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명칭을 ‘지식산업센터’로 변경하며 업무와 제조, 상업시설을 다 갖춘 2세대로 진화하기 시작했는데요. 에이스하이테크시티가 그 초기 모델이자 성공사례인 셈이죠.  

 

에이스하이테크시티는 저층에 대형 상가가 조성되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 식음료 브랜드와 볼링장, 스크린골프 등 운동시설, 병의원이 입점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입점한 근린시설은 총 63개입니다. 편의시설이 한 곳에 집중되면서 입주 업체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된 것이죠. 단지 중앙 아고라에 벤치들과 옥상정원은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이 되어줍니다.  

 

영등포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문래역(2호선) 초역세권인 홈플러스 주변을 문래동 최고 번화가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의도 및 영등포 접근성이 좋고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에이스하이테크시티 앞 또한 문래역 못지 않은 중심지”라면서 “결국 일자리의 질과 상권이 주변 아파트 시세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깔끔하게 들어선 에이스하이테크시티가 공장지대였던 문래를 이 만큼 성장시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미 원하는 직장인’, 업무단지에 문화ㆍ여가시설 필요한 이유

이처럼 업무단지 내 상가 및 편의시설 조성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시설들이 직장인 일상에 필요한 식음료 뿐 아니라 여가생활 공간까지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시설을 갖춘 단지에 입주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평소에도 여가생활을 필요로 하는 직장인은 더욱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벼룩시장 구인구직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89.8%가 “취미생활이 직장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습니다. 해소 방법을 보면, 문화생활과 취미생활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여행/문화생활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을 혼자만의 시간 보내기, 가족ㆍ친구들과 대화, 운동 등 취미생활이 이었습니다.  

장거리 출퇴근에 시달리는 직장인일수록 취미생활을 하기 어려운데요. 때문에 직장 주변에 충분한 주거시설과 직장과 인접한 문화시설이 더욱 필요합니다. 임대료가 비싼 서울 도심에 헬스클럽과 어학원, 스터디룸 등이 유독 성행하며, 오피스텔이 활발하게 공급되고 있는 원인도 여기 있습니다. 직장인 입장에서 내 주거지나 회사 건물에 아예 문화ㆍ여가 시설들이 들어온다면 ‘금상첨화’겠죠.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규모ㆍ구성따라 희비 엇갈려

최근에는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더욱 진화한 형태의 지식산업센터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신도시 지식산업센터는 도시 자족기능을 위해 조성된 업무지구에 지어져 주변 단지들과 시너지를 내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공급이 많기에, 단지 구성 및 규모에 따라 분양 결과에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실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지식산업센터 분양완료에 성공한 단지들을 보면, 대부분 랜드마크가 될 만큼 규모가 크고 쇼핑몰 등 다양한 지원시설들을 갖추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종 대명벨리온 외에 분양 완료된 단지들은 모두 연면적 20만㎡가 넘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이런 대형 복합 지식산업센터는 외관부터 랜드마크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대표적인 곳은 2018년 시장에 나온 ‘동탄 금강펜테리움 IX타워’입니다. 동탄2신도시에 공급된 이 단지는 통상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에 비해 분양완료까지 오래 걸린다는 통념을 깨고, 무려 1개월 만에 ‘완판(완전판매)’에 성공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단지의 강점은 세계적인 건축가 브래드포드 퍼킨스(Bradford Perkins)가 디자인 설계에 참여, 168m 초고층 커튼월룩으로 화려한 외관을 자랑할 뿐 아니라 200m 길이의 복합 스트리트몰이 들어와 개방된 상권을 형성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근린생활시설도 규모에 맞게 183실 공급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600세대 넘게 들어와 직장인들이 출퇴근에 시달리는 대신 평일에도 여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특히 스트리트몰과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문화ㆍ상업시설 그 자체입니다. 주거, 업무, 상업이 적절히 조화되어 직장인이 일하고 싶은 대형 빌딩이 기획된 것이죠. 

 

4월 중엔 동탄 금강펜테리움 IX타워의 후속 단지격인 구리갈매 금강펜테리움 IX타워 공급이 시작됩니다. 이 단지는 제조업 기업을 위한 제조형 상품과 섹션오피스까지 사무실과 공장이 조화를 이룬 지식산업단지입니다. 이밖에 3베이 설계를 적용한 오피스텔 390실과 상업시설도 포함됩니다. 

 

구리갈매 금강펜테리움 IX타워는 연면적 17만 3,201㎡에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지하 2층에서 지상10층으로 구리갈매지구 내 예정된 사업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브래드포드 퍼킨스가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디자인 설계에 참여, 통유리가 반짝이는 압도적인 외관을 뽐내며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상가 대부분이 노출형으로 설계돼 최신 트렌드인 스트리트몰형 상권을 조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층별 휴게실과 옥상정원, 라운지, 샤워실 등이 마련되어 입주기업 임직원들이 선호할만한 모든 지원시설을 갖추게 됩니다.

막을 수 없는 흐름, 3세대 지식산업센터 시대

지식산업센터가 본격 도입된 지 20년, 이제 제조와 업무부터 상업, 주거 기능까지 하는 지식산업센터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공급 실적을 보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1세대인 아파트형 공장에서 2세대 상업시설을 갖춘 지식산업센터를 거쳐, 랜드마크형 복합 콤플렉스(complex)로 거듭나고 있는 3세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점차 대형화하는 지식산업센터. 새로운 흐름에 발맞춰 나아간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 사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상업ㆍ문화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일 뿐 아니라 주변 유동인구까지 빨아들이며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낸다”면서 “지식산업센터 역시 지역 랜드마크로서 더 많은 투자를 견인하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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