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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지하철' S-BRT, 교통호재로 봐도 될까?

조회수 2020. 1. 14. 09: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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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인천 계양·부천 대장, 경기 성남, 경남 창원, 세종시가 S-BRT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중 S-BRT의 윤곽이 가장 빨리 실체화되는 곳은 이미 높은 수준의 BRT 체계가 운영 중인 세종시가 될 전망인데요. 도로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S-BRT는 부동산 교통호재가 될 수 있을까요? 리얼캐스트가 S-BRT의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국토교통부, S-BRT 시범사업지 5곳 선정

지난 2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인천계양∙부천대장, 창원, 인천, 성남, 세종을 S-BRT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S-BRT를 “기존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 Bus Rapid Transit)를 지하철 수준으로 향상시킨 최고급형 BRT”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이번에 마련한 「S-BRT 표준 지침(가이드라인)」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로 도입되는 S-BRT는 평균 운행속도 35km/h, 출∙도착 일정 2분 이내를 목표 서비스 수준으로 정해, 기존의 BRT에 비해 속도와 정시성이 크게 향상된 대중교통이 될 전망입니다. 

S(Super)-BRT가 뭐지?

S-BRT는 2018년 12월에 발표된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18.12.19)에서 그 계획이 처음 드러났습니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30만 가구 공급계획에 따른 광역교통대책의 일환입니다. 이번에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인천계양∙부천대장은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19.5.7)에 이미 S-BRT 계획이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S-BRT의 기본이 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는 버스운행에 도시철도 시스템을 접목하는 시도를 말합니다. 노선을 구축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도시철도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고, 도로 위에서도 승용차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교통문제에 직면한 대도시들의 교통대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이미 다수의 BRT 노선이 조성되어 실제로 운행 중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 4개의 광역 노선(114.5km)과 20개의 도시BRT(160.9km)노선이 운영되고 있죠. 총 연장 275.4km에 달하며, 총 사업비만 1조1,182억원이 들었습니다. 국토부는 실제로 하남-천호 BRT 개통 이후, 버스통행속도가 9.3% 증가하고(19.2km/h→21.0km/h), 이용객이 23.5% 늘었으며(47,001인/일→58,042인/일), 통행시간 편차도 크게 줄었다(±4분29초→±1분20초)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S(Super)-BRT는 국토부가 이 BRT의 상위개념으로 제시한 대중교통으로, 국제기준은 아닙니다. 국제교통개발정책연구원(ITDP)는 BRT의 성능과 운영 수준 등에 따라 BRT를 4개 등급(Gold, Silver, Bronze, Basic)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도입될 S-BRT가 국제기준 상 Gold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이번 발표에서 “S-BRT는 도시철도 대비 2분의 1, 건설기간에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지하철에 준하는 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의 대중교통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S-BRT 표준 가이드라인, BRT와 무엇이 다른가?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만든 S-BRT 표준 가이드라인은 총 5개 분야에 총 16개 세부요소별 권장 및 필수요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차로를 분리하고 교차로를 입체화, 또는 우선신호체계를 구축하며, 폐쇄형 정류장에 사전요금지불시스템 등을 구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S-BRT는 도로의 차량 통행량에 관계없이 정류장에서만 정차하게 됩니다. 일반도로와 분리된 전용도로를 달리며, 교차로에서도 멈추지 않습니다. 정류장 환경도 더 빠른 승하차와 교통약자 편의를 위해 지하철처럼 수평 승하차가 표준화 됩니다. 수소∙전기차량이 도입되어 친환경적이고, 굴절버스를 도입해 수송량도 극대화합니다. 

 

가이드라인에는 사전요금지불 시스템에 관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사전요금지불 시스템은 승객이 정류장에 진입하며 요금을 내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지하철처럼 정류장에서 요금을 계산하고, 차량이 도착하면 모든 출입문으로 승객이 타고 내립니다. 승객이 차량에 탑승하며 일일이 요금을 지불하는 과정이 사라지므로 정시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S-BRT 사업은 광저우 BRT의 모범을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 11월에 착공하여 2010년 2월에 개통한 광저우 BRT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ITDP기준 골든 스탠다드 등급을 받은 BRT입니다. 폐쇄형 정류장에 사전요금지불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정류장에는 횡단보도 대신 육교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보행자와 차량의 흐름을 분리했습니다. 자전거 셰어링 서비스 등을 연계해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연계교통체계도 구축되어 있습니다.  

 

서울연구원에서는 “광저우 BRT 정류장 주변지역은 도심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개발이 촉진되어 일부 지역의 지가가 향상되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S-BRT, 청사진은 아름답지만

국토부가 밝힌 S-BRT 계획에 대해 쓴 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고급 BRT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사전요금지불 시스템이 가이드라인에는 들어가 있으나, 실제로 도입하는 노선이 현재 계획상으로는 세종 단 한 곳에 불과해 ‘상당기간 반쪽 짜리 BRT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른 버스요금 체계 역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세종 BRT 역시 대전시와 공주시 버스가 함께 운행하고 있어, ‘노선은 같음에도 기본요금이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BRT를 단순히 ‘조금 빠른 버스 노선’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지금으로선 시장에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의 국내 BRT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에 그쳐왔고, 도시철도를 대체하는 대중교통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적은 없다. 이를 대형 교통호재로 분류할 수 있을지는 결국 S-BRT 체계의 완성도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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