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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땅값은 얼마일까?

조회수 2020. 1. 9. 08: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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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아파트는 가치가 전혀 없는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할까요? 아파트 대지지분이란 무엇이며 재건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아파트, 부숴도 땅은 남는다

“낡은 콘크리트 덩어리가 너무 비싸다.”  

 

법적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이 지난 강남 지역 아파트를 두고 흔히 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오래된 아파트들은 상수도가 낡아 녹물이 나오고 지하주차장이 없어 2중, 3중 주차가 흔하며, 엘리베이터도 없거나 부족해 거주하기가 불편한데요.  

 

너무 낡아 건물의 가치는 없다시피 한 게 사실임에도, 30~40년이 지나면 오히려 점점 몸값이 올라가는 것이 이런 아파트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층수가 낮고 금방 무너질 것만 같이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맨션형 아파트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의 경우 무려 1971년 3월 준공되어 입주민들은 세대 내부를 수리해서 살고 있는데요. 최고 5층, 660세대 규모인 이 단지는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이 없는 정말 옛날 아파트입니다. 그럼에도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면적 87㎡ 시세가 20억원을 넘긴 지 오래입니다. 

 

이런 저층아파트의 장점은 세대당 보유한 땅이 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흔히 ‘대지지분’이라고 불리는 이 세대 당 토지보유 면적은 아파트 단지가 갖고 있는 전체 대지면적을 아파트 집주인들이 쪼개서 갖고 있다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재건축을 하게 되다면 기존 집주인들이 조합을 만들어 원래 아파트를 허물고 자신들이 보유한 땅 위에 새 집을 올린다고 보면 됩니다. 

 

통상 아파트가 저층이고 동 간 간격이 넓고, 용적률(건물 각 층 면적의 합 대비 대지면적 비율)이 낮을수록 세대당 대지지분이 높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같은 단지 내에서도 보유한 세대의 공급면적 또는 전용면적이 클수록 대지지분이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전용 59㎡ 세대보다 전용 84㎡세대의 대지지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원리에 따르면 아파트가 위치한 땅값이 비싸고, 아파트 세대 당 대지지분이 높을수록 집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낡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20억~40억대에 이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땅값만 3조원 이상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유명한 단지는 대치동에 자리한 ‘한보은마아파트’인데요. 이 아파트는 국내 최고 학군을 만들어낸 ‘대치동 학원가’를 단지 바로 앞에 끼고 있어 학군 수요가 몰리는 단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치동은 행정구역상 강남 동쪽이라 선릉, 삼성동 오피스가 가까운 요지에 위치해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동 GBC(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와 영동대로 개발 호재를 맞아 대치동의 더욱 입지적인 가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특히 은마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초역세권이라 강북 도심 접근성도 용이한 편입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한보은마아파트 토지 면적은 23만 9,225.8㎡으로 7만 2,000평이 조금 넘습니다. 이 대지 안에 31동 규모 아파트와 더불어 상가 건물 A블록과 B블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이곳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은마아파트 뿐 아니라 대치동은 아파트와 학교가 많은 동네 특성 상 3종주거지역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은마아파트 땅값은 얼마일까요? 2019년 1월1일 이곳 개별 공시지가는 ㎡당 1490만원(3.3㎡당 약 4,930만원)입니다. 공시지가로 단순 계산하면 23만 9,225.8㎡ 전체 땅값은 3조 5,644억 6,442만원입니다.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76㎡와 84㎡ 두개 평형으로 구성이 돼있는데요. 두 세대의 대지지분은 각각 48.3㎡과 53.9㎡으로 은마아파트 작은 평수를 사게 될 경우 보유하게 되는 대지지분 땅값이 공시지가 기준 7억1,967만원, 큰 평수 땅값은 8억 311만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평형 실거래가 최고액이 20억 4,000만원(2019년 11월)과 23억원(2019년 11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집값에서 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낮아 보이는데요. 

 

통상 토지 공시지가가 시세를 모두 반영하지 못한 다는 점에서, 실제 땅값은 이것보다 비쌀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업계에선 대치동 땅값이 3.3㎡(평)당 1억 5,000만원을 돌파했다고 알려졌는데요. 2017년 말 신세계그룹이 대치동 599 소재 건물을 약 570억원에 매입할 당시, 거래가가 3.3㎡당 1억 5,800만원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1984년 건축된 이 건물은 대지면적 1,191㎡로 건물이 오래되어 건물가격보다 토지가격이 거래가에 상당부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 역시 3종주거지역입니다. 

 

해당 건물 자리는 대치동에서도 초역세권 코너에 자리한 황금 입지인 데다, 상업용 건물을 지은 토지와 공동주택이 세워진 토지를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기에 은마아파트 토지가격이 이처럼 비싸다고 단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2018년 대치동 토지 거래 중 3종주거지역보다 높게 치는 일반상업지역 토지가 3.3㎡당 약 8,15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은마아파트 땅값이 상당히 비싸다는 것만은 분명한 데요. 역시 입지의 가치가 대단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종상향 호재… 50층 주장 하는 이유

신축이 귀한 여의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 단연 대장주로 평가 받는 곳은 서울아파트입니다. 이 단지는 겨우 2동에 대지면적 1만6,929㎡ 규모인데요. 한강공원을 앞에 둔 여의나루역 초역세권으로 향후 여의도 개발과 파크원 개장 및 여의도 브라이튼 입주 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아파트 가치를 높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토지의 가치인데요. 토지 공시지가가 ㎡당 999만 2,000원(3.3㎡당 약 3,300만원)으로 한강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목화아파트보다 60만원 이상 비쌉니다.  

 

두 아파트의 토지 가치를 나눈 가장 큰 요인은 서울아파트는 일반상업지역, 목화아파트는 3종일반주거지역이라는 것입니다. 3종주거지역이면 용적률이 200% 이상 300%이하로 정해져 있지만, 서울시의 경우 이를 250%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높은 준주거지역 용적률은 500%까지 인정되지만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400%까지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상업지역은 무려 800%로 상당히 높은 편이죠. 덕분에 그동안 여러 시공사들이 제시한 서울아파트 재건축 설계안을 보면 76~77층 초고층으로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브라이튼이 들어서는 여의도MBC사옥 부지 1만7795㎡가 6010억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이 근처 일반상업지역 토지 거래가는 ㎡당 약 3,380만원으로 3.3㎡(평)당 1억원이 넘습니다. 여의도 브라이튼의 경우 최고 높이 49층으로 주상복합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 오피스, 상가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처럼 용적률이 높으면 층수가 올라가 분양 세대수가 많아질 수 있고, 주거시설 이외에 업무ㆍ상업이 들어올 수 있어 토지 가치가 높아지고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집니다. 이 때문에 은마아파트도 용적률을 높이는 ‘종상향’을 추진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토지용도 변경 및 도시계획의 주체는 아파트 조합이 아니라 지자체입니다. 때문에 서울에서는 종상향 과정에서 시와 마찰을 빚거나 종상향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습니다. 현재 은마아파트는 50층 높이까지 종상향을 포기한 채 35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 잠실역 부근을 3종주거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데 성공한 잠실주공5단지아파트는 도로 기부채납 및 국제공모 설계 문제로 조합원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재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입지와 대지지분, 용적률”이라면서 “하지만 사업이 지체 되면 그에 따른 금융비용이 들고 종상향 과정에서 기부채납으로 인한 손실이 더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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