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상업시설이 영화관에 목메는 이유

조회수 2019. 10. 15.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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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의 경제적 파급효과… 1개당 최소 104억원

‘2개 이상의 스크린을 갖춘 복합 상영관’, 멀티플렉스가 국내에 최초로 선보인 곳은 강변 테크노마트입니다. 1998년에 개관한 ‘강변 CGV’는 11개관의 시설을 갖추면서 강변 테크노마트의 쇼핑, 음식, 레저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현재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평가됩니다.


기존에는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치부되던 ‘극장’은 멀티플렉스가 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2012년 발표된 세종대학교 경제통상학과 배기형 교수의 ‘영화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서는 영화제작∙배급∙상영 산업의 생산유발계수가 2.324에 이른다고 분석했습니다. 2억1천여만명이 1인당 평균 1만2천원을 지불하고 영화를 보았다는 것은 5조85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르면 영화시장에 49.3%의 점유율을 갖고 168개의 점포를 보유한 CGV는 1개의 점포당 174억여원, 롯데시네마(점유율 28.9%, 상영관 140개)는 120억여원, 메가박스(점유율 18.7%, 상영관 104개)는 104억여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멀티플렉스가 ‘앵커 테넌트’가 된 이유는? 막대한 유동인구의 공급과 체류

멀티플렉스가 유발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5조8500억여원에 그치지 않습니다. 위에 언급된 연구는 어디까지나 ‘영화제작 및 배급’, 그리고 ‘영화상영’ 산업에 국한하여 자체 생산유발효과와 전방∙후방연쇄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등을 변수로 산정한 결과입니다. 이 연구에는 지역상권에의 영향력이 고려되지 않았고, 이를 포함하면 개별 멀티플렉스가 만드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수 배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브랜드는 잘 알려진 것처럼 CGV(CJ올리브네트웍스㈜), 롯데시네마(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메가박스(메가박스㈜)입니다. 이 3개 브랜드의 전체 상영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97%에 달합니다. 연간 2억1천여만명에 이르는 영화관람객이 대부분 이 3개 브랜드의 멀티플렉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만큼 대량의 유동인구가 공급되는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도 발달하는 ‘샤워효과’가 발생합니다. ‘집객능력이 뛰어난 우량 입주업체’를 의미하는 앵커테넌트의 대명사로 멀티플렉스가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최초의 멀티플렉스 ‘강변 CGV’는 1998년 오픈 첫해 관객 200만명을 동원했고, 이 관객들은 강변 테크노마트 최심부(최상층)에 있는 강변 CGV에 오르내리며, 상영 전∙후 시간 동안 상권 자체의 매출을 모두 함께 끌어올렸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이제는 어디로 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멀티플렉스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특히 신규로 조성되는 상업시설의 경우 분양률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어서입니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 11∙12블록에 분양한 ‘동탄 호수공원 그랑파사쥬’는 5~6층에 7개관 규모의 CGV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열린 상업시설과 더샵 센텀폴리스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총 1만5,000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5월 22일부터 청약을 받은 결과, 11블록의 오피스텔은 258가구 공급에 6,858명이 청약했고, 12블록에는 864실 공급에 6,983명이 청약하여 각각 경쟁률 26대1, 8대1로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최고경쟁률은 123대1에 달합니다. 같은 시기 분양한 오피스텔들이 전평형 미달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입니다. 상업시설인 그랑파사쥬 역시 완판을 눈에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멀티플렉스의 영원한 파트너로 여겨졌던 쇼핑몰 외의 공간에서도 멀티플렉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멀티플렉스의 집객효과를 바탕으로 대형 복합쇼핑몰이 없는 상권 공백 지역의 랜드마크를 선점하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규제완화의 바람을 타고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입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에 따라 지상 3층 이상으로 건설되는 집합건축물,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던 곳입니다. 이 지식산업센터의 ‘지원시설’에는 입주한 기업∙공장의 종사자를 위해 상업시설이 입점할 수 있으나, 과거에는 규제가 까다로워 멀티플렉스가 입점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식산업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시행규칙 개정으로 산단 내 지식산업센터에 문화∙집회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규제가 철폐되고, 지원시설의 설치 상한비중도 완화되면서 최소 약 826㎡(250평, CGV 기준)의 면적이 요구되는 멀티플렉스가 입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블루오션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멀티플렉스와 앵커테넌트 유치를 통한 상권 활성화에 갈급한 지식산업센터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에 공급을 시작한 광명 소하지구의 광명 G타워입니다. 멀티플렉스가 없는 소하지구에 들어서는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15만 6,412㎡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 지하 1~2층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위한 특화설계를 거쳐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입점이 확정되었습니다. 여기에 중앙대 의료원과 연계한 건강검진센터, 대형 볼링장 등 문화∙레저시설을 입점시켜 소하지구 상권의 중심을 끌어온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테넌트 입점이 왜 중요할까?

‘스타벅스나 멀티플렉스 등 앵커 테넌트가 들어오면 일대 상권이 살아난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선 문구가 아닙니다. 그만큼 스타벅스가 유발하는 스세권이나 대형 멀티플렉스 입점이 잠재적 상권 확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인데요.


중요한 점은 하나의 앵커 테넌트가 들어서기까지 과정을 꿰뚫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나 대형 영화관이 입점하기까지는 수개월에 걸쳐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상권 분석이 선행되죠.


멀티플렉스가 입점하기 위해서는 △층고 최소 8m, △면적 최소 826㎡(250평), △주차 최소 50대 등의 기준(CGV 기초 입점기준) 외에도 대중교통과의 거리, 이용객 수 등을 토대로 유동수요, 이미 형성된 상권으로 증명된 잠재배후수요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부동산전문가 A씨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행동을 따라 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스세권이나 멀티플렉스 상권이 인정을 받는 이유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투자 고수들이 멀티플렉스 등 앵커 테넌트를 좇는 이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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