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이 '우리집'이 될 수 없었던 이유

조회수 2019. 7. 29. 09: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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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부동산의 ‘꽃’ 오피스텔, 분명 주거용은 아니라는 의미

1985년. 국내 최초의 오피스텔인 마포 성지빌딩 이래로 오랜 기간 오피스텔은 ‘사서 빌려주는 곳’이거나 ‘빌려서 사는 곳’이었습니다. 수익형 부동산의 꽃이라는 대표 수식어는 곧 임대를 위한 상품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역세권 오피스텔, ‘우리집’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오피스텔은 오피스로 활용되기도 하는 특성상 상업지구에, 그리고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들어섭니다. 때문에 도심에서의 편리한 생활을 선호하는 수요층에게는 아파트 다음으로 선호되는 주거 형태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점이 분명한데도 오피스텔은 왜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거용 부동산이 될 수 없었을까요?


대표적인 이유는 상품성에 있습니다. 오피스텔은 상업지구의 높은 용적률을 이용해 좁은 면적에 최대한 많은 세대를 채워 넣는 형태로 건설됩니다. 3인 이상의 가정이 살림을 꾸릴 수 있는 주거시설이 아니라 1~2인 가정이 직주근접 등의 이유로 임차하는 상품으로 기획된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2015년 이후 공급된 7만 1,166가구의 오피스텔 중 91%(65,081가구)가 전용면적 40㎡ 이하의 소형입니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중소형으로 분류되는 전용 60㎡ 이상의 공급량은 656가구에 불과합니다. 

전용면적이 60㎡라 하더라도 평면의 문제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한때 한국 최초의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이름을 떨쳤던 타워팰리스(1차, 2002.10.준공) 전용 64㎡ 타입도 침실이 단 하나입니다. 때문에 이보다 전용면적이 좁은 오피스텔은 침실은 물론 작은 별실조차 기대할 수 없었죠.


반면 주거상품으로서 평면 개발이 꾸준했던 아파트는 전용 59㎡도 방이 2개에서 3개가 기본입니다.


환기나 통풍이 취약한 것도 오피스텔의 단점으로 손꼽힙니다. 좁은 세대마다 환기를 위한 창문을 일일이 만드는 대신 통유리로 마감하고, 공용면적을 줄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구별로 분양면적 대비 전용률도 크게 낮죠. 높은 관리비도 빼 놓을 수 없는 약점입니다.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이 높아 단지 내 공원, 조경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고, 관리비는 관리비대로 비싼데도 커뮤니티 등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시설들도 공간활용의 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고려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모로 아파트에 뒤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상업지구에 세워지는 오피스텔은 입지라는 강점이 분명합니다. 아파트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초역세권, 상업지구 인접, 기타 인프라 등의 요소들은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장점입니다. 그래서 오피스텔의 입지를 살리고, 상품성을 아파트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아파텔’이라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그것입니다.

빌딩 새시에 좁은 공간은 NO…제대로 된 집이 나타났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견주어도 주거공간에 손색이 없는 오피스텔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전에도 오피스텔 평면을 다양화하기 위해 층고를 높여 복층 구조로 만들거나, 좁은 공간을 둘로 나누어 투룸으로 만드는 시도는 있었으나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아파텔이 차세대 주거형태로 각광받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제대로 된 주거 기능을 갖춘 오피스텔 평면들이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원룸형 오피스텔에도 드레스룸이나 수납공간을 위한 펜트리가 있거나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테라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피스텔 분양 전문가 A씨는 “과거에는 60대 이상의 부동산 투자자들이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구매했는데, 최근에는 젊은 세대가 실거주와 함께 투자를 고려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라며 “이런 시장 분위기가 오피스텔 평면이 다양화되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피스텔 평면의 진화, 핵심은 고급화와 효율화

광진구 자양동에 자리잡은 오피스텔 ‘더라움’은 오피스텔 고급화의 좋은 사례입니다. 단순한 복층형 오피스텔의 개념을 떠나 ‘펜트하우스형 오피스텔’을 선보였습니다.


일반적인 복층형 오피스텔은 층고가 4m 정도인데요. 더라움의 경우 층고를 4.5m로 높이고 계단은 물론 화장실, 주방, 거실 등 섹션별 공간을 고급화시키고 넓게 구성했습니다. 58㎡형의 경우 실사용 면적이 약 92㎡ 정도가 공급됩니다. 더라움은 10억원~16억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분양 석 달 만에 357실 계약이 완료됐습니다.

‘더라움’이 고급화로 승부를 걸었다면 지난해 분양한 HDC현대산업개발의 ‘평택 고덕아이파크’는 뛰어난 평면 효율화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소형 평수 임에도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한 다락방(복층), 테라스형, 침실분리형 등 다양한 평면을 공개했는데요. 그 중 침실 공간을 따로 분리시키고 침실 위 부분을 다락방으로 구성한 35㎡형이 특히 인기를 모았습니다. 1,200실 모집에 3,947건이 접수, 평균 3.2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6월 공개된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의 ‘e편한세상 시티 과천’도 거주인의 생활 환경을 고려한 평면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25㎡, 59㎡, 82㎡, 3개 타입 중 59㎡형은 침실과 거실을 분리시키고 드레스룸과 세탁실을 포함시켰는데요. 82m²형의 경우 거실 화장실에 욕조를 포함시키고, 안방에 추가로 화장실을 더 포함시켰습니다. 세탁실도 따로 마련되었습니다.


e편한세상 시티 과천은 분양과 동시에 전 타입 청약 마감에 성공했습니다. 전체 549실 모집에 1,741명이 몰리며 평균 3.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59㎡형으로 74실 모집에 387명이 청약 신청해 5.23대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아파트를 넘기 위한 +α, 커뮤니티 시설까지

아파트를 비롯한 근래의 주택시장에서는 유사 상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커뮤니티 시설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시설은 매수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입지, 상품성 다음의 부차적 요소로 취급되지만, 입주민이 경험하는 삶의 질에 직결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한 ‘더라움’은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피트니스와 사우나, 고급 라운지 등의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식서비스와 발렛파킹, 하우스키핑 등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와 인피니티 풀까지 들어설 예정입니다.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과는 사뭇 다른 방향성으로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층별 분리수거 시설과 문화공연장, 반려동물인구 증가 트렌드에 맞춰서 루프탑에 반려동물공원까지 설치하는 ‘서면데시앙스튜디오’, 일부 세대이지만 집 안에 전용 주차장까지 마련한 ‘빌리브하남’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여의도 MBC부지에 들어설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 역시 진화된 평면과 커뮤니티 시설 등 최신 아파텔 트렌드를 고스란히 따르고 있습니다.


29~59㎡형으로 구성된 전 세대에 드레스룸이 포함되고, 모든 평형은 침실과 거실 공간이 분류됩니다. 44㎡형은 대형 드레스룸과 넓은 주방이 포함되고, 59㎡형은 2개의 큰 방에 화장실도 2개가 구성되는데요. ‘ㄷ자형’ 주방과 넓은 거실 공간 등이 1~2인 가구뿐만 아니라 3인 가구 거주도 가능하다는 평입니다.


여기에 오피스텔동만의 전용 커뮤니티 시설까지 들어섭니다. 입주민 전용 피트니스센터와 라운지 등이 마련되어 대단지 아파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주거환경을 조성할 예정이죠. 뿐만 아니라 컨시어지 서비스, 하우스키핑 서비스, 프리미엄 카쉐어링 서비스, 카 매니지먼트 서비스, 홈리페어 서비스 등을 통해 품격있는 생활을 지원하는 ‘브라이튼 라이프 프로그램’도 도입될 계획입니다.


브라이튼 여의도 분양 관계자는 “여의도역과 한강, 여의도 증권가뿐만 아니라 짓고 있는 파크원(현대백화점 입주 예정)과의 거리도 짧아 위치가 상당히 좋다”라며 “오피스텔의 평면이 웬만한 소형 아파트 보다 편리하게 잘 나와서인지 30대 수요자들이 실거주와 동시에 투자를 목적으로 문의가 많은 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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