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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떠나도 잠실은 못떠나, 잠실 반등의 숨은 힘

조회수 2019. 7. 4. 17: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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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진미크'

"어딜 가든 건강하게 잘 지내요."


30년간 잠실 미성아파트에 거주했다는 70대 양모 씨가 한산한 잠실 미성아파트(1981년 입주, 1230세대) 놀이터에서 안면이 있는 이웃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6월 중순 기자가 찾은 잠실 미성과 크로바아파트에는 많은 거주민들이 빠져나간 모습이었습니다. 주차장과 놀이터는 텅 비었고, 아파트 곳곳에는 이주민들을 위한 안내 현수막들이 붙어 있었는데요. 공실을 알리는 노란 스티커가 아파트 현관문에 절반 이상 붙어 있었습니다.


인근에 자리한 진주아파트(1980년 입주, 1507세대)도 오는 8월이면 이주가 마무리되지만 분위기는 비슷했습니다. 미성과 크로바아파트(1983년 입주, 120세대)의 재건축을 위한 이주는 올해 2월부터 시작돼 6월 마무리 됩니다.


미성아파트 경비원 A씨는 "저도 28일이면 모든 근무가 끝이 나요. 끝까지 일을 잘 마무리 짓고 싶은 생각에 뭐든 조심스럽고 아쉬워요. 떠나갈 아파트지만, 끝까지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어 폐가구 정리나 아파트 내부 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라며 단지에 대한 애정을 전했습니다.


미성타운아파트는 나란히 있는 크로바와 함께 재건축됩니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13개동 1,991세대로(최고 35층)로 재건축되고, 진주아파트는 19개동 2,870세대(최고 35층) 규모로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래미안 아이파크'로 재탄생 될 예정입니다.

아파트는 떠나도 잠실은 못 떠나

일명 '진.미.크(진주, 미성, 크로바)'로 불리는 송파구 재건축 단지의 총 세대수는 2,857세대입니다. 이들은 어디로 이동했을까요?


기자가 만난 70대 양씨는 잠실주공5단지 전세계획을 전했습니다. 재건축 기간 동안 인근 지역으로 잠시 터를 옮기는 것이죠. 이주 대상인 아파트 주민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팔아 새로운 터를 잡아야 하는 경우도, 잠시 이주를 하는 경우도 대부분의 송파구 주민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 미성타운 이주 후 인근 지역 장미아파트(1979)와 파크리오(2008)의 거래가 늘어난 점도 같은 사례입니다. 장미아파트와 파크리오는 면적별 가격이 비슷하게 거래되고 있는데요. 국토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장미아파트 전용 82㎡와 파크리오 전용 84㎡ 형은 모두 13억원~14억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신천동 공인중개사 C씨는 “장미아파트 거주민들이 전세든 매매든 파크리오로 많이 이동했다”며 “장미아파트가 40여 년이 다 됐지만, 재건축 기대가 있어 11년된 파크리오와 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입주를 마친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비슷했다고 하는데요. 헬리오시티로 거듭나기 전 가락시영아파트(6,551세대)는 조합원 수도 많았지만, 대부분 이주민들은 송파구 내에 다른 아파트로 거처를 옮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송파구는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강남구와 강동구, 서초구 등의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송파구는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송파구 거주민들의 지역 사랑은 대를 이어서 계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흔한 사례로 30~40년 전 터를 잡고 잠실에 거주한 부부의 아이가 자라 결혼해서 송파구 내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잠실동 주민 B씨는 “송파구에 사는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라며 “부모님이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살고 계신데, 저는 결혼해서 아이 교육 환경이 좋은 단지를 찾다 리센츠 아파트에 살면서 왕래하고 있어요. 저희 집 같은 사례는 흔한 일이에요”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유명 온라인 부동산 카페의 ‘송파구’ 방에는 이를 방증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많은 회원들은 ‘가장 좋은 방법은 ‘아선’(아시아선수촌아파트) 구입 후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이하 엘리트) 전세 추천이요’, ‘자금 여유만 있다면 장미아파트 구입 후 파크리오 거주 추천이요’라는 댓글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거주든 투자든 송파구를 벗어나지 않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지요.


한편 장미아파트 앞 공인중개사 E씨는 “잠실이 재건축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고 해도 아시아선수촌아파트나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속도를 내려고 하지는 않아요”라며 “공원조성이 잘 되어 있고, 지역 인프라가 좋을 뿐만 아니라 교육 환경도 좋아요. 입지가 좋아 재건축을 해도 잘되고, 재건축을 하지 않아도 지역에 대한 거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재건축은 투자자들의 욕심이죠”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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