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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보다 과천 오피스텔이 잘 나가는 이유

조회수 2019. 6. 17. 1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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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불황이라고? ‘될 놈’은 된다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침체 이상의 급락을 겪고 있습니다. 1월부터 5월까지 분양한 전국 33곳의 오피스텔 중 미달에 그친 사업지가 총 23곳이며 이 중 대부분은 청약자가 한 자리에 그쳤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양호한 성적을 낸 사업지가 있습니다. 지난달 21일에 동탄신도시에 공급된 동탄 더샵센텀폴리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2개 블록에서 1,122실이 공급된 이 단지에는 총 1만 3,841명의 청약자가 몰렸습니다.


동탄 더샵센텀폴리스의 성공 요인은 경쟁 상품의 공백에 있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동탄 더샵센텀폴리스가 위치한 동탄6동 일대에는 오피스텔 재고가 없다는 것이죠. 실제 2015년 이후 오산동에 2,000여 실이 공급됐으나, 생활 반경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 상품이 되지 않았습니다. 

“생태학에서 같은 종, 또는 같은 개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쟁을 종내경쟁이라고 합니다. 이를 부동산 시장에 적용하면 공실률에 수익성이 좌우되는 오피스텔도 일대의 다른 오피스텔과 세입자를 두고 경쟁하게 됩니다. 새 아파트들이 모여 타운을 형성하면 가격이 오르는 아파트와는 정반대의 현상입니다.”(부동산 전문가 A씨)

마곡 오피스텔 vs 과천 오피스텔

오피스텔 종내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 공멸의 위기에 치달은 예는 마곡지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마곡산단 직주근접 수요에 대한 기대로 마곡동에는 2015년 이후 13,000여 실의 오피스텔 공급이 있었습니다.


단기간 내에 다량의 오피스텔이 공급되자 공실이 속출했고, 마이너스 피가 붙는 등 마곡지구는 한 때 ‘오피스텔 무덤’으로 불리기까지 했죠. 지난해 말에 이르러서야 대기업 입주로 인한 상주인구의 증가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종내경쟁이 덜해 톡톡히 혜택을 본 예는 과천입니다. 과천시의 오피스텔은 별양동에 있는 두 곳이 전부입니다.

“2007년에 준공한 렉스타운 전용 79㎡는 지난해 1월 3억9,4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2월에는 5억1,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1995년에 준공한 과천오피스텔도 2016년 2월 전용 59㎡가 2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2월에는 3억원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10년, 20년 이상 된 오래된 오피스텔임에도 희소성에 의해 가격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입니다.” (별양동 A 공인중개사)

종내경쟁은 물론 종간경쟁도 오피스텔의 생존 전략은?

하지만 오피스텔 공급이 적은 곳을 고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종내경쟁이 오피스텔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 요인이었다면 신중동역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이 기록한 21대5의 경쟁률을 설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신중동역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가 위치한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오피스텔 재고는 총 1만 1,992호로 부천시 전체 오피스텔 재고(1만9,432가구)의 61.7% 규모입니다.


생태학에서 종내경쟁에 상응하는 개념은 종간경쟁입니다. 종류는 다르지만 생존을 위해 같은 자원이 필요한 생물 간에서 발생하는 경쟁이죠. 1~2인 가구, 20~30대 전문직을 주 수요층으로 하는 오피스텔은 소형 아파트와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주거용도로 소형 아파트가 오피스텔보다 더 선호되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가 많은 곳에서는 오피스텔이 발붙일 여지가 없어집니다.


1990년대 중동신도시 개발로 중동에는 대량의 소형 아파트가 공급됐습니다.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 인구를 분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기 때문에 좁은 면적에 많은 집을 만들어야 했죠. 그래서 90년대에 공급된 2만 9,018가구의 아파트 중 1만 5,704가구가 전용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공급된 아파트에서 소형 아파트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중동에 공급된 아파트는 총 5,262가구입니다. 이 중 전용 60㎡ 이하는 1,214가구로 전체의 23%에 그칩니다.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인 20~30대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으나 중동의 소형 아파트 재고는 대부분 준공으로부터 2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신중동역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가 얻은 성과에는 투자 시 가장 먼저 고려되는 개발호재와 역세권 등의 입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래된 소형 아파트와 신축 오피스텔 사이에서 오피스텔로 기우는 부천의 수요가 많았다는 점도 담겨 있습니다.

공급이 부족한 지역 – 중대형 위주 신도시

소형 아파트 및 오피스텔이 충분히 들어서지 못한 지역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은 장기적으로 희소성에 따른 가치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중대형 주택공급이 주를 이루었던 주요 신도시 지역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죠.


일산신도시에 1990년 이후 공급된 아파트 재고 58,866가구 중 전용면적 60㎡ 이하의 아파트는 18,394가구로 전체의 31.2% 수준입니다. 대신 장항동과 백석동 일대의 오피스텔이 소형 아파트 수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2004년 준공한 비잔티움일산2단지의 전용 58㎡는 2014년 1억8,000만원에 거래되었으나 올해 2억2,500만원까지 올라 거래되었고, 장항동 중앙하이츠 전용 54㎡는 2015년 2억2천만원에 거래되었으나 올해 2억4천만원으로 거래되었습니다. 새 건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오피스텔 시장에서 10년이 넘은 오피스텔들이 거둔 성과의 이면에는 소형 아파트 공급부족이 있습니다.

공급 이상으로 수요가 넘치는 지역 – 여의도

단순히 공급량이 부족한 지역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은 있으나 희소성에 따른 가치상승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장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 있기 때문에 환금성도 낮죠. 향후 공급에 따라서는 계속해서 희소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대신 한정적인 공간에 고밀도의 업무지구가 형성되어 소형 주거수요가 공급을 크게 뛰어넘는 지역은 빠른 가치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국제금융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는 여의도가 대표적입니다. 

여의도는 이미 완숙한 금융업무지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5∙9호선 환승역과 여의도환승센터는 서울 전역으로의 접근성을 담보하고 있죠. 여기에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를 거쳐 서울역,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GTX-B노선의 내년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유입인구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내년 완공을 앞둔 파크원 등 초고층 프로젝트도 하나둘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1970년대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주거지역이 형성된 여의도는 소형 아파트가 부족해 종간경쟁에서도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전체 10,121가구 중 전용면적 60㎡ 이하의 아파트는 고작 443가구로 4%에 불과합니다. 여의도 업무지구의 소형 아파트 직주근접 수요는 대부분 오피스텔이 받아내고 있습니다.


대우트럼프월드 전용 40㎡는 2014년 2억6,700만원에 거래되었으나 올해는 3억3,000만원으로 거래되었고, 여의도자이 전용 37㎡는 2012년에는 3억700만원에 거래되다가 2017년 3억5,700만원까지 오른 이후 시장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여의도 A부동산 관계자는 “여의도에는 소형 아파트가 없다시피 해서 오피스텔을 찾는 전화가 많다. 오는 7월에 공급예정인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에 대한 문의가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에서도 노른자위인 구 MBC부지에 들어서는 초고층 주상복합이고, 여의도 핵심 편의시설인 복합쇼핑몰 IFC와 파크원에 이웃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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