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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억씩.. 마곡지구 너무 올랐나? 실거래 '뚝'

조회수 2019. 4. 22. 09: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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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억씩 올랐다는 마곡지구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평가 받는 마곡지구는 여전히 공사가 한창입니다. 마곡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인 LG사이언스 파크가 지난해 10월 입주를 완료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들 사옥과 주변 환경을 위한 시설들이 건설 중입니다.


개발 진행 중인 도시라 상가의 공실은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땅값이 너무 올라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이 한목소리인데요. 공사가 진행 중인 9단지를 제외하고 2014년부터 진행된 아파트 입주가 대부분 완료됐고, LG 등 대기업의 입주가 완료됐지만 도시의 완성까지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 면에서는 어떨까요. 리딩 단지로 꼽히는 마곡 엠밸리 7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 기준 13억 원 중반에 매물로 나와있지만, 실제로 거래가 일어나진 않습니다. 12억 원이 넘는 매물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지난해 3월 같은 평형 실거래가는 9억 9천5백만 원입니다. 지난 1년간 거래 건수는 17건에 불과하지만 가격은 2억 원 이상 올랐습니다. 마곡 엠밸리 7차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이후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거래가 없어도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014년 입주한 7단지의 분양가격은 전용 84㎡ 기준 4억 3천만 원으로 분양가에 비해 3배 가량이 올랐습니다. 


마곡지구 내 유일한 민영 단지인 마곡 힐스테이트는 분양가가 5억 원(전용 84㎡ 기준) 대였지만 현재는 약 2배 넘게 오른 11억 원 후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실거래가 8억 7500만 원 대비 약 3억 원이 올랐습니다.

7단지 주변 공인중개사 A씨는 “마곡지구 내 아파트들은 대부분 국민임대나 시프트를 끼고 있어 단지 규모에 비해 거래할 수 있는 수가 제한적이다”라며 “7단지의 경우 임대 비율이 낮고 위치가 좋아 리딩 단지로 꼽히지만, 원주민이 분양권을 받아 살고 있는 경우가 많고 다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서 아파트를 잘 팔려고 하지 않는다. LG사이언스 파크 입주로 매매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 외로 거래량이 거의 없었다.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 상승 요인은 교통과 ‘R&D 산업단지’

마곡은 지하철 5, 9호선과 공항철도가 지나고 김포공항과는 2km, 인천공항과는 40km 가까운 거리입니다. 정부는 공항과의 거리를 이점으로 삼아 외국 바이어들과의 만남 시간을 줄이고, 교통이 편리한 이점을 살려 마곡지구를 R&D 산업단지로 조성했는데요. 2009년 첫 개발 이후 최근 5년간 전자·유전공학·바이오·정보통신·에너지 등 5대 분야의 국내외 우수기업 136개가 입주를 확정했으며, 현재 LG ·롯데·코오롱 등 41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거나 입주 예정입니다.

정부는 기업환경 조성과 함께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서울 주택도시공사(SH)를 통해 총 15단지인마곡엠밸리를(13단지 제외) 공급했습니다. 총 1만 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가 기업시설과 도보거리에 위치한 것이 가장 큰 이점으로 꼽힙니다.


기업과 주거환경 외에 서울식물원과 이대서울병원 등이 5월 공식 오픈 예정입니다. 또 편의 시설을 위해 복합시설 단지인 ‘MICE 복합단지’도 계획되어 있어 자족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호재에 비해서 너무 올라버린 가격

마곡지구에 대한 기대는 빠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아진 가격에 비해 주변 환경 인프라 조성은 덜 되고, 실제 매수자로 기대된 직원들은 10억대의 높은 아파트 가격에 주변 지역으로 터를 잡고 있는 실정인데요.


LG사이언스파크 직원 A씨는 “회사와 마곡지구 아파트가 5분 거리지만, 아파트 가격이 너무 비싸구매를 포기하고 전세를 구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송정역이나 발산역 근처에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아이를 키우는 직원들은 공항철도를 이용해 출퇴근이 가능한 김포지역이나 인천 등으로 이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마곡지구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직원 B씨는 “자녀가 고등학생인데 마곡지구에는 아직 고등학교가 없어 이사를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어린아이들은 괜찮지만 아직까지 학군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 같은 가격이면 인근 지역 목동 등 학군이 좋은 동내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주변 지역 상가들의 말도 들어봤습니다. 공항철도 역사 앞에 위치한 상가 사장 C씨는 “마곡지구 내 아파트들은 임대 비율이 높고, 전세 비율이 높아 집값에 비해 실거주민들의 소득이 높은 지역은 아니다”며 “지하철역 앞이라 임대료가 높은 편인데 생각보다 수익이 낮아 걱정이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마곡지구의 땅값 상승은 상업 지구 개발에도 곤욕을 겪고 있습니다. 마곡지구 중심에 들어설 복합시설 단지인 ‘MICE 복합단지’ 민간사업자 입찰이 유찰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MICE는 정부가 마곡나루역 인근 면적 8만 2,724㎡에 호텔, 컨벤션, 판매시설, 업무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단지 특별구역으로 2012년 지정해 2018년 1월과 11월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지만 사업 신청자가 아무도 없어 유찰됐습니다. 8만 2,724㎡ 부지로 공급가격은 3.3㎡당 3,389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부지 총 공급가격은 9,905억 6,607만 원에 달해 높은 가격이 유찰의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마곡지구, 앞으로 어떨까?

마곡지구는 오랫동안 방치됐던 서울 강서구 일대 마곡·가양·공항·방화동 일대 총 366만 5,000㎡ 부지를 서울시가 2008년 미래 첨단 R&D 중심 산업·업무 거점으로 조성해 국내외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기업과 주거 공간이 함께하는 대표적인 ‘자족도시’로 발돋움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너무 올라버린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도시, 마곡지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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