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지역, 9억원대 분양가의 딜레마

조회수 2019. 4. 2.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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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천하로 끝난 서울 ‘청약불패’

불패 신화를 써 내려가던 서울 청약시장이 ‘1년 천하’로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1월 광진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일부 주택형에서 청약 미달이 나와서입니다. 전용 115㎡B~D형이 1순위에서 미달됐고, 115㎡D형은 끝내 완판을 하지 못했습니다.


함께 공급된 전용 84㎡도 지난해 서울 청약불패 아성을 뒤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평균 2대1의 경쟁률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해당 단지의 낮은 청약률과 미분양 발생 원인을 9억원이 넘는 분양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강북지역에서 9억원 이상의 분양가는 시기상조라는 거죠. 9억원 이상 분양가는 대출도 제한적이라 최소 6~7억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강북권에 6~7억원 현금을 들고 분양시장에 뛰어들 수요층이 과연 얼마나 있겠냐는 것입니다.

서울 9억원 이상 아파트 얼마나 거래됐나?

실제 지난해 강북지역에서의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리얼캐스트가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강북지역에서 매매된 9억원 이상 아파트는 4,070건으로 서울 전역의 매매건수 14,256건의 28%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도 10건 중 7건(총 2826건, 70%)이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서의 거래였고요.


9억원 이상의 고분양 논란에 휩싸였던 광진구의 경우 지난해 9억원 이상 거래된 아파트는 462건으로 동일 기간 광진구 전체 매매건수(1461건)의 31% 수준입니다. 서대문구 역시 서대문구 전체 거래건수(2681건)의 7.7%인 207건만이 9억원 이상 거래된 아파트였고요.


마용성을 제외한 강북 지역에서의 9억원 이상 분양가가 고분양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인근 거주민이 보유 중인 노후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금에 조금 더 보태서 이동해야 하는데 그 갭이 너무 크게 벌어지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수요층에는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죠.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전문가는 “기존 구옥과 새 아파트 분양가의 차가 10% 내외로 좁혀졌을 때 분양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건설원가 등의 지속적인 상승과 함께 새 아파트가 아무리 미래가치를 담보로 한다지만 미래가치 역시 기준은 현재 재고시장의 주택가격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0억원 이상 분양가가 당연 시가 되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총 10건 중 8건이 9억원 이상 거래가였습니다. 강남구는 총 3,521건 중 81%인 2,859건이 서초구는 총 3,098 중 79%인 2,456건이 9억원 이상 거래가였죠. 실거래가가 뒷받침이 되는 상황에서는 가격 저항이 덜한 셈인 거죠.

9억원 턱밑으로 분양가 줄 세우기

건설사들도 9억원대 분양가를 두고 고심이 많습니다. 지난 주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해 강북지역 최대 핫플레이스인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공급을 두고도 분양 전부터 말이 많았죠. 분양가 커트라인을 9억원으로 두고 그 가치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진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베일을 벗은 청량리 주변 단지는 9억원대 미만으로 분양가가 책정됐습니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전용 84㎡는 8억2000만~8억7800만원으로 전용 150㎡인 펜트하우스 2가구만을 제외하면 모든 주택형이 분양가 9억원 미만이었죠. 인근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 84㎡가 지난달 초 10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보다 낮은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커트라인 9억원을 두고 분양가 책정에 고심이 많았다는 후문입니다.


부동산시장의 위축으로 서울 분양시장의 열기도 풍전등화 신세인 지금, 9억원을 목전에 둔 강북 지역의 분양가 줄 세우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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