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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만 있는 단어 '갑질'

조회수 2019. 1. 15. 22: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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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한 고객이 직원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며 난동을 부린다. 이 고객은 화장품을 사용하고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며 온갖 생떼를 부렸다. 이런 갑질은 흔하다. 입주민의 상습적인 폭언에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자살을 기도하거나. 커뮤니티에는 ‘호텔 트집 잡아 공짜로 이용하는 법’이 돌아다닌다. 고객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 


“손님은 왕이다”는 옛말이다. 손님은 ‘갑’도 아니고 횡포를 부릴 권리도 없다. 특히 그동안 ‘감정노동’에 시달려온 서비스업 근로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가 양적인 개선이라면, 감정노동 보호는 어떤 근로를 할 것인가에 관한 ‘질적인’ 변화를 다룬다.

갑질은 ‘화병’, ‘재벌’처럼 영어로 번역이 안 되는 한국 단어들 중 하나다. 2018년 〈뉴욕타임스〉는 한국 재벌들의 갑질을 보도하면서 한국어 표현 ‘갑질Gapjil’을 중세시대 영주처럼 업주나 임원들이 부하 직원이나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를 뜻한다고 소개했다.


철저한 계약 사회인 서구에서는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해서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일은 드물다. 갑과 을은 계약상 존재하는 명칭일 뿐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갑질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발생 하고 있다. 직장 내 ‘상사-부하’, ‘발주회사(직원)-수주회사(직원)’, ‘군대 선임-후임’, ‘영화감독·PD-배우’, ‘교사·교수-학생’, ‘아파트 주 민-경비원’ 등 서로 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두 요소가 짝을 이루는 ‘이항대립적 위계관계’가 있다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갑질에는 불신도 어느 정도 내재하고 있다. 고객들은 때로는 갑질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거나 ‘호갱’이 될까염려한다. 실제로 그동안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사회였다. 하지만 선진국일수록 목소리큰 사람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막무가내로 고함치는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줄수록 규칙은 무너져 내린다. 질서를 지키고 규칙을 따르는 사람만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규칙이 지켜져야 비로소 갑질의 악순환이 사라진다

그런데 최근 갑질 고객을 대하는 기업의 대응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 겠습니다. 상품과 대가는 동등한 교환입니다. 우리 직원들은 훌륭한 고객들 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담아 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무례한 고객 에게까지 그렇게 응대하도록 교육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존중을 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게는 금쪽 같은 자식이기 때문 입니다. 


직원에게 인격적 모욕을 느낄 언어나 행동, 큰 소리로 떠들거나 아이들을 방치하여 다른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하실 경 우에는 저희가 정중하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SNOWFOX 브랜드최고관리자 김승호 


2015년 도시락업체 스노우폭스가 고객과 직원의 공정 서비스를 주장하며 이를 게재했다. 한 대형 카페에서는 진상손님 유형을 정리한 일명 ‘손놈목록’을 만들어 신입 알바생 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각종 진상 손님을 유형별로 나눠 대응 매뉴얼을 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고객이 되는 것은 복잡한 일이 아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알바 중 감동 받은 적이 있다고 한 응답을 보면 아래와 같다.

  • 내가 건넨 인사를 상냥하게 받아줄 때(47.4%)
  • 나의 서비스에 감사 함을 표할 때(46.7%)
  • 실수해도 이해해주고 기다려줄 때(36.5%)
  • 힘들 지 않느냐고 걱정해줄 때(15.5%) 


반대로 가장 상처받은 비 매너 손님의 유형은 아래와 같다.

  • 반말로 명령하듯 말할 때(54.2%)
  • 돈이나 카드를 던지거나 뿌리듯이 줄 때(32.6%)


따뜻하게 건넨 인사 한마디가 감동을 줄 수 있고,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이 상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매너를 갖추자. 매너가 소비자를 만든다. 


이 글은 『트렌드코리아 2019』 의 #매너소비자 입니다. 더 많은 키워드를 트렌드코리아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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