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히키코모리의 하루

조회수 2018. 9. 17. 17: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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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내가 방에서만 보낸 시간이다. 


사람들은 나를‘은둔형 외 톨이(히키코모리)’라고 불렀다. 세상에는 의외로 여러 유형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다. 타인과 의 대화가 어려운 사람들, 타인의 시선이 불편한 사람들, 사회 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는 사람들. 사실 그들 모두가 걸어 다니 는 자발적 외톨이들이다.



외톨이들은 혼자일 때는 외롭고, 함께일 때는 초조하고 불안 하다. 결국 차악인 외로움을 선택한다. 사방이 차단됐으니 그들 은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다. 밖으로 나온 지금이야‘그들’이라 부르고 있지만, 그 안에 있 을 때는 세상에 이런 유형의 인간이 오로지 나 하나뿐이라 생각 했다. 그래서 더욱 지독하게 외로웠다. 


그 믿음이 참담했고 스 스로를 고립되게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분명 이런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텐데.’ 나는 찾아봤다. 스스로를 사회에서 격리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한두 권쯤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을 위로하는 책은 없었다. 나뿐만이 아닐 텐데,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세상에 수 없이 많을 텐데….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내 이야기가 누군가 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렇게 썼다. 조금씩 끼적인 메모들을 모아 글로 엮었 다. 어느새 제법 묵직한 기록이 됐고, 결국 책 한 권 분량의 원 고를 완성했다. 만약 세상의 은둔자들이 이 글을 책으로 만나고 있다면 나는 이미 문고리를 돌려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들어선 것이리라.  


나 먼저 간다. 언젠가 당신도 눈앞의 방문을 열고 당신의 삶 을 되찾길 바란다. 이 책이 그 길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  


어느 날 문득 방문을 열고 나오며.

방에서만 지내면 제일 처음으로 망가지는 것이 바로 건강이 다. 아침, 점심, 저녁의 개념이 불분명해지고, 그저 배가 고프면 주변에 보이는 음식물로 허기를 달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한 끼도 먹지 않을 때가 있고, 세 끼를 몰아서 한 번 에 먹을 때도 있다. 

그런 식습관의 말로는 배가 불룩하게 나온 D 자형 몸매다. 밥은 항상 내 방에서만 먹었다. 다음 게임을 해야 하기에 밥 먹는 시간은 일 분을 넘지 않는다. 심지어 일 분도 아까워서 왼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버라이어티 예능 영상을 보며 먹는다.


식탁은 키보드만 왼쪽으로 치우면 된다. 가끔 김치 국물이나 반찬 양념이 바로 옆 침대에 튀면 짜증을 내면서도 그 자리를 벗어나질 못한다. 게임을 하면서도 먹고, 채팅을 하면서도 먹는다. 

먹는다는 것은 그저 생명 연장과 허기를 달래는 수단이었 다. 게임이 멈추는 단 일 분도 아까웠다. 타발적 취업을 해서 중국에 있을 때는 더했다. 느끼한 중국 021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다. 하루에 한 끼를 먹으면 그나마 많이 먹는 것이었다.


그것도 한국 라면이나 삼 분 카레를 부은 밥을 일 분 만에 먹었다. 먹지 않으면 정말 굶어죽을까 봐 악착같이 라면을 챙겨 먹었다. 그래도 배가 고프면 콜라로 배를 채웠다. 중국에서 사는 동안 1.5리터 콜라를 매일 마셨다. 그렇게 사람은 콜라만으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오늘 내용은 <어쩌다 히키코모리-얼떨결에 10년->에 나오는 내용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책읽찌라 영상으로 작가님의 인터뷰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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