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장애인 친구가 없는 이유

조회수 2018. 8. 14. 17: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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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영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언니와 여동생을 둔 둘째딸입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유리공장의 안전관리자로 있었고, 그 공장의 사원아파트에 사는 평범한 가족이었죠. 


단 하나, 막내 혜정이 있었다는 것을 빼면요.

혜영의 동생 혜정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어린 혜영은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혜정을 돌보고, 때로는 혜정의 학교수업에 옆에 앉아있기도 했죠. 혜영은 어릴 때부터 장애인 동생이 있다는 이유로 항상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동네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힘들지만 똘똘하게 이겨냈던 혜영은 중학생이 되자, 그나마도 할 수 없어졌습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이죠. 엄마는 집을 나갔고, 언니는 기숙사 고등학교를 들어갔고, 혜영은 친할머니 댁으로 갑니다. 


혜정은, 장애인 수용시설로 보내집니다.

혜정의 나이 열네 살이었죠. 혜영은 왜 혜정이 그곳에 가야하는지, 엄마아빠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물을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혜정의 선택도 아니었죠.


그렇게 혜정은 18년간 시설에 격리되어 생활합니다. 혜영은 부모님 대신 혜정의 학부모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고, 혜정이가 먹고 있는 약이 무엇인지, 혜정이의 장애에 대한 공부도 했습니다.

혜영은 장애인시설의 학부모회장을 맡았는데, 어느날 시설에서 인권문제가 터졌습니다. 혜영은 이를 공론화 하기 위해 종사자들과 인권단체와 함께 노력합니다. 하지만 정작 학부모들은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했습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지 않아!”


“집에서도 때려! 집에서도 때린다고! 여기 없어지고 애들이 돌아오면 당신이 책임질거야?”



혜영이 마주한 것은, 부모님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것, 내 삶을 위해 나보다 연약한 사람의 삶을 밀쳐낼 수 밖에 없다는 세상의 목소리였습니다. 평생 혜정을 마음 한구석에 두고 살았던 혜영은 혜정을 데리고 나오기로 결심합니다.

격리된 장애인이 시설밖으로 나가는 것을 ‘탈시설’이라고 합니다. 혜영은 혜정의 탈시설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알아봤으나 정부의 공적지원은 전혀 받을 수 없었습니다.


혜영은 동생이 다시 세상에 적응하기까지 일정기간동안 혜정과 시간을 보내는데 전념하기 위해서 친구들과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매우 높게 잡아놓은 펀딩을 멋지게 성공합니다.

혜영과 혜정은 현재 좌충우돌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혜정은 자기가 좋아하는것을 알아가기 시작하고, 싫은것을 표현할줄 알게됐으며 왜?라고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1) 혜정은 자립할 수 있을까?


자립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하는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을 생각해보세요. 하루종일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서 자기다움을 찾기위한 여행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세상속의 자리를 찾아나가는 것이 참된 의미의 자립이라고 혜영씨는 말합니다.

이것은 장애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를위해서 장애인이 무언갈 열심히 해야하는게 아니라,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권과 자유에 대한 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2) 장애인의 분리는 당연할까? 


우리사회는 발달장애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돌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돌봄의 책임은 고스란히 개인과 가정에 돌아갑니다. 대부분의 가정은 눈물을 머금고 장애인 가족을 ‘시설’로 보냅니다. 

하지만 시설은 보살핌과 지원보다는 통제하고, 고분고분하게 기르려 합니다. 혜정은 15명의 성인 여성 장애인과 한 방에서 지냈는데, 복지사는 두 명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설의 열악함으로 인해, 혜정은 정신과 약을 한웅큼씩 먹으면서 졸린 눈으로 이른바 ‘과잉행동’을 제지당하고 고분고분 살아야 했습니다.


세상이 만든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유와 권리를 다 포기하고 사는건 당연한가. 존엄의 문제에 비추어 분명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3) 혜정씨를 만나면 어떻게 대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혜정씨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잘해줘야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혜정씨를 만나면, 아이취급을 한다고 합니다. 그사람들은 호의지만 서른이 넘은 혜정씨에게는 과잉친절과 어린아이 취급도 차별입니다.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더 친절을 베풀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평소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하는 것 같이 예의를 갖추어 행동하고, 진정성을 갖고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질병과 장애를 혼동합니다. 질병은 낫는것이지만 장애는 평생 갖고 사는 것입니다. 장애는 치료나 격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함께 사는법을 배워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주변에 장애인이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들을 격리했기 때문입니다. 격리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불편하기 싫어서 눈 앞에서 회피할 뿐이죠.


정말 내가 누리는 건강한 삶이 내가 잘해서 획득한 것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혜영씨가 쓴 책, 『어른이되면』입니다.


본 내용은 책읽찌라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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