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았다면 그냥 죽으라.

조회수 2018. 3. 1. 09: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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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선고를 받은 아들 안중근 의사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편지

많은 사람들이 안중근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진 분이라고 기억하고 있어.

(도시락 폭탄을 던진 건 윤봉길 의사고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저격했어)

왼쪽이 안중근, 오른쪽이 윤봉길 의사야

삼일절을 맞아 꼭 기억해야 할 독립투사인 안중근 의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안중근 의사는 1879년 황해도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셨어. 할아버지가 곡식도매업을 크게 하셔서, 3대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해. 


아버지가 무관 출신이었던 영향도 있겠지만, 안 의사님은 말 타기와 사냥에 능했다고 해. 사냥꾼들 사이에서도 명사수로 유명하셨다고 하니, 100년 전의 구식 권총으로도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성공하신 거겠지!


도마 안중근의 도마가 세례명 토마스에서 비롯된 거란 걸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아.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다 보니, 그 당시 신학문인 천주교를 자연스레 접하게 되셨고, 세례명이 마치 호처럼 불리게 된거야.

역사적인 그 날로 돌아가볼까?


때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 1번 출구. 안중근 의사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셔. 이토 히로부미의 주변은 경호도 삼엄했고, 다음 이동 경로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어. 그래서 암살 팀에서는 여러 가지 일정 변경과 동선의 변수에 대비를 해야 했어.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역에서 이토를 기다리고, 부하인 우덕순은 만일을 대비해 차이자우 역에서 가슴에 권총을 품고 기다렸던 거야. 모두가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순간 기차는 차이차우 역을 그대로 지나치고, 이토가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으로 기어 들어온 거지. 


마침내 안중근 의사께서 이토를 저격하고 ―도시락 폭탄 아닙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숨을 거둬.

출처: 영화 '도마 안중근'

스스로 의연하게 직접 자수하려고 하셨으나, 근처에 있던 일본 군인들이 무지막지한 구타 후 연행했다고 해. 이후 그는 감옥에서 죽음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이토 히로부미의 15가지 죄를 꾸짖으시면서 너무도 의연하게 대처를 하시니, 일본 정부를 포함한 세계가 그 기백에 혀를 내둘렀다고 해.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하시는 말 모두가 이치에 맞으며, 박식한 지식에서 나오는 논리 정연한 주장에 일본인 법관조차 놀라 자빠졌던 거지. 이런 법정에서의 태도는 또 한 차례 세계적 이슈가 되었어. 외국의 예로 생각해보자면, 무명의 29세 폴란드 청년이 히틀러를 저격한 셈인 거야. 이토는 세계적으로도 악명을 떨치는 상황이었고, 이 저격에 전 세계가 주목을 하게 되었어.

그의 모친 조마리아 여사도 참 대단한 분이었어. 조마리아 여사님도 독립운동 투사였고, 마리아는 세례명이야. 조 여사님은 18세에 결혼했고 장남 안중근의 사형일을 눈앞에 두셨을 때, 본인 나이도 49세에 불과하셨어. 


아무리 여전사였지만, 아래의 편지를 쓰는 동안 흘리신 피눈물은 자식을 먼저 보낸 어미의 마음이 아니면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거야. 


편지를 읽어보면서 우리 삼일절을 맞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독립투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


아들에게.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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