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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랩

“콘텐츠 관련업자가 영화등급분류에 참여해야 한다”

영화제작사 밀크픽처스 대표 공자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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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인 2013년 여름 ‘젊은 엄마’라는 영화 한편이 SNS와 인터넷을 달궜다. 여자친구의 임신으로 피치 못하게 결혼한 한 남자가 결국 아내와 불화를 겪다 그를 불쌍히 여긴 젊은 장모와 사랑에 빠진다는 비현실적 내용이지만 개봉과 동시에 IPTV, 케이블TV, 인터넷 VOD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에 올랐고, ‘19금 IPTV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후 ‘젊은 엄마 2’ ‘젊은 엄마 3’ ‘엄마 친구’ ‘젊은 처제’ ‘착한 처제’ 등 가족이나 친인척 호칭을 제목에 갖다 붙인 온갖 아류작이 쏟아졌다.


한국 에로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별다른 줄거리 없이, 정사신만 난무했던 ‘모텔용’ 에로 영화에 영상미와 줄거리를 가미한 공자관 감독의 출세작이다.


황당한 내용인데 직접 시나리오를 기획 한 것인가

‘젊은 엄마’는 한 포털사이트 성인 카페에서 접한 ‘야설’(야한 소설)이 모태이다. 제목이 ‘장모’로, 글쓴이의 체험담인가 싶을 만큼 ‘대사빨’과 디테일이 넘치고 개연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영화화할 순 없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심의를 통과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위-장모 관계는 그대로 두되 사위와 딸이 먼저 이혼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과거 중·고교 시절 지녔던 성적 판타지를 몽땅 끌어와 시나리오를 썼다.

이두용 감독의 ‘뽕1’(1985)을 우크라이나 여성을 여주인공으로 리메이크한 ‘뽕 2014’

에로영화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심의를 통과하기 많이 어려워 보인다.

현재 한국은 영상물에 대한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영화 <특이점이 온 영화>의 포스터를 영등위에 전체관람가 등급분류로 신청했지만, 반려된 횟수가 한 달 사이 4회에 이르렀었다.


포스터와 예고편은 ‘전체관람가’와 ‘청소년관람불가’ 2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포스터와 예고편이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아야 마케팅이 가능하다.


현행 등급제도는 표현 자체를 봉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도 '성인인증을 받는 곳에서만 공개하면 되는 거 아니냐' 는 주장이 있는데 포스터의 경우 현실적으로 포스터를 유해성 있음(청소년관람불가)으로 받으면 거의 공개할 데가 없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영화 페이지에 올려야 하는데 포털에서 “유해성 있음”으로 결정 받은 포스터는 받아주지 않는다.  

내가 만드는 영화들은 주로 부가판권에서 수익을 내는데 IPTV 같은 부가판권 플랫폼에선 영화를 선택하는데 제일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이 포스터(썸네일)이다.


‘미성년자들이 영상 혹은 포스터에 노출될 수 있다’는 영등위에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지 되묻고 싶다. 영등위가 아무리 차단을 위해 노력한다 한들 이 세상에 마치 섹스가 없는 양 할 수 있을까. 청소년들을 무균실에서 기르려 하느냐 되묻고 싶다.


현행대로 등급 심의를 하되 청소년관람불가의 기준을 좀 완화 하자는 거다. 예를 들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는 프랑스에서 15세 관람가다. 뭐 문화가 다르고 배경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프랑스 청소년들보다 정신적, 문화적으로 미성숙하다는 것인가? 프랑스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허용이 매우 강한 나라라고 치고 다른 예를 들어보자.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영화 “님포매니악”의 포스터를 블럭 처리를 한 채로 공개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다른 나라(님포매니악 감독의 나라 덴마크나 미국, 일본 등)에선 일반에 공개될 수 있었던 포스터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유해성 있음” 결정을 받아 일반에 공개될 수 없게 되자 수입사가 블럭 처리를 해서 심의를 넣고 “유해성 없음” 결정을 받아 공개하게 된 것이다.


21세기가 시작한지 곧 20년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을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게 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끼게 심의기준도 완화하자는 것이다. 전 등급제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가 청소년에게 끼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그런 논리라면 스릴러 영화에서 칼로 누군가를 죽이는 장면은 전부 잘라내야 한다. 집에 다 식칼 하나씩은 있지 않느냐. 대한민국 국민성 중에 가장 보기 힘든 것이 이중잣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외국영화가 실제정사를 했다느니 파격노출을 했다느니 하면 예술이라며 찬양하고 우리영화가 했다고 하면 그냥 관심종자일뿐이다.


우리나라처럼 성을 숨기고 부끄러워하는 나라가 없다. 그러면서 해외원정 성매매 1위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성인 콘텐츠를 음지에서가 아니라 양지에서 유통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포르노를 합법화, 양성화, 산업화해야 한다는 뜻인지?

포르노를 합법화하면 산업적으로 굉장한 블루오션이 탄생할 것이다. 포르노를 합법화, 법제화 하면 현재 보호받지 못하는 유흥업, 화류계 종사자들 중 일부는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고 보호할 수 있으며 세금 징수 효과도 있지 않을까.


나는 궁극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이루려면 포르노가 합법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몸을 자기가 알아서 써서 돈을 벌겠다면 국가가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의 행복추구권이고 소비자 입장에선 성인의 볼 권리다.


감독이 생각하는 선진화된 영화등급제도란 어떤 것인가

모바일 포함 온라인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잠재적인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업계와 이용자가 협업하는 등급시스템이 필요하다. 콘텐츠 관련업자가 자발적으로 등급분류에 참여하는 것이다.


포르노는 그걸 찍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든 미성년자들이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문제다.


영등위는 심의반려의 사유로 항상 맨 첫줄에 청소년 보호를 내세운다. 청소년을 보호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 보호라는 이유 때문에 시대를 이끄는 창의성, 산업의 진흥 등을 아예 외면하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 뒤떨어진 심의기준을 고수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한국에서 에로 영화 제작에 가장 큰 어려움은 뭔지

캐스팅이다. 워낙 배우가 적다. 기존 배우로 가면 쉽지만. 새로운 배우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


물론 전문 에이전시가 있다. 에이전시를 배우들과 작품을 이어주고 그 대가로 피(Fee·수수료)를 받는다. 보통 출연료의 30%다. 현재 국내에 있는 에로배우 에이전시는 3곳 정도다. 규모는 작다. 3곳을 통틀어 남녀배우 30여 명 정도가 속해있다. 이 30명이서 국내 19금 콘텐츠, 에로영화 대부분을 소화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다.


게다가 에로 영화 출연하면 배우 인생이 끝난 거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여자 배우나 남자 배우나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반에 비해 80~90% 가까이 줄었다. 정부의 성인 콘텐츠 제한 정책은 얼마 없던 에로영화 수요마저 위축시켰다. 인터넷을 통해 대거 유입된 서양·일본AV도 에로시장이 사양길을 걷는 데 한몫했다. 굳이 ‘진짜로 하지도 않는’ 에로영화를 찾아 볼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공자관 감독.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영화연출자이자 경영자로 포부가 있다면

밀크픽처스가 콘텐츠 제작사로서 나름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지니고, 그 자산가치를 인정받아 코스닥 상장까지 가능한 회사로 일구는 게 경영자로서의 목표다.


연출자로선 밀크픽처스를 성인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 키우고 싶다. 영상뿐 아니라 가십이건, 야설이건 직접 생산한 성인 콘텐츠를 공급하는 거다. 결국 포르노를 합법화, 양성화, 산업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진다. 국내 성인영상 산업은 거의 전멸했다. (배우들) 대부분이 투잡을 뛴다. 에로는 인정도 못 받고, 돈도 안 되는 장르다. 그런 분위기를 없애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성 산업에 대한 문화적 홍보가 필요하다. 성은 자연스러운 거다. 숨기거나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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