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랩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유튜버로 활동하는 바야흐로 크리에이터 시대가 찾아왔다. 개인이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공유하는 1인 미디어 시장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크리에이터’ 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흔히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개인 혼자서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1인 미디어의 주체 개념으로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의 경우 1인 미디어 활동은 물론 제품과 콘텐츠의 연구 및 개발, 판매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한국짐보리㈜짐월드의 상품기획팀에서 크리에이터로 근무하고 있는 강태규 대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완구 브랜드의 상품기획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완구 상품의 콘텐츠 개발과 조형물 연구/작업, 시연 동영상 출연/제작, 홈쇼핑 방송 촬영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품기획팀의 역할은 완구 제품 본연의 기능과 특성에 있어서의 진화를 도모함으로써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인 어린이들이 더욱 업그레이드 된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는?

계기는 생각보다 단순한데요. 20대 중반, 그 시기의 청년들이라면 모두 갖게 되는 진로에 대한 고민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한창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어요.당시에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에게도 좀 더 자랑스러운 남자친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공대 전공자로서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마음을 다잡던 와중에 당시 지금의 회사에서 낸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마침 회사에서는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맥포머스(자석교구)’ 사업이 한창 커지던 시기였고, 그로 인해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필요할 때였어요. 장난감과 콘텐츠를 개발∙기획하는 일이 공학 분야와도 무관하지 않을뿐더러 이 일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미와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며 일할 수 있었고, 그렇게 일한 지 한달 만에 재능과 성과를 인정 받아 정직원으로 채용되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맥포머스 크리에이터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완구 브랜드의 크리에이터의 역할 및 다른 직무와 차별화된 특장점이 있다면?

역할이라고 한다면 제품의 가능성을 더 넓혀가는 것인 것 같아요. 상품개발팀에서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면 저는 거기에 양념을 치고 소스를 더하거나 토핑을 얹는 역할을 합니다. 완구 제품의 경우 특히 컨셉을 잘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가끔은 재료를 받아서 요리하는 것처럼 요리사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제품의 컨셉, 가격, 시장의 반응 등을 예측해서 조형물을 만들고 직접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도 하고 콘텐츠나 패키지 디자인작업에도 관여를 합니다.그리고 제품을 고객 또는 거래처나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요, 장난감 제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기 위해 제가 직접 제품 시연 공연을 기획해서 매년 독일, 미국, 중국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토이 박람회에서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게 제가 하고 있는 직업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장난감 제품을 기획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저희 제품만의 장점과 기존제품 또는 경쟁제품과의 차별화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많이 생각합니다. 장난감은 신제품이 나오면 고객분들이 이전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시고 구매를 결정하시거든요. 하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구, 장난감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면 유행을 타서 반짝하는 제품들이죠.제가 기획하는 장난감들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면서 교육적으로 발달되는 부분이 많다는 장점이 있고 또 그런 부분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블록 놀이의 방법과 새로운 놀이 방법이 잘 배합이 되어 제품의 특징인 교육적 효과와 재미 요소가 극대화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같은 모양이나 색상의 블록을 구분하거나 블록들을 쌓고, 연결해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간단한 조형물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같은 일반적인 블록 놀이의 방법을 통해 수학적 개념과 창의력을 증진시켜나갈 수 있다면, 기본 블록에 액세서리를 부착해 더욱 풍성한 조형물을 만들어내고 이 조형물에 역동성을 더해주는 R/C블록이나 리모컨을 통해 조종이 가능하게 하고, LED 블록을 더해 불빛이 나도록 하는 등의 새로운 놀이 방법 제시를 하는 것이죠.

입사 후 기획했던 제품들 가운데 가장 애정이 가는 제품이 있다면?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기획을 한 신제품 ‘맥포머스 매직 월드 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는 저희가 국내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한지 10주년이 되는 해라 그에 걸맞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이번 신제품은 아기자기한 미니어처 피규어들과 마술 봉(매직완드), 변신 바퀴(트랜스폼휠)가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이걸 보고 꼭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많은 조형물들을 구상했어요.그리고 완성된 조형물들을 가지고 아이 모델들을 섭외해서 제품 홍보를 위한 사진 및 영상 촬영을 진행하는데 감사하게도 신제품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나 폭발적이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니 저도 뿌듯하고 덩달아 기분이 많이 좋더라고요.

입사 후 크리에이터로서 진행했던 업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정말 많은 일들이 스쳐가는데요. 그 중에서도 언급하고 싶은 한 가지 순간이 있다면 수많은 국내 유아교육전을 다니면서 그 안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아이들이 저희 제품을 가지고 놀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에게 놀이와 만드는 방법을 직접 알려주고 아이가 그걸 따라 하면서 매초 매분 성장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던 그 수많은 순간들이 쌓여서 제품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또 앞으로 어떠한 방향을 갖고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지를 알아가게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 본인의 목표는?

향후에는 현재 하고 있는 활동들에서 나아가 더 넓은 영역을 다루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개발, 기획을 넘어 영업도 해보고 싶고 마케팅 관련 업무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통해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싶고, 또 그것이 저희 브랜드가 이뤄나가는 발전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패기와 열정, 배우려는 자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 성장 등이 크리에이터가 갖춰야 할 역량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이력서에 많은 내용이 적혀있고 좋은 학교를 나와도 의욕이나 센스가 없으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리고, 이러한 기본적인 자세와 함께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먼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크리에이터는 끊임 없이 창조적인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새로운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사람들이 정확하게 받아들이게 표현할 수 있는지 등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트렌드의 흐름을 읽는 눈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크리에이터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아마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싶으시다면 그것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일 수도 있고, 여타 다른 영역에서의 크리에이터일 수도 있겠지만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사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명확하게 자리잡은 직업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렇지만 크리에이터로서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그러한 인식을 신경 쓰거나 남의 눈치를 더 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또는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추진한다면,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