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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랩

BMW그룹본사 최초 동양인 디자이너

BMW그룹 본사 김누리 디자이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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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속과 하시는 일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일 BMW 본사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누리입니다. 한국에서 공업디자인을전공하고, 운송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원에 진학했는데요. 석사학위 과정 중에 BMW 인턴십 기회를 얻고 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했고, 지금은 입사해서 8년째 BMW 인테리어 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BMW그룹 본사 최초의 동양인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시는데요, 어떻게 BMW에서 일하시게 되었나요?

4년 동안 토너먼트 경쟁을 거쳐 선발되었어요. 전 세계에서 1550만대 이상 판매한 ‘뉴 3시리즈’는 BMW의 핵심 아이콘인 만큼 까다로운 경쟁 과정을 거쳤는데요. 처음 스케치를 내고 여기서 뽑힌 디자이너들이 다시 두 달간 컴퓨터 디자인을 하고, 모형화 작업을 거쳐 살아남은 최종 2명이 찰흙으로 실제 크기의 차를 만들죠. 정말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어요. 일희일비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자신은 있었습니다. 

무려 5년간의 경쟁에서 최후의 1인으로 선발되신 게 정말 대단하신데요, 승리의 비결이 있을까요?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이 아니라 회사의 철학을 담은 디자인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우선 열심히 한 것은 기본이고요. BMW DNA를 갖고 있으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게 목표였는데,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포인트가 회사에서 원하는 요구와 잘 맞던 것 같습니다. 정밀함과 우아함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BMW만의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지요. 역사를 디자인하되 레트로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 여전히 디자이너로서 어려운 점이네요.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예술 전공을 거치셨는데요, 많은 분야 중 왜 자동차 디자인을 하게 되셨나요?

처음엔 나사에서 우주선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우주선은 미적인 부분보다 엔지니어의 역할이 크다는 걸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운송수단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인테리어는 작은 제품들이 모여 큰 디자인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독일로 건너간 가 운송기기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본격적으로 자동차 디자인을 준비하기 위해서였죠. 

디자이너님 이력을 보면 자동차 정비사 자격증이 유난히 눈에 띄는데요.

정비 학교에 들어가 자동차 정비 기능사, 검사 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기술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자동차의 기본구조를 이해해야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디자이너로서 이런 자격증이 필수는 아니지만, 정비사 교육을 통해 배운 기본 지식은 아무래도 디자인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이나 디자인 포인트를 주장할 때 기술적 지식을 기본적으로 아느냐, 모르느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아시아인 최초로 BMW 본사에서 활동 중이신데요, 한국인으로서 자동차 디자이너의 경쟁력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3시리즈 디자인을 맡은 건 생애 최대의 영광이었는데요. 그림 실력만큼은 한국인을 따라올 수 없어요.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입시 미술 덕분이에요.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표현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데, 입시 미술로 기본기를 쌓은 한국인들은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인 것 같아요. 입시미술이 창의력을 죽인다고 하지만 세상에 배워서 쓸데없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림 실력은 분명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경쟁력입니다.

디자인 과정에선 어떤 부분들에 영감을 얻으시나요?

회사 보스에게 퇴짜를 맞을 때마다 노력을 많이 하는데요. ‘무드보드’라는 벽에 멋진 이미지들을 놓고, 영감을 얻을 이미지를 찾아요. 이미지의 형태를 디자인에 접목한다기보단, 그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담아내려 합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간은 평균 5년가량 소요되다 보니, 다른 업계 대비 기술과 트렌드에 뒤처질 수 있는 만큼 기술과 패션의 흐름에도 영향을 받아요.

자동차 디자인만의 매력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동차 외부 디자인은 하나의 큰 덩어리로 본다면, 인테리어 디자인은 작은 제품이 모여서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일종의 게임 같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찾아내고 보완을 하는 과정이 저에겐 무척 재미있어요.

후배 디자이너분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주신다면?

한국에도 좋은 회사가 많지만 자리는 한정돼 있어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실력이 좋아요. 용기를 내면 기회는 충분히 열려 있으니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는 오픈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에게 기회가 있으면 가고,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나가라고 조언합니다. 재능 넘치는 한국의 수많은 디자이너가 꿈을 펼치기에 한국은 너무 좁은 시장이에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디자이너님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제 고객은 소비자와 내부의 결정권자였습니다. BMW의 역사를 만든 수많은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그 중 크리스 뱅글이 새로운 BMW 디자인의 시대를 열었고, 지금은 제 보스인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가 역사를 이어가고 있어요. 저도 언젠간 ‘결정하는 힘’을 갖고 싶고, 제 비전과 디자인이 고객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디자인은 나이가 들수록 감각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실력이 점점 좋아지는 게 아니에요. 전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을 오래 하고 싶어서 스스로 리프레시할 수 있는 디자이너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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