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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랩

“벌레 먹은 채소를 판매합니다”

오똑팜 송혜자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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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똑팜 송혜자 대표와 남편 이홍길 농부

간단한 자기소개와 오똑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에서 무농약 친환경 농작물을 가공하고 판매, 마케팅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똑팜 대표 송혜자입니다. 농작물 생산은 제 남편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오똑팜은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시래기와 열무, 호박, 고추, 상추, 배추 등 제철 채소를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요. 최근 몇 년 전부터는 키운 채소를 가지고 김치, 만두, 반찬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즉석 제조가공해서 판매하는 일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떤 계기로 농사일을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벌써 농사를 시작한지 17년이 되었네요. 원래 저는 전업주부였습니다. 남편은 중대, 미대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했고요. 결혼하고 서울에 살다가 남편이 농사일로 고생하시는 시부모님이 안쓰러워 먼저 양주를 오가며 농사일을 돕다가 저도 같이 농사를 짓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서울에서 양주로 왕래하며 농사일을 거들다가 아이들이 큰 뒤에는 저도 양주로 완전히 옮겨 본격적으로 농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했을 때 시부모님이 좋아하셨나요?

아니요. 저희가 한참 고민을 하고 시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처음에는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농약을 치지 않으면 좋을 줄만 알지만 농약이 없으면 농사짓기가 너무 힘들고 소출이 형편없다고 많이 나무라셨죠. 하지만 저희는 강력하게 의지를 표했고 시아버님이 며칠을 고민하시다가 농사짓던 땅 절반을 내주시며 하고 싶은 대로 농사를 지어보라고 허락해 주셨어요. 그리고 당신들은 해오던 방식 그대로 농사를 지으시고 저희는 다짐대로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채소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초반 결과는 혹독했어요. 병해충이 너무 심해 작물을 하나도 수확하지 못하고 땅을 갈아엎은 적도 여러 번 있었죠. 하지만 2년 전부터 저희가 무농약 농법으로 농작물을 잘 키워 소득을 내는 모습을 보여드리자 조금씩 마음이 바뀌셨어요. 요즘은 시부모님도 무농약 방식으로 채소를 키우고 계세요. 양은 적지만 가끔은 무농약으로 키우셨다며 채소를 팔아 달라고 하세요. 사실 두 분도 농약을 치고 싶지 않지만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니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농약을 치시는 거죠.


무농약 친환경 농법이 일반 관행 농법 보다 농사짓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농법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좋은 농작물을 수확하기 어려운 것은 현실이에요. 초기에는 수많은 병해충으로 많은 실패를 맛봤죠. 화학비료를 주지 않으면 거름기가 부족해 작물이 잘 자라지도 않고 질기고 뻣뻣해 식감이 좋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져요. 때문에 저희는 거름을 공급하기 위해 농지에 해마다 볏짚 수십 톤씩 넣고 있는 등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죠.


그럼에도 무농약을 고집하게된 이유는 처음 농사일을 시작했을 때 저희도 부모님을 도와 약 치고, 비료를 주며 키운 채소를 청과물 도매시장에 팔았어요. 그런데 한 번은 출하한 열무의 농약성분이 기준치를 넘어 모두 폐기 처분하는 일이 생겼어요. 주변 농부들은 간혹 있는 일이라고 했지만 저와 남편은 큰 충격을 받았죠. 건강한 먹거리를 키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농약이 검출되어 팔지 못하는 일이 생기자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 일 이후 농약을 거름도 치지 않는 친환경, 무농약 방식의 농사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일손이 많이 가고 수확량도 전보다 적지만 그래도 무농약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기로 우리 자신과 한 약속, 소비자와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습니다.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지금까지 자리 잡는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무농약 친환경 재배를 시작하고 10년쯤은 실패의 연속이었어요. 돈벌이가 안되니 서울에 있던 아파트를 팔아 필요한 생활비와 농사자금으로 썼죠. 하지만 최근 2년 전부터 무농약 친환경 재배법에 대한 요령이 생겨 옛날만큼 병해충 피해가 심하지 않아요.

▲오똑팜에서 키운 시래기로 가공해서 판매 중인 시래기 된장국

돈벌이의 관건인 판매의 경우 농업기술센터에서 마케팅을 배운 뒤 판로가 많이 늘었어요. 이전에는 채소를 재배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방법만 이용했는데, 교육을 받은 뒤에는 농작물을 가공해서도 팔고 있습니다. 원재료를 소비자가 원하는 식품으로 가공해 팔면 수익이 훨씬 많아져요. 전에는 열무를 채소 형태로만 팔았다면 지금은 총각김치를 담가 팔기도 하고, 시래기를 말린 뒤 시래기 된장국을 파는 식이죠.

무농약 재배가 더 힘든 만큼 가격이 비싼데 수요가 많은 가요?

저희는 청과물 도매시장에 물건을 내지도 않지만 설령 내놔도 상품성이 떨어져 잘 팔리지도 않아요. 힘들여 키워도 모양이 예쁜 채소에 비해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셈이죠. 

▲오똑팜의 체험학습 현장

그래서 저희는 직거래로만 판매를 합니다. 주 고객은 체험학습을 하러 온 사람들이죠. 우리 농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저희가 약속한 대로 무농약 친환경 작물을 키운다는 것을 알고, 우리 농장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이 좀 못났지만 한 번 먹어보면 맛이 좋다는 것을 알기에 반복적으로 구매하세요. 이런 분들이 주위에 홍보도 많이 해주시고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눈덩이 커지듯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농장에서 생산한 농작물과 가공식품을 구매해 먹는 회원은 5000명쯤 됩니다.


우리 농장을 찾았다가 맛을 본 재외 동포분들이 몇 명 있었는데 소문이 나면서 한국 교포가 많은 일본, 캐나다, 미국에도 소량 수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해외로 음식을 보내면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해외에서 주문해 드시는 소비자들은 비용을 개의치 않는 분위기예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먹거리에 신경 쓰시는 재외 동포분들을 공략해 판매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생산량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이전과 비교에서 매출에 변화가 있나요?

무농약 친환경으로 채소를 키우다 보니 확실히 생산량은 적습니다. 여기저기 벌레가 먹어 상품성도 떨어지죠. 하지만 요즘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라면 가격이 조금 비싼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시래기를 만들기 위해 재배 중인 무

저희가 많이 심는 열무는 제철일 때 시장에 거래되는 가격이 4kg당 평균 2천 원에서 3천 원쯤 하는데 우리가 키운 열무는 2.5kg에 1만 7천 원에도 잘 팔려요. 생산량은 적지만 가격이 높으니 생산량이 적은 것을 상쇄해 주는 것이죠. 요즘 연간 매출은 한 2억 원쯤 됩니다.


최근에는 무농약 친환경 농작물도 경쟁이 치열해졌어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우리가 생산한 싱싱한 재료로 만두, 식혜, 떡 같은 간식까지 식품가공해 판매를 하는 것이죠. 제품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믿고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보니 많이들 찾으시고 반응도 꽤 좋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믿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로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드는 식품 가공 공장을 짓고 싶습니다. 집에서 가내 수공업 형태로는 생산량에 한계가 있네요. 또 인터넷 사이트에는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식품만 팔지만 앞으로 지역에 관계없이 무농약 친환경 재배를 하는 농부가 생산한 농작물과 가공품도 사고 팔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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