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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랩

“371일 동안 혼자 세계를 돌아다니며 얻은 건 열린 시각과 긍정의 마인드”

27개국 2만km 여행하고 책 펴낸 이미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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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말 중에 “물건을 사지 말고 경험을 사라”가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여행을 들곤 한다. 불요불급한 물건들 사 모으느라 피 같은 돈 허비하지 말고 그 돈으로 낯선 곳으로 떠나라는 말이다.


과연 여행이 무엇이기에 손에 잡히지도 않는 경험을 하려 비행기 트랙을 오르는가. 게다가 자칫 여행은 “집 나가면 개고생 길”이거나 “사진을 열심히 찍고 다녔으나 대체 뭘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단체 이동”일 확률이 적지 않다. 오죽하면 토마스 풀러(Thomas Fuller, 1608~1661)라는 영국의 종교인이자 역사학자가 “바보는 방황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여행을 한다”라고 말했을까.


현재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4학년인 이미경(26)씨는 바로 그 ‘여행’에 대해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이다. 2015년 1월 트렁크 하나 들고 인천공항을 떠나 2016년 1월이 되어서야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정확히 371일 만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오늘은 잘 곳을 구할 수 있을까>(이담북스 발간)라는 책에 담았다.


꼬박 1년을 해외에 있었는데 몇 개국이나 여행했습니까?

“한 달 반가량 체류한 인도와 태국서부터 단 하룻밤을 지낸 덴마크까지 모두 합치면 27개국입니다. 독일, 터키, 이집트, 아르메니아, 조지아, 이란 등을 거쳤지요.”

비용도 쏠쏠히 들었겠습니다.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에 지출 내역을 꼼꼼히 기록했는데, 돌아와 계산해 보니 총 530만원 썼더군요.”

한 달에 45만원, 하루에 1만4000원 꼴로 쓰면서 외국을 돌아다녔다는 얘긴데 그게 가능합니까. 잠자리는커녕 세 끼 먹을 돈도 안 되는 듯한데요.

“주로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을 이용했습니다. 잠을 잘 수 있는 소파를 의미하는 카우치(couch)와 파도를 타다는 서핑(surfing)의 합성어인데요. 일종의 ‘무료 숙소 품앗이’로, 여행을 원하는 ‘서퍼(surfer)’가 목적지 회원들에게 ‘호스트(host)’ 요청을 하면, 호스트는 자기소개서를 보고 교류하고 싶은 지식이나 경험 등을 가진 서퍼를 선택해서 숙박을 제공하지요. 270일 정도를 카우치 서핑으로 해결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나머지 100일은요?

“세르비아에서는 선진 유럽국으로 가려 탈출한 시리아 난민들을 수용하는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3주 보냈고, 슬로바키아에서는 스카우트 캠프에서 보조 교사로 3주 일했지요. 호스텔 아르바이트도 3주가량 하고요. 호스텔에선 하루 3시간만 일하면 숙식을 해결해주니까요.”

인도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나라이니 그 안에서 도시별로 움직이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고, 370일 동안 국경을 26차례나 넘어 1만9105킬로미터를 이동했습니다. 2만킬로면 지구 둘레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거리인데요.

“여행을 시작하고 첫 두 달은 버스나 기차를 이용했지만 그 이후엔 주로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했습니다. 아마 300대 넘게 차를 탔던 거 같아요. 유럽에서는 히치하이킹이 상당히 대중적인 이동수단이더군요.”

젊은 여자가 혼자 하기엔 위험하지 않나요?

“여행 중에 몇 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그 첫째가 밤엔 절대로 히치하이킹을 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낮에도 주로 길에서 친해진 여행 친구들과 함께 차를 얻어 탔지요.”

그 전에도 여행 경험이 많이 있었나요?

“바로 전 해에 70일가량 유럽 여행을 했었습니다. 그때는 좀 편하게 다니려 했습니다. 총 700만원 들었는데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 500만원에 부모님이 주신 돈을 보태서 떠났습니다. 치킨가게와 카페 서빙서부터 영화 엑스트라 출연까지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다 해보았습니다.”

1년 넘게 해외에 있는 동안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셨을 텐데요.

“제가 무남독녀 외동딸입니다. 거의 매일 엄마한테 전화는 드렸는데, 아마 애 많이 태우셨을 거에요(웃음).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캐나다 유학을 떠나 고교 졸업까지 타지에서 혼자 생활했었는데 아마도 그런 경험 덕분에 낯선 환경에서도 큰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카우치 서핑이나 히치하이킹을 하려면 의사소통 능력이 필수잖아요. 현지인들이 영어가 가능하지 않은 지역을 많이 다녔는데요.

“여행에 관한 저의 두 번째 원칙은 최대한 현지인들과 접촉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국경을 넘어 그 나라 땅을 밟기 전에 요리 주문이나 길 묻기 등이 가능한 기본 구문들을 무조건 외우고 갔지요. 덕분에 9개 나라의 간단한 말 정도는 지금도 가능하지요. 태국어. 슬로바키아어. 이란어인 페르시아어, 일본어. 그리고 영어와 한국어.”

도대체 왜 그렇게 어려운 여행길을 떠나는 겁니까?

“낯설고 익숙지 않은 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는 여행만한 게 없습니다. 사실 이란에 들어가지 전에는 여러 선입견이 많았는데, 막상 그곳 사람들이 너무도 이방인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모습을 접하고 감동했었습니다. 세르비아 난민캠프에는 매일 5000명씩 새롭게 유입되는데, 하루 4시간 자면서 봉사활동을 하는 그 성취감도 이루 말할 수 없거든요.”

이미경씨처럼 장기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여행의 목표를 확실히 잡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나 자신이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 거죠. 경험의 기록도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370일 동안 매일 두 가지 기록을 했습니다. 하나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일지 형식으로 노트북에 처넣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행에서 느낀 감정들을 손으로 쓰는 일기였습니다. 그 기록들 덕분에 책도 쓸 수 있었고요.”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William Trevor, 1928~2016)의 작품 중에 “그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행했다”는 구절이 있다. 이미경씨는 혼자 지구 반 바퀴를 돌며 여행을 했고, 이제는 집에 돌아와 대학 졸업반답게 ‘취준생’ 생활을 하고 있다. “그 여행 덕분에 어떤 난관이나 좌절을 겪어도 극복해낼 용기가 생겼어요. ‘긍정 마인드’ 하나는 자신 있으니까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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